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소설 or 만화책에서나 나오는
보통 사람들이 소설처럼 지어내는 이야기가 저한테 일어나 버렸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슷한 상황은 많이 봤는데
막상 닥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농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만큼. 진지한 조언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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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로 38살이 된 생명공학 관련된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아저씨 입니다.
단지 다른 아저씨하고 틀린 점이라면. 노총각이라는 점과 상당히 뚱뚱하다는 점이죠.
키는 180인데 몸무게가 120kg 정도되니 대충 짐작 가시겠죠?
대기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업계에서는 1-2위를 다투는 안정된 중소기업이고
직급도 부장이라, 대기업 부장들 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어디가서 돈 못번다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닙니다.
물론 이 나이에 이정도 직급이 되면, 중매도 많이 들어오고, 결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사람은 아니라서
결혼도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연이라는게 잘 안될려면 안되는지. 일단, 나이 30되기 전
에는 남중 남고 공대를 다녀서 이성에 대한 접촉의 기회가 없었고, 대학 졸업후 30대까지는 일에 치여서 연
예, 결혼 같은건 생각도 못했습니다.
28살때 딱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평생 처음으로 저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연예라
는걸 해본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소극적으로 대하였고. 결정적으로 여자도 저랑 동갑이였는
데, 여자는 아무래도 그정도 나이면 결혼을 생각해야 하지만, 그때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어서 그냥 헤어
지게 되었습니다.
33살에 차장이 되고나니, 그때부터는 일이 좀 한가해 지더군요. 그리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30평대의 아파
트 전세도 구하게 되었구요. 살 집이 생기니까, 그때부터 결혼을 생각하면서 선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사람일이라는게 안될려면 안된다고, 아무리 선을 봐도 상대가 절 마음에 들어하지 않거나, 어떻게 잘
된다 싶으면, 집안문제로 깨진다거나. 집안 문제까지 좋으면 여자분한테 문제가 있다거나. - 선으로 만나
양가 인사까지 드리고 결혼준비를 할려고 보니 빛만 4억이나 있으시더군요. - 어쨋든 일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38살이 되도록 노총각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노총각으로 살면서, 딱히 취미도 없고 그렇다고 음주가무를 좋아하는것도 아니다 보니, 뭔가 일 외적인 것
을 가지고 싶어서 5년전부터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자매결연 맺은 보육원에 봉
사활동을 다니다가. 점점 이런 저런 단체에 기웃거리게 되었고, 지금은 거의 한달에 200 정도는 기부및 봉사
에 쓸 정도로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봉사를 하는건 아닙니다. 그저 봉사활동 자체로 인해서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
과, 무엇인가 일 외적인 것을 한다는 기쁨, 속물이라고 욕할지 모르지만, 그로인한 부하직원 및 지인들의
존경의 눈빛, 이런것들이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나가게 하더군요
어쨋든 이렇게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니 형 오빠 하는 친구들도 생기게 되었고 - 제가 몸이 상당히 뚱뚱하
다 보니까 얼굴은 30대 초반 정도밖에 안되어 보입니다 - 그런 학생들 고민도 들어주기도 하고 실력이 되는
아이들은 회사에 취직자리를 알아봐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좀 많은 여학생 한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육원 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학교도 안나
가고, 툭하면 보육원에서 도망치는, 그런 학생이였습니다. 보육원 원장님이야, 아무래도 일 때문에 바쁘시
고, 같이 봉사활동하는 분들 대부분이 대학생이나 어린 학생들이다 보니, 제가 주로 이런 학생들 잡으러 많
이 다니게 되다 보니 알게 되었죠.
너무 자주 도망을 다니다 보니 좀 안타까운 마음에 어느날 제가 이 여학생을 붙잡고 한마디 했습니다. 저
도 아버지 없이 살다보니, 어릴때부터 사회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잡아서 보육원에 데리고 오면서
한 6시간은 이런저런 이야기로 살갑게 이야기를 해줬죠.
그때, 절 좋게 봣는지, 이 학생이 그때부터 저한테 살갑게 대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어쨋든 마음 잡은것 같
아서 기특해 보이기도 하고, 어땧게 해서든지 보육원에서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잘 대해줬는데, 날이 갈
수록, 그 상황이 좀 심각해지더니, 어느날 저한테 고백을 하더군요
그때 제가 그냥 쿨하게 거절했으면 별 문제가 없었을텐데, 제 딴에는 학생 한명 갱생시키자는 마음에 진지
하게 이야기를 받아줬고,. 만약 니가 열심히 공부해서 유명한 모 대학에 합격하면 받아주겠다....
지금은 원조라 안된다는 말을 하면서 좋게 잘 달랬습니다.
그때가 4년전, 당시 그 여학생이 고1일때였습니다. 제가 말한 모 대학은 상당히 상위권 대학이였고,
공부는 안하고 맨날 놀러만 다니며, 과외한번 제대로 못한 학생이 갈만한 대학이 아니여서, 혹시나 마음잡고
열심히 공부라도 할까 싶은 마음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차피 지금이야 사춘기라 그런것이고, 한 3
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죠
근데 그때부터 그 여학생이 180도 달라진 겁니다. 가출도 안하고 학교도 열심히 나가고. 정말 열심히 공부
하더니만, 어느때부터 전교 1등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대학에 합격을 한 것입니다.
물론 이 다음부터는 현실적 문제에 휩싸이게 됩니다. 보육원은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만, 아이들을 돌봐주
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육원 출신이 대학다니기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어쨋든 제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고, 그렇게 까지 열심히 한것이 기특해서 제가 1년치 등록금과 생활비를 어느정도 대 주었습니다.
제가 보육원에 봉사 다닐때 마다, 절 봐도 아는채도 안하고 해서, 솔찍히 위의 일은 그냥 잊어버린줄 알았
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렇게 대학을 가고 나서는 시간날때마다 저한테 놀러오는 겁니다. 처음
에는 그냥 조용히 왔다가서, 별일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어느날 저 과거의 일을 들먹이면서, (대학 들어가면
사귀겠다) 사귀자,결혼하자 이러는 겁니다. 제 눈에는 당연히 그냥 불쌍한 동생 정도로 보이니까 처음에는
웃어넘겼고, 나중에는 진지하게 거절도 했습니다 - 나이 차이 라던지, 여러가지 이유를 댔죠 그런데, 말이
안통하는 겁니다. 어린아이 떼쓰듯이 책임지라고 책임지라고 난리를 부리고, 제가 퇴근할때마다 대문앞에서
기다리고 하더니 일주일 전에는 술을 진탕 먹고와서 재워달라고 하더니 한밤중에 제가 자는곳에 몰래 들어
와 덥칠려고 까지 하는 겁니다. - 다행히 제가 그때 잠에서 깨어있는 상황이라서 별일 없었습니다.
이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 그냥 살아라 하실지 모르겠는데, 솔찍히 18살 차이나는 사람하고 살만큼 비도덕
적인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제 말에 책임지라고 하실지 모르겟으나 아실껍니다, 제가 그런 말
을 한 이유를, 그리고 솔찍히 저런 말을 한 말에 대한 책임으로 졸업하고 사회 정착할때까지는 금전적으로
도와줄 생각입니다.
잘생기지도 않고 뚱뚱한 저한테 좋다고 달라붙는것도 이해가 안가고,
18살이나 나이많은 아저씨 보다, 대학에는 젊고 잘생긴 학생들도 많고,
금전적으로도 무조건 도와주겠다고 했는데도 왜 그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 고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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