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한숨을 쉬고 뺨을 두번 때린 후 일반을 돌렸다.
큐가 잡히고 긴장감없는 한숨을 내쉬면서 게임에 들어갔다.
그리고 창이 뜨자마자 드레이븐을 칼픽하는 저저저저저놈의샹놈이조율도안하고뭘하는거야!
그리고는 3초 더 지났을까, 역시나 채팅창은 비아냥으로 가득했다.
"어이쿠 드레이븐선생님. 드레이븐 장인이신가봐요."
"어이쿠 홍철씨. 지니어스 탈락하고 롤하시나봐요?"
등등 조소섞인 채팅을 팀원들은 그에게 건넸다.
비아냥이 끝난 후 몇몇 팀원들은 아 망했네, 저런트롤이 일반에도 있다니, 난 티모!, 홍처리 요즘 고인인거 모름? 등등
채팅창은 마치 시장바닥의 생선머리가격을 20원낮추려는 상인들의 말들마냥 엄청난 리젠양과함께 시끌시끌했다.
그렇게 조용하게 일반게임을 시작하려던 나의 원대한 계획은 드레이븐 하나로서 망가졌다.
그리고 우여곡절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쓰레쉬.
그리고 드레이븐은 시작까지 아무말 없이 그냥 그저 그대로 있었다.
스펠인 유체화&쉴드를 든 채로.
그리고 시작된 게임
드레이븐이 먼저 전채채팅을 건넸다.
"야 베인"
"왜"
"내가 도끼 두개를 두르는 순간이" "너가 구를때다"
"미친"
같이 평범한 인사를 건네는 드레이븐
저쪽은 베인과 레오나
만만치않은 상대다.
레오나에게 잡히면 오히려 선고를 맞고 죽을 수도 있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라인전.
드디어 2분 10초에 라인전에 베인과 레오나와 마주쳤다.
....
그리고 2분 25초.
나는 홍처리의 강림을 보았다.
도끼 두개를 딱 두르고 '음 잘 받아지는군'을 생각했는지
도끼 두개를 미니언에게 팡 팡 던지고 베인쪽으로 천천히 전진하는가 싶더니
레오나 앞에 와드를 딱 박고 레오나가 q평q로 와드를 지우려고 하는 것을 확인한 후
유체화를 키더라.
무서운기세로
베인에게 따라붙더니
단숨에 베인에게 도끼 네방을 박아넣더라.
나도 깜짝놀라 점멸 e를 써서 베인을 이쪽으로 끌어왔더니
베인이 방어막을 쓰더라
그러나 도끼 한방에 방어막이 깨지고
점멸을 썼지만 베인에게 날아가는 마지막 도끼한방에 맞아 베인은 죽었다.
레오나도 점멸 q를 쓰려했지만
레오나는 부쉬속에, 베인과 드레이븐은 비교적 강가쪽에서 싸움이 일어났기에
오히려 레오나는 렙 2를 찍은 드레이븐의 비켜서라를 맞고 더블킬을 내주고 말았다.
이 모든 일이
단 12초안에 일어난 딜교환이다.
그리고 딱 끝나는 유체화.
마치 드레이븐의 한껀 했다는 듯의 모습이 보이는 착각을 가지며
아무말 없이 드레이븐을 보고 멍때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드레이븐이 채팅으로 말을 했다.
"잘했어 쓰레쉬"
아... 갑자기 시작 전 채팅분위기가 생각나면서
숙연해졌다.
미드와 탑, 정글은 말이 없어졌다. 깐족댈만도 했지만, 이건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1렙때 라인이 밀린상태로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는 너무나도 자명했다.
드레이븐이 집에서 흡낫을 사왔을 땐, 이미 라인은 중간에 있었다.
드레이븐 3렙. 베인 1렙
금방 2렙을 찍겠지만, 드레이븐은 그것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도끼를 하나 던지고 받고를 8초동안 한 후
도끼 하나를 더 장전, 도끼가 두개가 된 순간
으하하하하하핳하하거리면서 미칠듯한 속력으로 접근, 베인에게 도끼를 두방 박아넣었다.
