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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44561
    작성자 : 피프넬
    추천 : 0
    조회수 : 1271
    IP : 39.122.***.7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11/05 05:05:20
    http://todayhumor.com/?love_44561 모바일
    답글: 너무 억울합니다 듣고 평가해주세요(feat 사과와 공감, 사랑)

    길어서 읽기 귀찮으면 제일 아래쪽
    이 부분이 사실상 두 사람이 이해 못하는 가장 중요한 구절 같음
    여기부터 읽어보시도록 하시오



    예전에 제가 사과에 대해서 쓴 글이 있는데
    "연애의 비법 feat 미안하다는 말"
    주된 요지를 두 줄로 줄이면

    미안하다는 말은

    "내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잘못의 시인의 표현이기 보다는
    "니가 마음이 아프다니 나도 마음이 아프다"는 공감의 표현이다.

    그리고 이 의미 사용의 충돌로 종종 커플간에 싸움이 일어난다.
    나아가서 미안하다는 말은 공감이기도 하며 사랑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거를 그 당시 글을 썼을 때도 못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솔직히 좀 많아서
    나는 놀랬는데

    간단한 예로

    "오빠 나 다이어트 중인데 왜 치킨 시켰어"

    두 가지 시선의 차이로 대답이 나올 수 있는데

    "미안해 다이어트 중인데, 치킨 냄새 지금 맡아서 힘들지?"(공감)
    "나는 니가 다이어트 중인거 몰랐고. 내가 저녁 안 먹어서 치킨 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내 잘못의 유무)

    누가봐도 아 전자의 남자가 여자를 더 사랑하는구나 우리는 알게 되는거임



    지금 님들의 상황도 저 두 가지가 충돌되는거임
    남자는 내가 뭘 잘못했는가? 이런 입장에서만 이 상황을 바라보는거고
    여자는 내 감정에 공감해달라는 이런 입장에서 이 상황을 바라보는거임

    일단 미리 말하지만 
    내가 볼 때 이 두 커플은 사이 좋아보이고
    저 문제가 있긴 하나 저걸로 크게 싸운것도 아니고 여전히 사이좋아보이며
    남자나 여자 둘 중에 한명에 딱히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고
    앞으로도 아마 잘 지낼 것이라고 생각 됨



    남자쪽 입장부터 보겠음

    어제 꿈을 꿨는데 오빠(제)가 다른여자랑 결혼을 했다고함
    그게 너무 속상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입맛이 없다고..

    그걸 들은 저는 이게 무슨상황인가 싶음..
    장난인가 했는데
    이친구가 울기 시작함..

    그걸 보는 저는 귀엽고 웃기고 이게 무슨상황인가 싶고..

    일단 달래주긴 했는데

    지금은 차에서 자다가 깨서 딸꾹질하는중인데
    그게 좋은지 노래를 부르면서 딸꾹질 하길래
    왜 노래불러? 하니 노래부르면 딸국질 멈출줄 알았다네요..
    ㅎ..하하하 


    남자는 여자가 꿈을 꾼 후
    그리고 여자가 일어나서 울고 난 후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상황 후

    이 때의 남자의 반응은 
    (여자가 불안해하고 울고 슬퍼 할 때)
    귀엽다. 웃기다.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전혀 공감을 못해주고 있는거임
    "달래주긴 했다"라는 구절이 있긴한데

    1. 여자의 감정이 발생하는 상황 자체를 이해도 못하고
    2. 여자 감정과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며 공감도 못하고
    3. "일단" 달래준 상황

    그러니까 남자분이 여자분에게 잘 공감해주고 있다고 보기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인거임



    검사받고 추가합니다
    꿈에서 너무 속상하고 억울하고 슬펐다고 합니다
    이부분 추가해달라고 했음.

    여자분이 추가해달라는 구절은
    나의 감정과 기분에 대한 구절인거임

    그러니까 여자분이 이 상황 자체를
    남자가 잘했는가 잘못했는가?로 본다면
    "남자가 내가 울 때 너무 매정하게 웃었다"라거나 
    이런 구절이 들어가는게 맞는데

    자기 감정에 대해서 서술하는 이유는 
    이 사태를 공감의 문제로 본다는 말임



    너무 슬프하다고
    너무하다고 나쁘다고
    그래도 자긴 꿈속에서 오빠 좋아해서 계속 찾아다니는데
    못찾았다면서 계속 욺..

    그친구 화장을 고치면서 또 그 얘기를 하면서 눈물이 뚝뚝..
    그러다 화장품에 눈물 떨어져서 또 오빠 나쁘다..
    그와중에 눈물흘리면서 광대쪽 화장할 땐 웃어야한다면서
    웃으면서 화장을 하는데 눈물은 뚝뚝..
    눈물때문에 화장 잘 안된다고 또 오빠 나쁘다..


    그친구는 분명 본인에게 공감해주는 사람 있을거라고
    가까운 지인이나 3자는 창피해서 말 못하겠고
    인터넷에 익명을 빌어 올려봅니다..


