전편링크
스모부(相撲部)
이 이야기는 스모부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한 한국인 남성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실90%+과장5%+(재미를위한)뻥5%...]
코노 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노
테이쿄-데 오쿠리시마스....
응? 이게 아닌가...
내일 나는 토익시험이 있다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건 나는 잘 알고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근거없는 자신감이
샘솟고 있다
어차피 지금 공부해봐야 늦었다
뭐... 나는 일본어 잘하니까 영어따위
잘 못해도 이쁨받겠지(떼헷♥)
이상, 글 월요일까지 안쓴다고
해 놓고 다시 글써서 부끄러운
노답인생의 변론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로 오늘의 글을
시작해 볼까한다
사실 밥 별로 안먹는척 했지만
나도 애지간히 잘 처먹는 돼지다
스모부들과 밥을 먹을때
이 뚱땡이들 진짜 더럽게 처먹네
하면서도 나도 중간은 간다
곳쨩은 나에게 가끔 말한다
이(李)상은 진짜 부모님께 감사해야해 라고
내가 왜?라고 물으면
만약에 니가 우리와 같은 DNA였으면
너도 먹는 양으로 봐선 100% 뚱땡이
확정인데 부모님을 잘 만나서
좋은 DNA를 받은 덕으로
데부소리 안듣고 사는줄 알아라라고
가끔은... 니가 참 부러워라고
여하튼 내가 처음 미나미노로 왔을때
스모부 사람들은 날 대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내가 외국인이여서?
한국인이여서?
아니면 나이가 많아서?
일본어가 어색해서?
아니다...
나의 먹는량을 몰라서
외식을 같이 하러 가도 되는지
밥을 같이 먹을때 몇번 리필을해줘야하는지
고기는 무슨고기를 제일 좋아하며
저녁은 몇끼를 먹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않는
일반인들과 같이 살아본적이 없는
그들에게 나는 다른 세계의 존재였던것이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던
풋풋하던 시절의 우리는
서로에게 참으로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나는 스모부와 어색한 동거를
시작했다...
19.
방에서 아이패드로 유투브로 게임동영상을
보면서 게임기를 살까말까 고민을 하던 어느날
곳쨩의 노크 소리로 이 사건은 시작한다
내 베스트 프랜드 곳쨩은 스모부 사람들과
함께 문 앞에 서 있었고
무슨일인지 영문을 몰랐던 나는
멍하니 곳쨩을 쳐다볼 뿐이였다
그러던중 1층끝방 선배가 나에게 말했다
자네, 밥은 좀 먹나?
직감적으로 나는 알았다
오늘 나는 미나미노에 살 자격이 있는
존재인지 아닌지 시험을 받게 될것이라는
선배의 질문에 나는
무언으로 고개만 크게 끄덕 거렸고
그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선배는
자신의 오토바이의 뒷자리를 내어주며
이(李)군 타게나라고 말했다
그때 탔던 선배 오토바이의 뒷자리는
참으로 폭신하고... 참으로 좁았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 가게에 도착하게 된다
가게의 이름은 전설의 스테미너덮밥[伝説のスタ丼屋]이였다
그 가게에는 독특한 메뉴를 하나 파는데
그것이 바로 이 메뉴 880엔을 내고
오오모리 스테미너 덮밥에 도전해서
20분이내에 다 먹게 된다면
200엔을 돌려받을수 있는 도전메뉴
오늘 이 스모부는 나에게 저걸 먹어볼
심산이였던 것이다
쌀만 무려 640g의 음식
뭐 아프리카 부족장에게 부족으로
인정받기위한 사자사냥 미션도
아니고... 그래도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랬다고 나는 군소리없이
이 암묵적인 미션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받았던 나의 스타미나덮밥이
바로 이녀석이였다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잘 가늠이 안될수도 있지만
일단 나에겐 매우 컸다
밥의 단면 사진을 내가 찍었었는데 그 사진이
이정도로 고기의양보다는
밥의 양이 현저히 많은 이 스타미나덮밥은
밥과 반찬의 경계를 두고 밥을먹는
우리같은 일반인에게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입한입 그 음식을 입으로 떠 넣기 시작했고
그렇게 나는 한걸음 한걸음 미나미노인으로
인정받아 가고 있었다
이미 식사를 끝내고 내가 밥을 먹고있는
모습을 스모부 사람들은 조용히
지켜보았고 그것은 흡사
갓 태어난 새끼망아지가
다리를 후들후들떨면서 땅을
박차고 일어나려 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 보는
엄마 말의 눈빛과 같았다
그렇게 나는...
