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 트위터 글 분석해보니…
한겨레신문 2013-10-17
문재인 언급 16건중 14건 ‘비판적’
박근혜 관련 23건중 22건 ‘우호적’
대선기간에 활동 크게 늘어
‘국정원 댓글’ 드러났을 때는
“결정적 증거 없다” 올리기도
지난해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선거 개입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된 사이버사령부 요원은 16일 현재 4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군무원 ㅈ씨의 트위터 글 3205건을 전부 분석해봤다. 한 누리꾼이 <한겨레>가 공개한 요원의 트위터 내용을 모두 엑셀파일로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했다. ㅈ씨는 2010년 8월 zlrun(@ekfflal)이라는 이름으로 트위터에 가입했다. 그 뒤 2건의 글은 “점심들 드셨나염~~” 등 개인적인 내용이었다. ㅈ씨는 세번째 글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외교·국방 관련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휴일이 그립다”, “상암동에 달리러 간다”와 같은 글을 띄우기도 했지만, 그는 주로 북한과 군대, 외교 관련 글을 많이 올렸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2010년 11월23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관련 글을 모두 70여건 올리기도 했다. 북한과 군대 등에 치중돼 있던 그의 트위터 활동은 총선과 대선이 연거푸 치러진 지난해부터 큰 변화를 보인다. 국내 정치인과 정당, 선거제도 등에 대한 글을 부쩍 자주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이정희 등 유력 정치인 관련 글을 주로 여당 쪽 입장에서 올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글을 올린 것도 지난해부터다. 문재인 의원이 언급된 글은 모두 16건인데, 14건 정도가 비판적인 내용이었다. ㅈ씨는 지난해 7월 손수조씨와 벌인 토론회 관련 글을 처음 올린 뒤 문 후보가 천안함을 ‘폭침’이 아닌 ‘침몰’로 규정하고 있다거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 한다는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문 의원보다 더 자주 언급했다. 총 26건의 글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14건이 비판적이었다. 주로 보수언론이 쓴 안 의원 관련 비리 의혹 등을 리트위트(재전송)한 것이었다. 그는 이 글에 “정치개혁 할 사람이 깨끗함과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해서는 더 매섭게 날을 세웠다. 이정희 대표가 국가보안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자 “저 여자가 떠드는 것은 소음”이라거나 “(김)정은이가 낸 대선 후보?”라고 비난하는 글 등을 모두 17차례 썼다. 야당 유력 정치인을 틈틈이 비판하던 ㅈ씨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호의를 나타냈다. 지난해 7월 이래 올린 23건의 글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반박하는 내용을 포함해 호의적인 글이 22건이었다. 첫 글은 김지하 시인이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 곧 무너진다, 박근혜 이번에 가능성 있다”고 말한 내용을 리트위트한 것이다. 그는 이후로도 박 대통령의 안보의식 등을 치켜세우는 등 지지글을 자주 띄웠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8건)과 노무현(15건) 전 대통령에 대한 글도 2012년부터 올렸다. 단일화(5건)와 북방한계선(NLL·15건), 무상보육(7건) 등에 대한 글에는 예외 없이 보수적인 입장을 담았다. 지난해 12월12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 드러난 때에는 “국정원 김씨가 작성한 댓글이나 필명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나 진술이 없고 결정적 증거도 없이 고발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ㅈ씨의 트위트 활동은 대선 직전에 집중됐다. 2010년 8월 가입 이래 38개월 동안 3200여개(월평균 84건)의 글을 올린 ㅈ씨는 지난해 대선 직전 두달 동안에만 360여건(월평균 180건)을 썼다. 지난해 12월4일 치러진 대선 토론회 때는 한꺼번에 10여건의 글을 올렸다.
대선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사이버사령부가 국정원으로부터 매년 40~50억원을 지급받았다 합니다.
그리고 사이버사령부 요원은 뉴스타파가 밝힌 국정원 트위터 계정의 글을 퍼나르기까지 했습니다.
이쯤되면 단순한 의혹 차원이 아닙니다. 특검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