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내가 암으로 치료 중입니다. 투병 중에 같은 병실에서 만나서 친해졌습니다. 아내와 번호도 교환하며 나중에 건강해지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기도 하고, 항암 차 입원할 때마다 시기가 맞아서 인사하며 음식도 서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연락을 해서 부고를 듣게 되었고, 뉴스를 찾아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아내가 항암 입원할 때 인사차 들렀을 때 힘없는 눈으로 바늘에 의지하여 몇 주나 음식을 먹지도 못하던 상태였지만, 반가운 얼굴로 아사히베리 즙을 건네 주어 나눠마셨습니다.
그 모습에 많이 걱정되고 호전되기를 바랬지만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어 정말 슬픕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 입니다. 고 임은숙씨가 투병 중 정말 많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아내 말로는 심할 때는 몇 팀이 하루동안 면회를 왔다고 하더군요. 그럴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더군요. 그리고는 손님들이 가시고 밤이 되면 지쳐서 거의 쓰러지다시피 했습니다. 그럴때 마다 아내는 진심으로 걱정하며 면회 거절하고 무조건 쉬고 시간 날때마다 자고 조금이라도 먹으면서 체력을 좀 보충하라고 했지만, 오시는 분 고맙다며 모두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걱정되서 찾아 오시는 거야 고맙지만 환자가 편히 쉬면서 마음의 안정을 가지고 치료를 위해 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면회를 오시더군요. 한 두 팀 오시는 거야 괜찮을지 모르지만 한두팀이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면 그건 환자에게 엄청난 체력적인 부담이 됩니다. 제 아내도 제가 모든 면회를 거절하고 무조건 쉬도록 하고 있습니다. 항암 환자는 쉬면서 면역력 회복과 체력 회복이 매우 중요함에도 걱정되 오시는 분들이라며 체력 소진하며 거의 다 받아 주시더군요. 그리고는 저녁에 딸과 통화하며 사랑이 가득한 목소리도 딸의 생활을 걱정하고 나중에 같이 놀러가자 같이 맛있는 거 먹자고 하는 모습도 선합니다.
노파심에 말씀 드리면 지금 제가 하는 얘기가 임은숙씨의 부고와는 상관없이 그 때 제가 느꼈고 각정했던 생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니 부고와는 연결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아래 내용은 임은숙 씨와는 상관없는 내용이며 개인적인 서술입니다.
이어가자면,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걱정어린 조언을 해주십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 비슷한 말씀을 하십니다. 걱정어린 조언은 고맙지만.... 그 조언을 수십번을 들어야하는 입장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내도 초반에 친인척 분들께서 걱정된다며 많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들었던 얘기 정말 반복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는 의학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병실에 다른 분들 면회 오시는 분들도 계신데.... 잘 들어보면 들었던 얘기를 그 쪽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즉 비슷한 얘기를 수십번... 과장을 좀 보태면 수백번 듣습니다.
그저 치료 잘받고 건강해져라..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나중에는 옆에서 보면 진짜 오지랍질로 밖에 안보입니다.
경상이 아닌 경우 환자도 정신적 육체적 충격으로 힘듭니다. 다른 환자 분의 경우 직접적인 보호자 또한 정신이 없는데 됐다고 하는 데도 찾아와서는 일장 연설하고 가시는 분도 있더군요. 병실에서 다른 환자들이 있는데도 예배를 드리며 찬송가도 힘있게 부르시고는 부흥회 수준의 기도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항암 직후에는 냄새 등에 민감해서 조금만 비린내 비슷한 냄새가 나도 바로 구역질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기운차리라며 붕어찜가져오셔서 병실에 펼쳐놓는 사람도 있더군요.
혹시라도 주변에 많이 아프신 분이 계시면 면회는 사전에 확인 하고 찾아 뵙고 제발 주변 환자 배려도 부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