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반
이후는 쉔의 지속적인 백도어, 그리고 베인충의 베인은 봇을 사랑한다의 상황 때문에 소규모 한타의 연속이었다. 이 와중에도 무덤은 기적적으로 잔나의 서폿과 쉔의 도발막이 덕에 11/0/5라는 기적적인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덤의 머릿속엔 커가는 베인으로 가득차 있었다. 탱커마저 순삭시키는 트루뎀, R과 기본기가 이루어내는 절대 떨쳐낼 수 없는 추노. 팀원이 전부 썰리고 자신이 쫓기는 불길한 망상이 계속해서 무덤의 머릿속에 맴돌며 서서히 무덤의 멘탈을 부수고 있었다.
잔나는 그런 무덤의 플레이가 초중반의 연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걱정이 되었다. 이미 오공도 탱템을 그럭저럭 두르고 쉔은 워목 란두인을 맞춰 다리우스의 출혈과 학살질에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었으나 자꾸 초조해지는 무덤의 플레이에 아까같은 맞다이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같은 걱정이었다.
점점 회복되가며 다리우스 별 거 아니네 이제 상대하는 방법좀 알았는 걸요 라며 이빨을 까는 오공과는 달리 잔나와 함께 팀을 응원하며 커가던 무덤은 점점 말이 없어졌다. 이는 불길한 징조가 틀림 없음을 잔나는 와드를 깔며 생각했다.
이윽고, 대망의 바론 한타가 이루어졌다. 한타의 시작을 울린 것은 다름 아닌 피즈로, 정말 아름다운 각도로 날아갔으나 우연찮게도 타깃으로 잡은 베인충은 그 와중에 레이스를 먹으려고 구르다가 피해버리고, 뒤의 아무런 상관없는 알리스타가 맞고말았다.
피즈의 궁이 나오자마자 다리우스와 아리가 덤벼들었고, 피즈는 눈물을 삼키며 가진 기술을 총 동원해 모자가 나온 아리를 노렸으나 이미 아리는 라일라이라는 변수를 가지고 있던 상태였다. 느릿느릿한 이동속도를 버티지 못하고 다리우스에게 머리가 쪼개지고 만다.
채팅을 치다가 달려들 타이밍을 놓친 오공이 다시 근두운 궁을 날렸으나 이미 때는 늦어 알리스타에게 채여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리신에게 치여 한 번더 머얼리 날아간다., 쉔은 오공에게 궁을 걸었다가 같이 날아가버리는 꼴이 되버리고 만다. 그리하야 적의 목표가 되버린 것은 다름아닌 무덤. 그런 무덤을 지키기 위해 잔나는 재빨리 궁을 써 모든 적을 밀어내나 무덤은 설렁설렁 쫓아온 베인을 향해 빨리뽑기로 맞다이를 걸고 만다!
잔나는 물론이고 오공에 쉔까지 비명을 지르는 판단이었다. 알리스타의 분쇄와 잔나의 회오리 덕에 맞다이는 어떻게든 취소되었고 뒤늦게 정신을 차린 무덤은 목표를 아리로 바꿔, 쉔의 그림자 돌진의 버프를 받아 아리를 순삭시키지만 모든 스킬을 써 할게 없던 잔나와 오공은 다리우스에게 머리를 찍혀 버리고 무덤만이 아리와 수소를 전광판으로 보내버리고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쉔과 함께 귀환한다.
적은 베인충의 예스, 위 캔! 구호와 함께 베인의 주도하에 다리우스와 리신이 함께하는 즐거운 바론 사냥을 시작했으나 사실상 에스, 위 캔! 이었는지 베인은 뚝뚝 떨어지는 소나기와 에어본 데미지를 이기지 못하고 처형당한다. 그런 그녀의 템은 유령무희, 대검, 열정이었다.
