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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아침에 병원을 가는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예민갑인 남편이 깰까봐 조용히 일어나 병원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매일 새벽출근에 장거리 운전을 하는 남편을 배려해서 불도 못 켠 채로 화장을 하고 있는데
자비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아빠빠돌 첫째아들놈은 평일엔 잠만보에 빙의하며
어린이집 가야 하니 일어나야 한다고 악을 써도 넌 짖어라 난 잔다 하며 주무시더니
지애비 쉬는 날엔 아빠를 너무 사랑(?) 한 나머지 아버님께서 잠이 부족하든 말든 아빠와 놀고자 칼기상을 하시는데 이날도 예외란 없었다.
하지만 난 배려넘치는 마눌.
주말엔 좀 더 자길 바라는 맘에(절대 둘째아들 깨서 울고불고 하며 자기도 가겠다 할까봐 그런건 아님ㅎㅎ)
협박범에 빙의하여 첫째아들놈에게 도깨비눈을 하고 쉿하는 손짓과 함께
"아빠와 동생이 깨면 u die 그러니 제발 입을 열지 말아주렴^^" 하고 작고 강경한 목소리로 놈을 겁박했다
애미의 무서움을 아는 놈은 알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다시 잠을 청하려 했고 나는 나갈 준비를 이어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날 처먹은 곱창구이가 장에서 뭔 짓거리를 했는지 아침 댓바람부터 독가스 수준의 똥방구가 나오고 있었고,
깨있는 사람도 없고 소리도 나지 않으니 나가기 전에 모두 배출하고자 조용히 항문을 열고 뿡뿡대며 똥가스들을 배출하고 있었다.
그런데 큰아들놈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정적을 깨며 하는 말..
"엄마...어디서 계속계속 똥냄새가 나...."
하며 마치 둘째가 기저귀에 똥을 지렸다는 듯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는 둘째의 똥방댕이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놈을 안심시키고 다시 재우고자 "엄마 방구냄새니까 걍 조용히 자라..." 했지만..
놈은 벌떡 일어나서 "엄마 방구? 똥방구? 꺄핡핡핡핡핡ㅎㅎㅇㅎㅎㅎㅎㅋㅋㅋㅋㅋ" 하며 미친듯 자지러지며 웃기 시작했고..
예민갑인 남편이 그 소리에 깨고 둘째놈도 일어나려고 하기 시작했다.
나는 할수없이 서둘러 도망치듯 집을 나왔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내 장놈은 아직도 다량의 똥가스를 보유중이고 난 그 똥가스를 다 배출하기 전에 택시를 탔다는 것을..
밀실택시에서 미친듯 참아봤지만 똥방구는 강하게 억압하는 내 의지를 넘어서서 바깥으로 탈출하였고,
추위를 심하게 타는 나는 한겨울 택시에서 오돌오돌 떨며 더운 척 창문을 열고 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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