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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lo_444
    작성자 : 영길천사
    추천 : 0
    조회수 : 711
    IP : 175.192.***.3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1/02/14 17:16:54
    http://todayhumor.com/?solo_444 모바일
    졸라재미없는데 읽어주세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아직도 집에 안가는지...?"

    퇴실시간이 다가오는데 학생이 집에 안간다.

    -5시간 전-

    ~따르릉

    "감사합니다~ OO독서실입니다."

    "아...ㅁㅁㅁ이 엄만데요 지금 거기 있나요?"

    재빨리 모니터를 확인해 본다.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것은 지금 자리에 있다는 것.

    "아 네 지금 자리에 있습니다"

    "아...그래요..."

    "........................."

    분명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이겠지...지난 주에는 학생 아버지가 아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가 빨간불이 켜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없는걸 확인하고 몇번 더 왔다갔가 하더니 결국 피씨방에서 게임에 빠져있는 아들을 발견! 하루만에 환불받아 가버렸다. 지금 이학생도 분명 그런 경우겠지...순간 이학생의 운명은 풍전등화에 놓여있음을 직감했다.

    "아 그런데 우리애가 학원에 안왔다고 해서요"

    "네 한번 자리에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 이 녀석이...학원까지 빼먹다니! 너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구나! 나는 곧 제 8열람실 60번 좌석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학생의 자리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역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커텐을 젖히고 확인해 보는데...시커먼 물체가 보였다. 헉...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나도모르게 손을 뻗어 보았다. 몸뚱아리가 만져졌다. 그것이 그 학생임을 깨달은 순간 더욱 당황스러워졌다. 자고 있었구나. 이윽고 학생자리에 불이 켜지고 멍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사무실로 오라는 몸짓을 했다.

    학생은 피곤한 나머지 책상에 엎드려 자다가 학원갈 시간을 놓친것이다. 졸린 목소리로 전화기너머의 엄마랑 머라머라 하더니 황급히 짐을 챙겨서 나갔다.

    '휴~별일 아니었군 그래."

    -새벽 1시 59분-

    독서실 닫을 시간이다. 근데 그학생이 학원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열공모드에 돌입하더니 지금도 집에 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야 공부는 집중해서 단시간에 끝내야 하지 그렇게 질질 붙잡고 있는다고 한문제 더맞고 하는거 아니라구~집에가~ 빨리 ㅠㅠ'

    저 학생이 가면 백개나 넘는 좌석을 청소하고 컴퓨터실, 휴게실 그리고 남자 여자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한다. 학생이 빨리 집에 가줄수록 청소를 빨리 시작하게 되고 나도 빨리 갈수 있는 것이다.

    -20분 후-

    '드디어 갔군! ㅎㅎ'

    나는 청소를 시작했다. 방을 돌아다니며 좌석 하나하나를 정리하고 책상을 쓴다. 오늘은 수학문제를 풀었는지 지우게 찌꺼기가 많다. 환풍기를 끄고 창문을 열어둔 뒤 문을 열고 불을 끄면 오케이. 컴퓨터실 휴게실도 순식간에 마치고 컴퓨터를 끈다.

    이제 대망의 화장실 청소. 휴지통을 비우고 호스로 물을 뿌려 세면대 변기들을 씻어낸다. 남자화장실은 이제 끝났고 여자 화장실을... 여자 화장실도 끝났다. 문을 닫고 나오려는 순간!

    '아차!'

    낮에 실장님이 여자화장실 휴지를 수거 해오라는 말이 플래시백 된다. 이유인 즉 OO독서실과 위층의 XX학원은 사이가 좋지 않다. 여자화장실은 학원이 있는 5층에 있는데 일요일날은 학원이 안하므로 독서실에서 여자 화장실도 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까운 휴지를 학원생들이 쓰도록 놔둘수 없으니 월요일이 되기전에 회수하라는 것이다.

    '이런~휴지가 몇푼이나 한다고...ㄱㄷㅅ 같으니...나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주면서 화장실 청소까지 시키다니...그나저나 여자화장실 휴지통을 열기위해선 열쇄가 필요한데...!'

    나는 다시 사무실로 내려와 열쇄가 있는 서랍을 열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열쇄가 없었다...!

    '이런 ㅈㅈ 집에 빨리 가야 하는데 ㅠㅠ 지금 실장님한테 전화하면 자고 있을것 같은데...어떡하지?'

    그만 주저않아 울고 싶어졌다. 내가 도대체 몇푼을 벌려고 남들 곤히 자는 이시각에 혼자 여기서 무슨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수화기를 들고 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따르릉~

    "아 실장님~저...야간총문데요...오늘 가기전에 여자화장실 휴지 수거하라고 하셨잔아요?? 근데 그게...휴지통 열쇄가 없거든요? 서랍에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ㅠㅠ"

    "아 그래? 그럼 그냥 가~"

    "넵;;"

    ..............................

    마지막으로 지하주차장 셔터를 내리고 드디어 집으로 향했다.

    "집에가는 발걸음은 항상 즐겁다네~^^ 랄랄라~"

    하지만 그것도 잠시 손목시계를 보니 2시 51분...3시가 되어간다. 문뜩 불안감이 엄습한다.

    '과연 내가 내일 제시간에 일어날수 있을까?? 내일은 내과 컨퍼런스가 있다는데...'

    그는 발걸음을 달려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의 발렌타이 데이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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