하지만 그 유머러스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잔나와 무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베인을 죽여 못크게 하려던 무덤의 작전과는 달리 베인이 하나 하나에 어시를 묻혀 오히려 커버린 상황에 무덤은 사과할 말조차 찾지 못하고 있었다.
잔나도 너무나도 화가 나, 뾰루퉁한 얼굴로 와드를 박으러 가버리고, 무덤은 그런 그녀를 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쉔은 그런 무덤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이번은 자네가 너무 급해서 그랬던 거라네. 나는 이해하네.” 하지만 그런 위로는 이미 멘탈이 부서진 무덤에겐 별 효과 없는 위로였다. “이번이 벌써 3번째라네. 그녀도 어지간히 화가 났을 거야.”
“다음에 잘하면 되는 거 아니겠나? 자네 스코어가 13/0/5 일세! 이는 캐리의 표본인게야. 조금만 천천히 하면, 우리는 반드시 적의 넥서스가 부서지는 꼴을 볼 수 있을걸세.” 레드를 건네며 위로해주는 쉔의 정감어린 위로에, 그제서야 무덤도 약간 얼굴을 피며, “고맙네. 내,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라 맹세하지.” 라며 다음 한타를 다짐했다.
후반
3차례 바론 한타가 이루어진 뒤, 적 수소의 마법과도 같은 오더에 따라 4차례 한타는 이루어지지도 않고 바론 버프가 적들의 손에 넘어갔다. 시간은 56분, 양팀 다 서서히 지쳐갔지만, 바론 버프를 얻은 적들은 멘탈에도 바론 버프가 걸린 것인지 밀리지 않았던 타워를 서서히 밀기 시작했다.
바론 버프가 끝나기도 전에, 알리스타의 적절한 오더에 따른 백도어로 양팀 모두 내부까지 밀어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저, 저거 막아야해. 억제기를 내주면 우리가 불리해져.” 피즈가 소리쳤다. 하지만 베인충이 드디어 나비로 우화하며 1인분은 하는 베인으로 성장하자, 상대적으로 근접AP, 근딜탱 오공이 존재하는 무덤의 팀은 밀리기 시작했다.
저 벌레의 선고가 그리 아플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거기에 다리우스 출혈뎀까지 이어지니 쉔과 오공의 단단한 몸으로서도 버티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 잔나는 심각해져, 오라클을 마시고 와드를 사냥하는 알리스타를 보며 무덤과도 같은 초조감을 느꼈다.
하지만 잔나가 누군인가? 위치는 바다 표면이나 멘탈은 이미 천상에 올라가 있는 자였다. 지치는 몸을 겨우 추스르고 팀을 향해 소리쳤다. “미드 억제기로 오니 거기서 승부를 봅시다.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 그녀의 컨을 목도한 무덤과 그들의 팀원들은 그녀의 오더를 따르며 미드로 결집했다.
이윽고, 보라색의 패기넘치는 바론버프를 두르고 적들이 나타났다. 의도적으로 쌓이게 놔둔 미니언들은 모두 알리스타의 오더덕분이리라. 맨앞 근거리 미니언들이 붙어 첫타를 날리는 것을 기점으로 한타가 시작됐다.
오공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는지 바로 나서지 않았다. 이윽고 은신으로 뒤로 살며시 돌아가 근두운으로 맨뒤의 베인을 포커싱한 오공탓에 일순간 진영이 무너졌다. 그 때를 놓칠세라 쉔이 아름답게 다리우스와 알리스타를 끌고 타워로 들어가고, 피즈와 아리가 일기토를 벌이며 한타의 시작을 알렸다.
뒤에 있던 리신은 베인과 같이 오공을 멀리 떨어 뜨려 놓으며 장렬히 산화하게 했지만, 이윽고 달려온 잔나와 무덤에게 순수한 평딜로 따이고 만다. 똥을 닦아주려 여기저기 돌아다녀 탱템 맞출 시간도 없던 (정글러/50)의 비참한 최후였다.
