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05년부터 07년까지 벌써 입대한지 10년이 다되가는
예비군도 끝난 아저씨지만 제가 복무하던 2년간에도
정말 드라마틱 한 변화들이 많았네요.
저 일병시절에 김일병 사건 터지면서 대표적으로 이루어진 변화가
병영 생활 강령이라고 병 상호간에 분대장 제외하고는 명령을 못하게 한겁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상병이고 제 후임이 이등병인데
'야 김이병아 이따 작업해야되니까 창고가서 곡괭이랑 삽 3개씩 챙겨와라 애들데리고'
이게 안되는거죠.
그렇다고 제가 저는 띵가띵가 놀면서 입으로만 애들 부려먹는 그런놈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삽질이랑 곡괭이질 하도 잘해서 전역하기 한달전까지도
한아래 후임놈들이 제발 좀 도와달래서 작업하다 나온놈입니다 -.-;;
그렇게 군대가 바뀌어 버리고 정말 제 뇌리를 뒤흔들었던 한마디가
제가 병장때 같은 소대 일병한테 들었던
'제가 왜합니까?'
이 말이었습니다. 겪어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이거 스트레스 엄청난겁니다 그렇다고 분대장도 아닌 일개 병사인 제가
어떻게 할수도 없는거구요
병 상호간에 불화가 조성될수밖에 없게끔 시스템을 짜놓고.
사건 사고 터질때마다 애먼 소원수리만 전군단위로 실시해서
엄한 고참들만 영창,전출보내는 뻘짓만 반복하고있는데
이거 절대로 영원히 개선 안될겁니다.
전 군대에서 사건사고 터지고 할때마다.
내무 부조리 개선이라느니 병영생활 개선이랍시고
윗선에서 내리는 조치들이 더욱더 병사들 스트레스 받게 만들고
군대를 개판으로 만드는 일등공신이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군대 자기의지로 온사람 몇명이나 있나요?
군생활 하면서 스트레스 안받고 안힘든 사람 누가 있을까요?
간부들이 병영생활 개선하고 병사들 처우 개선해준답시고 내리는 조치들 보면
기가 막히고 울화통이 터지는게
그 조치를 악용하는 몇몇 비양심적인 놈들때문에 묵묵하게 군생활 수행하는
다수가 피해를 입을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습니다.
그 대표적인게 관심병사 시스템인데요..저 군대 있을때도 이 시스템 악용해서
있지도 않는말 지어내서 자기 고참들 다 날려보내고 본부중대로 소속 옮겨서
꿀빨면서 편하게 군생활 한놈들 여럿봤습니다.
간부 찾아가서 나 힘들어요 한마디 하면 바로 보직 바꿔줍니다
지 동기들,선임들,후임들 다 땀 뻘뻘흘려가면서 작업하고 훈련뛰고 이 난리 치고 있을때
오바로크병으로 보직 전환된 관심병사 한마리는 이등병때부터
훈련이라는 훈련 작업이라는 작업은 다 열외하고 낮 일과시간 동안 잠깐 오바로크 좀 박고
하루종일 쳐 자고앉았었구요..
결국 누군가가 편해지면 그만큼 누군가가 손해를 감내해야하는 시스템인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병사들간의 불화나 스트레스는 생각지도 않고
힘들다고 몇번 징징되면 보직 바꿔주고 열외시켜주는 현재의 세테가
당나라 군대라 불리는 현재의 대한민국 국군을 탄생시킨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가 편해지고 좋아지면 사고가 줄어들까요?
그러면 모든 자유가 보장되어있고 혜택이 열려있는 사회에서는 왜 하루가 멀다하고
살인과 폭력 묻지마 범죄가 발생할까요.
오히려 군대가 편해지면 편해질수록 잡생각이 끼어들고 사회에 복귀하고 싶은
스트레스가 더욱 사고를 불러일으킬 확률을 높이지 않을까요.
탈영한 임모병장은 당장 쏴죽여도 시원찮을 개새끼고
그놈이 도데체 무슨 이유로 그 사단을 벌였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
섣부른 추측은 자제해야하지만은.
요즘 군대는 옛날처럼 계급이 낮다고 힘들고 빡센 구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일은 상병,병장들이 다하고 이등병들은 아예 건들지도 못하게 해서
이등병들이 왕인 세상이에요. 오죽하면 이등병들끼리 따로 모인 이른바 동기 생활관 이런게
등장했겠습니까? 군대는 유사시 전투를 수행해야하는 조직이고 명령과 계급이 생명입니다.
평소에도 "내가 왜합니까?" 라는 말이 입에 붙은 병사들이 실 상황 터지면 과연
어떻게 돌아갈까요..
이러한 시스템이 낳은 괴물이 바로 임병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찌감치 관심병사로 등록되서 근무,훈련,작업 다 열외때렸으니
얼마나 다른 병사들 눈에 가당찮게 비쳤을까요 백퍼센트 선임대접 못받고
애들이 짬시켰을겁니다..관심병사 시스템 악용하는 애들 특징이
지들 짬 안될때는 고참들한테 개기면서 지가 짬 먹고 나면 애들 갈구면서
대접받으려는 스타일이 대다수거든요..능력은 없는데 자존심만 쎈 그런놈들이
대다순인데 결국 이 사단이 나버렸네요.
제발 이 사건을 계기로 군 수뇌부가 정신좀 차리고
병사들간 불화와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거지같은 조치들 말고
현실적으로 병사들간에 체계와 기강은 확립하면서
사고위험은 낮출수있는 조치를 취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