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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443956
    작성자 : 주연
    추천 : 2
    조회수 : 214
    IP : 121.137.***.60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0/06/23 14:54:02
    http://todayhumor.com/?freeboard_443956 모바일
    한국적인 만화
    일본만화 한국만화. 


    작성자 임달영







    어렸을때, 초등학생 이전 꼬맹이때부터 아버지의 취향덕분으로 만화등을 많이 접했다.

    어린 나이에 대본소 만화방 등을 가서 그 시대 만화들을 독파했다.

    정말로 수준 높은 극화만화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일본만화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때의 일본만화나 한국 만화나 재미의 수준으로 보면 비슷했다고 본다.

     

    90년도 초반부터 일본만화의 시스템화가 급속도로 부각되면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일명

    캐릭터 만화가 한국을 습격했다. 

     

    사실 우리 나라 만화 평론가라는 분들은 일본만화와 한국 만화의 차이를 많이 나누는데.

    엄격히 따지면 90년대 이후에 나온 [일본 캐릭터 만화]와 한국 만화를 나누어야 한다.

    게다가 이 둘은 큰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했고 못했고의 차이다.

     

    흔히 한국 적인 서사 극화 만화를 일본 만화와 비교하는데

    사실 이런 류의 만화는 일본에 벌써 다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애초의 그 시대의 만화나 극화가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단계 더 상업적으로 진화한 캐릭터 만화.

    이것이 일본은 시장을 갖췄고 한국은 시장을 갖추는데 실패했을 뿐이다.

     

    즉 90년대에 들어서기 전 극화까지는 일본과 한국이 비슷한 체계를 지녔으나

    (유행이나 핵심적인 국민의식은 틀렸겠지만.)

    90년대 이후에 확 차이가 나서 완전히 벌어져 버렸다.

     

    요즘 만화계에서 한국과 일본을 나누는 눈 크고 미소녀 틱한 일본 만화.

    이건 한국도 계속 만화가 발전했으면 결국 여기에 도달했을 것이다.

     

    요즘 한국적인것을 강조하면서 일본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꽤 있는걸로

    아는데. 지금 일본만화의 형태는 나름 동양 만화가 진화한 형태이다.

     

    즉 일본만화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다면 그것이 현재의 동양식 첨단만화다.

    그 안에 담는 정서와 한은 달라도.

    우수한 전달 문법은 당연히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헐리웃 영화를 보고 자란 감독이 헐리웃 퀄리티의 영화를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저건 외국 영화야. 한국적이지 못해. 라는 개그를 던질 셈은 아닐것이다.

     

    지금 만화를 추구하는 젊은 지망생들은 흔히 말하는 일본 만화를 따라가고 있다.

    넌 한국만화 놔두고 일본만화 처럼 하니?

    이 질문... 어리석다.

     

    당연하다. 그 젊은이들은 일본만화를 추구하는게 아니라, 일본이 더 먼저 완성시킨

    현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세련된 동양만화를 추구하는 본능을 가진 것이다.

     

    아주 아쉽게도 일본이 먼저 그 선에 도달했을뿐.

     

    일명 일본 그림체라고 눈크고 예쁜 캐릭터들을 그리면, 한국에 이런 애들이 어딨어 라고 비판한다.

    생각해 봐라.

    일본엔 있는가?

    일본에도 없다 그런 애들은.

    (실제 일본인들 우리보다 눈 더 작다.)

     

    그건 그릇이다.

    진화된 문법이다.

    동양의 만화가 가장 지금의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의 결정판.

     

    중요한 것은 거기에 무엇을 담느냐다.

    무얼 담을까.

    한국적인소재?

    역사?

    한국적 신화?

    물론 담아서 나쁠 건 없다.

     

    근데 일본 만화 봐라. 일본인만 나오나? 가부키만 나오나? 메이지 시대만 나오나?

    외국인 판친다.

    그래도 일본만화다.

     

    한국도 그래야 한다.

    어떤 내용을 담아도 한국만화로 보일 수 있는 힘.

    그건 단순히 외형적인 차이.

    그릇의 차이점을 부각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트랜드를 구사하여

    이건 한국인이 썼군 이라는 무언가가 담긴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거기 모조리 일본인이 나와도.

    아, 이거 만든 사람은 한국인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필요하다.

     

    한국적 배경에 한국인 한국역사, 의복,신화 이런걸 등장시켜서 겨우 한국 작품인걸 알려야 한다면...

    초라하지 않은가?

     

    금발의 파란눈에 마징가 건담을 타고 나와도 아, 저건 한국작품이네 라고 알 수 있어야 진짜 한국 만화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동양 코믹스의 정점이라 불리우는 일본을 모조리 알고

    적을 완전히 파악한 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

     

    어떤 이는 말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이기겠다.

     

    내가 반문하겠다.

    당신은 덧셈 뺄셈도 못하면서 곱셉을 하려고 하시오?

    산수도 모르면서 수학을 하려고 하시오?

     

    물론 덧셈도 모르면서 수학에 먼저 도전하는 그 정신은 높이살만하다.

    하지만.

    일단 산수부터 하지?

    수없이 많은 선배들이 우리들을 위해 아주쉽게 공식을 쫙쫙만들어 놨는데

    우린 그것만 배우고 방정식으로 넘어가면 시간이 아주 단축될것 아닌가.

    일본이 우리에게 무척 유용한 정보를 주지 않았는가.

    우린 왜 그것을 버리려고 하나.

     

    우리 나라는 일명 도제 시스템이라는 고인물 시스템으로 인해 만화의 트랜드가

    10년이 넘게 정체 되었었다.

    오래전에 성공한 작가가 계속 너무나 오래 유지되는 시장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잡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신인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신인들은 성공한 만화가 밑에서 일했고 성공한 만화가들은 자신들이 성공한 트랜드만 유지했기에

    만화 시대의 변화가 늦어진 것이다.

    거기에 청소년 보호법. IMF의 악재.

    현재 우리나라 만화는 시스템적으로나 시장적으로나 크리에이터 적으로나 진화의 타이밍이 늦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젊은 크리에이터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자신들이 뭘 하고 싶은지.

     

    그래서 잡지만화 세대가 대본소 세대와 단절되었던 것이다.

    대본소 만화가 재미를 떠나서 신인 들에겐 낡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때도 잡지만화보다 내용이나 서사의 구조등은 대본소 만화가 더 훌륭했다.)

    하지만 낣아 보이는걸 어쩌랴.

    그들이 일본만화에 넋이 나가서 그런게 아니라 단지 잘 진화된 세련된 만화 형태를 만든 나라가

    하필이면 일본이었던 것이다.

     

    나도 그랬다.

    나 한국 만화 엄청 봤다. 

    유치원때 부터 기업물에서 부터 순정만화까지 무진장.

    난 지금도 과거의 한국 만화들을 신봉한다.

    죽여주는 작품 진짜 많았다.

     

    하지만 내눈에 앞선것은 일본만화였다.

    90년도 전에는 비등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본이 앞서 있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선것을 배우고 싶은 크리에이터의 본능.

     

    한국적 운운하며 깍아내리지 말자.

    그건 한국 만화를 위한 것이 아니다.


    [시드노벨 공식 사이트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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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3 14:55:02  211.253.***.34  Nov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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