    여자분 입장에서는 일단 꿈을 꾸고 
    그 당시에 몹시 힘들고 괴롭고 불안한 감정이 들었음
    그리고 사실 이건 애초에 남자분을 사랑하니까 드는 감정인거임

    남자분은 여자분이 저러니까 좀 황당했겠지만
    반대로 여자분이 꿈에서 남자분이 매정하게 떠났는데
    깨어나고 나서

    "난 꿈 꾸는 당시에도 아무렇지도 않았어 헤어질 수도 있지"

    이렇게 말하는거야말로 진짜 황당할 일인거임

    내 여자친구도 비슷한 상황 있었는데 
    나는 솔직히 그 당시에
    아 이 아이가 날 정말 많이 사랑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음

    사과를 하는 건 어떤 상태나 감정을 지지하고 지속하게 하는 효과가 있음

    그러니까 내가 욕을 했는데 나를 좋아하던 누가 댓글로 누가 욕하지 말라고 답글을 달면
    내가 사과를 하면
    그 사람은 계속해서 나를 좋아하는 감정을 유지하고 지켜나가게 됨
    그러나 내가 나는 욕할껀데? 라고 하면 그 사람이 날 좋아하는 마음은 이제 약해지게 됨

    여자분이 님을 사랑해서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건데
    이 감정을 님이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여자분의 사랑이 약해 질 수도 있다는 말임



    여자분은 꿈에서 일단 속상했고
    깨고나서도 불안감이나 당시의 두려움이 감정이 지속되어서 눈물이 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분은 웃으면서 화장을 했다는데

    그러니까 나는 몹시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화를 낸다거나 짜증을 낸다거나 내 하는 일을 내팽개친다거나가 아니라
    삶을 열심히 살기 위해서 웃는 표정을 애써 지어가면서 화장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거임

    그 상황에 여자분이 느낄 때 남자분은 자신을 응원하고 
    이끌어주고 보듬어주는 것이 아니라 비웃고 있으니
    3단 콤보를 맞으니 당연히 속상한거임 내가 볼 때는...



    이 부분이 사실상 두 사람이 이해 못하는 가장 중요한 구절 같음



    분명히 오빠 잘못했다는 사람 있을거야!
    내 상황 공감해주는사람 있을거야! 라는데

    그러니까 이 문제 자체를
    "꿈에서 내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나를 비난한다" 이렇게 바라보면
    여자친구분이 굉장히 이상하게 보이지만

    "여자가 슬픔과 불안 두려움에 감정에 휩쌓여서 나에게 공감을 요청했는데 내가 웃기만 했다"
    이런 공감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남자분이 최소 바람직한 행동을 하진 못했다 이렇게 보일 수 있는거임

    그리고 저 두 줄을 보면
    "오빠 잘못했다는 사람 있을거야"
    "내 상황 공감해주는 사람 있을거야" 라고 

    자잘못의 시선과 공감의 시선에 대해 둘 다 언급하는데
    사실 이게 둘 다 언급 할 수 밖에 없는거임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나는 너에게 자잘못을 가리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에 공감해주길 원한다
    이렇게 애초에 말을 하는 상대방도 말을 잘 할 필요성이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말을 잘 할 수가 없는 이유가 있다는 건데



    그러니까 아이가 
    "고양이가 내 과자를 먹어서 나 우울해"라고 말을 할 때
    아이의 감정에 잘 공감해주는 법은 
    "고양이는 니 과자인지 모르고 먹었고 고양이는 아무 잘못없다. 그런데 니가 우울하다니까 나도 속상하네"
    이게 아님

    "우리 아이 과자를 감히 고양이가 먹다니! 내가 혼내줄께! 고양이 나빴어!"
    이게 공감하는거잖음?

    그런데 지금은 공교롭게도 그 비난해야만 하는 대상이랑 
    공감을 해주는 대상이랑 동일 인물이 되어버린거임


    아이가 울면서
    "엄마 내 과자 훔쳐간 고양이가 나쁘지?"라는 말은
    고양이가 진짜 나쁜놈이라고 같이 비난하자는 말이 아니라
    내 우울한 감정에 공감해달라는 말인거잖음?

    님이 나빴다고 시인해라는 말 또한
    정말로 님이 잘못을 저질렀으니 죄를 인정해라는 말이 아니라

    (여자분이 평범한 지능을 가진 정상적인 사람 같은데
    정말로 꿈에서 님이 바람 피웠다고 죄가 있다고 논리적으로 판단하겠음? 아님...)

    내 감정에 공감을 해달라는 말인거잖음
    그리고 "내가 나빴네!" 이게 공감을 해준다는 표현이 되는거임
    그래서 그 둘을 같이 요구하게 되는거임 여자분이

    그리고 전체적인 글을 봐도 제 판단엔 여자분이 원하는 것은
    남자분의 잘못의 시인이 아니라 공감임



    나는 공감은 사랑의 가장 기본이자 바탕이며
    미안하다는 말 또한 사랑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함



    "hot 오빠들한테 항상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요?"
    "그냥 다 미안해요 ㅠ.ㅠ"

    (아기한테 무진장 잘해주는 엄마가)
    "우리 아기한테 너무 미안해요 더 좋은거 못해줘서"

    (사실상 은메달을 딴 것도 기적이라고 평가받은 선수가)
    "이번 대회 우리 아내에게 금메달 안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건 죄를 시인 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표현인거임

    상대방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존재하는 상태가 사랑인거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미안한 감정이 발생하는거임



    ps. 물론 이게 여자가 정도가 지나치다거나 하면 여자분이 잘못했다고 판단 할 수 있는데
    "글만 놓고 판단" 할 때는 여자분이 딱히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한 것도 아니고
    남자분이 좀 너무 공감을 못 해 준 측면이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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