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배우 홍경인씨 팬입니다. 홍경인씨가 예전에 보여주던 연기의 스펙트럼을 생각해 볼때,
꾸준히 그의 내면 연기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을 해왔다면 션 펜이 보여준 미친 연기들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만일 홍경인씨에게 션펜이 영화에서 보여준 배역이 주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예를들면...
1995년 데드맨 워킹에서 강간 살해범으로 수감중인 매튜 역의 션펜. 적막한 감옥생활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한 수녀에게 간절하게 면회를 요청하며 벌어지는 내면 연기. 그의 포악한 모습과, 회한의 모습이 오가면서 결국 영화 개봉 후 미국에서사형제 폐지 논란까지 일으켰던..저질의 나쁜 놈인지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썼는지 진짜 헷갈릴정도로 심리 묘사가 뛰어났었던 영화였지요..
혹은 아니면...
2011년 만들어진 숀펜의 영화 "아버지를 위한 노래" (원제: This must be the place). 락스타였던 쉐이엔은 자신의 십대 팬 2명이 자살 한 후,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하다가 30년간 왕래가 없던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찾아가게 됩니다. 찾아간 아버지 앞에서 아버지가 아우스비츠 유태인 수용소에서 고문당했던 사실과 평생 자신을 고문했던 나찌 고문관을 찾아다녔다는것을 알게되면서, 그 고문관을 찾아 나서면서 생기는 일들...
공허하고 텅빈 그의 눈빛연기와 허무에 찌든 션펜의 모습에 그가 연기하는것일까 진짜 모습일까 구별이 안갔을 정도..작품 자체도 훌륭했지요...
그 외 다른 작품들도 두말할것 없지만, 아무튼 전 션 펜의 연기를 볼 때면, 개인적으로 홍경인씨를 많이 생각하곤 합니다. 예전에는 홍경인씨의 연기에서 처절하고 광기어린, 억울하고 슬픈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앞으로의 작품 속에서는 뒤틀리고 허무하고 공허한 삶이지만 그 속의 희망을 드러낸 그런 연기의 주인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기회가 곧 올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