깨끗하게 나에게 주어진 스타미나동을
깨끗하게 먹어치울수 있었고
나는 한명의 미나미노인으로 인정받았다
밖으로 나와 만복감을 느끼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담배를
피고 있는 그날의 스모부의 곁엔 ...
인정받은 또 한명의 뚱땡이가 서 있었다
20.
일본의 맥도날드는 한국의 맥도날드와
상당히 다른 경영을 하고있다
매달 바뀌는 스페셜 메뉴라던지
계절 한정으로 파는 햄버거가 존재한다던지
명절 한정으로 파는 햄버거도 있다
맥도날드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나에겐 이 운영방식은
일본 맥도날드는 일 야무지게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
한국 맥도날드는 좀 더 일을
똑부러지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어느날 맥도날드에선
미친 메뉴가 스페셜로 등장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기가 빅맥으로
이해를 돕기 위한 당시의 메뉴사진을
첨부하겠다
기가빅맥->그랜드빅맥->빅맥
기가빅맥을 말씀드리자면
빅맥보다 빵두 더 댑빵크고 패티두 더 댑빵크다
게다가 패티를 더블로다가 넣어준다
이거슨 완전 듀얼코어쟈나이카!
돈을 주고 사 먹을수밖에 없는 메뉴가
맥도날드에 생긴다는 사실을 듣고
나와 곳쨩은 참으로 기뻐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는
역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미나미노
역에 붙어있는 맥도날드...
판매기간은 내 기억에 1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였었다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시간이안나고
그렇다고 안 먹고 넘어가면
자손대대로 후회할일이 될것같은
아주 아리까리한 상황이 아닐수 없었다
그렇게 기가빅맥이 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나날이 하루하루
흘러만 갈 뿐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와 곳쨩은
전편에 사진으로 소개됐던 라면을 파는
멘데루(麺デル)에서 라면을
먹게 되었다
곳쨩은 저번 사진과 같은 사이즈의 라면을!
나는 주제파악하고 그냥 다 보통보통토핑한
보통멘데루 라면을 먹게 되었다
그렇게 둘이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문을 박차고 나왔을때
곳쨩은 뒤에서 수줍게 나의 팔꿈치를 잡았다
>저기 이(李)상...
나 하고싶은 말이 있어...
갑자기 진지해준 분위기에 놀란 나는
곳쨩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었고...
곳쨩은 나에게...
>저기... 우리... 같이... 역앞에 기가빅맥먹으러
가지않을래?
라고 수줍게 이야기했다
라면을 먹고 나온 그 순간에 저 얘기를 말이다
나는 차갑게 거절했다
일반인에게 저녁두끼는 있을수 없다며
곳쨩은 나에게 그럼 우리 빅맥은 됐고
쉐이크나 먹으러 가자며 유혹했다
생각해보니... 햄버거는 좀 그렇지만
쉐이크를 먹는다는건 일반인의 상식에도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군말없이 맥도날드로 갔다
도착하고 얼마후...
이 뚱땡이자식은 쉐이크 먹자면서
날 데려왔으면서 한손에 기가빅맥을 들고
아주 맛나게 먹기 시작했다
그것까지는 괜찮은데
자꾸 나에게 지만 처먹으면 될걸
나도 사먹으라고 강요를 하는게 아닌가
배가 상당히 불러있는 나는 안먹겠다고
한사코 거절을 했고 곳쨩은
지치지도 않고 3초에 한번씩
기가빅맥 사러 안가냐고 타박했다
그렇게 5분여를 같은 주제로 말다툼을했었는데
곳쨩이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李)상 진짜 내가 너에게 하고싶은말이있어
미나미노에 사는 사람은 음식을 위해
해야하는 일이 하나가 있어
나는 물었다 그게 뭐냐고
>넌 더이상 일반인이 아니야
너도 더 먹고싶다는거
기가빅맥이 먹고싶은거 다 알아
하지만 넌 먹지못하겠지
>이(李)상 수치심을 버려라
그 소리를 듣고 나는 큰 깨닳음을 얻었다
1분후 내왼손엔 기가빅맥이 들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