반피가 까진 베인
cs를 먹을 용기조차 나지 않나보다.
나는 그저 베인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용히 q를 던졌다.
설상가상으로 맞았다.
그리고 베인은 cs2의 스코어를 남기고 두번째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렙 1이었을 때이다.
채팅창은 더 숙연해졌다.
아무도 드레이븐에 대해 말을 하지 못했다.
저건 이미 드레이븐 그 자체였다.
도끼를 두개 마구마구 휘두르며
기예에 가까운 도끼질을 해대는 괴물,
홍철이의 강림이었다.
그리고 레오나가 cs를 먹을새라, 다이브하여 레오나를 없애는 우리의 드레이븐.
내가 어그로를 끌어주니 레오나가 도끼 4방에 녹더라(이미 피는 까져있었지만 분명 반피이상이었는데...)
그렇게 바텀은
멸망했다.
2번째 귀환 이후 드레이븐은 B.F를 사왔다.
베인은 타워안에서도 마구마구 드레이븐에게 죽어갔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유체화와 점멸사이 90초 간격에는 반드시 유체화를 켜서 베인을 죽인다는 것이었다.
물론
도끼를 다 받으면서.
쓰레쉬는 할일이 없었다.
중간에 카직스 갱이 와서 카직스를 한번 밀쳐줬더니 드레이븐이 카직스도 죽였다.
카타리나가 갱오길래 밀쳐줬더니 카타리나도 죽였다.
베인은 피바라기가 나온 드레이븐의 도끼 3방에 방어막을 키고 4방째에 죽었다.
레오나는 근성있게 타워허깅을 하다가 죽었다.
그리고 게임이 터졌다.
나서스는 스택을 쌓다가 피바라기,삼위일체를 갖춘 드레이븐이 탑에 올라오자 한번 대들어보자 해서 대들었다가 도끼 몇방만에 녹았다.
베인은 도끼 두방이 되었다.(실제 두방)
모두가 드레이븐의 도끼앞에 무릎을 꿇었다.
카타리나는 럭스를 씹어먹은 사실이 너무나도 분한지 드레이븐에게 대결신청을 했다가 3방만에 죽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패시브스택덕에
다른사람들이 8k를 넘어갈 쯤에 드레이븐은 이미 14k를 넘어간 듯 했다.(추정)
광전사, 삼위일체, 피바라기, 스태틱, 라위.
카타리나가 잘컸으니 해보자는 적팀의 의지는 컸으나,
드레이븐은 삼위일체와 스태틱의 이속보정을 받아 너무나도 빨랐고
w를 키고 베인에게 도끼한방을 먹였는데
크리티컬이 터지면서 베인이 한방에 죽더니
서렌이 나왔다.
누구라도 롤을 하다보면 알것이다.
허탈한 웃음? 이런 기분이 드는 때를
이건 허탈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차이.
홍처리의 강림
1렙부터 도끼질 2개를 돌려가며 마구마구 때려대는 홍처리를 보며
저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끝나고 난 후
우리팀 미드가 미안하다고 했다.
미드는 대기창에서 그렇게 유체화/방어막 드레이븐을 깠으면서
정작 자신은 발리지만 저 모든 물체를 씹어먹는 드레이븐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는 그 드레이븐은
미드의 사과에 대답하는 대신 베인에게 한마디를 했다.
"내가 도끼 2개를 두르는 순간, 너는 이미 죽어있었다."
베인은 충격을 받았는지 바로 결과창에서 나갔고
베인욕을 마구마구 하던 카타리나는 드레이븐을 배우겠다고 그에게 사정사정하는 것으로 게임은 막을 내렸다.
허탈한 게임
'진짜배기'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1월 27일 오전 1시 20분 큐
'진짜배기' 드레이븐을 보다.
ps.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