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서비스직에 종사를 하고있음. 업무 특성상 남:녀 비율이 1:10에 한없이 가깝기 때문에 직원들이 대개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에 관심이 많은 편임. (ex. 화장품, '임신' 같은,,,)
내가 일하는 바로 앞팀 사수와 부사수는(둘 다 여자) 모두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었으며 더이상의 자녀계획은 없었음. 어느날 팀의 막내직원이 그만 두고 새롭게 온 직원 또한 나이에 비해 일찍 결혼한 유부녀 였는데 아직 자녀는 없는 상태였음.
면접 당시 임신/출산을 하더라도 계속 근무할 계획이라 했고 업무태도 또한 성실하고 대인관계나 성격도 밝은 편이었기 때문에 사수가 이뻐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사수와 막내가 근무하는 날 서로 교대를 했는데 사수가 대경실색을 하며 전화기를 붙들고 난리가 남. 막내가 교대를 하면서 그만 두겠다고 눈에 보일듯 잘 안 보이는 곳에 쪽지(사직서 아님)를 남겨두고 퇴근을 해버렸기 때문이었음. 사수는 전화를 붙들고 거의 애걸복걸 하다시피 해서 막내를 다시 불러들임.
알고보니 이 직원이 딱히 몸이 약한 체질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초산이라 그런지 유산경험이 있었으며 이번에도 임신을 했는데 배가 너무 땡기고 힘든게 도저히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쪽지를 남겨놓고 집에 가려고 했던거임.
사수 또한 여자이고 출산 경험까지 있는 입장에서야 막내의 마음은 백번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그만 둬버리면 업무 스케쥴이 박살나버리기 때문에 빌고 또 빌어서 월말까지만 다녀달라고 설득 후에 몸도 안 좋아보이는데 쉬러 가라고 보낸 후 거의 울상이 된채 직원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다음달부터 근무할 직원을 확보함.
그런데 한 이틀이나 지났나 막내 직원이 쉬는날에 그 남편이 사수한테 전화해서 자기 와이프가 도저히 출근을 못할 것 같다고(배가 너무 땡기고, 유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죄송하다고 이야기를 한거임.
이젠 정말 난리가 나서 당장 월말까지 대략 일주일 가량을 일 해줄 직원을 알아보기 시작함. 나 또한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직원후보를 구해서 그 직원이 출근하는걸로 상황은 해결이 됨.
후에 그 막내직원은 친정으로 돌아가서 요양을 하며 보낸다는 말까지는 들었는데 그 이후 소식은 들이는데 없었음.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이번엔 순산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들 입맛이 쓰다는듯한 표정이었음. 나 또한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라 그냥 조용히 있다가 직원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만 듣고 끝남.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똑같은 일이 또 한번 벌어진다 해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할지 솔직히 사람 쓰는 입장에선 결론이 나질 않음. 그냥 묻어두고 있었는데 요즘 월급루팡질에 맛 들려서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