잔나와 무덤의 표적이 된 베인은 RQ로 빠져나가 버렸다. 이미 뒤의 다리우스와 알리스타는 쉔의 그림자 돌진이 풀린 상태. 알리스타가 그 상황을 두고 볼리 없었다. 빠르게 WQ를 쓰며 잔나의 머리에 말파이트가 떠오르게 한다.
아리가 궁을 이상한데로 쓰는 바람에 쫓아가는 피즈와는 너무 멀리 떨어진 상태. 쉔이 다리우스를 말렛의 효과로 잡아놓는다 쳐도 베인의 선고 한방이면 무덤이 다리우스에게 배달될 상황이었다. 잔나는 이때, 정말로 아트한 궁을 선보인다.
정확히, 적팀 세명의 가운데 서서 다리우스를 아군의 쉔과 타워의 앞으로 배달시키고, 알리스타는 벽과 사랑하게 했으며 베인은.. 은신해서 안보이긴 하지만 머얼리 떨어트린다.
하지만 그 궁 때문에 베인의 어그로를 끈 잔나는 베인의 3번에 이은 은화살 데미지를 입고, 점화에 걸린다. 말파이트의 궁에 가까운 현란한 꿍꽝에 알리스타를 먼저 전광판으로 보낸 무덤은 안돼, 라는 단말마와 함께 베인을 3연속 크리티컬로 홍콩으로 보내버린다. 그리고 잔나를 향해 가려던 무덤은 괴물을 보게 된다.
끝
그 주인공은 타워와 쉔의 공격을 맞으면서도 쉔을 따고서 걸어나오는 괴물과도 같은 다리우스의 모습이었다. 선피바의 효과는 타워의 앞에서 빛을 보이고, 학살의 물리데미지와 W의 추가데미지는 흡혈을 더욱 증폭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괴물의 재림을 보며 무덤은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폭동사는 어쩌자고 저런 괴물같은 OP캐를 만든 것인가? 대체 어떻게 타워와 쉔의 공격을 맞고 사는 놈이 있단 말인가? 쉔의 회복력을 대체 어떻게 막고 괴물같은 트루뎀을 먹여서 죽인 것인가?
무덤은 알리 없겠지만 다리우스는 궁을 아끼지 않고 5스택이 차고, 쉔의 피가 3분지 1로 줄어들자 바로 궁을 써버린 것이다. 거기에 점화까지 걸었으니 쉔이 살 수 있었을까? 두 번에 이은 그림자 돌진, 그것도 두명, 한명을 대상으로 한 탓에 쉔의 기력은 바닥나 있었고 다리우스는 그것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아리와 피즈는 길고 긴 일기토 후에 정말로 맞다이가 뜬 상태. 이제 무덤은 죽어가는 잔나와 반피남은 자신의 몸을 이끌고 똑같이 반피남은 괴물인 다리우스를 상대해야 했다. 너무나도 벅찬 상대였다.
“잔나, 어떡해야 하오?” 무덤이 완전히 부서진 멘탈로 소리쳤다. “저 괴물을 어찌 상대해야 한단 말이오?” 잔나는 숨을 헐떡이며 점화에 부서지는 자신의 몸을 추스렸다. 그녀의 피는 이제 400여 남은 상태였다.
“제가 초중반에 했던 말 기억하세요?” 잔나가 뜬금없이 말했다. “그걸 다 어떻게 기억한단 말이오?” 무덤이 어이없다는 듯이 받아쳤다. 하지만 잔나는 미소만 지을 뿐, 달리 말하는 것이 없었다.
“제가 방패가 될게요” 라며, 잔나는 자기 자신에게 쉴드를 걸었다. 무덤이 무슨 짓이냐며 말릴 새도 없이, 그녀는 슬로우와 회오리를 걸며 다리우스의 어그로를 끌었다. 오냐, 네 년이 제일 짜증났지. 너부터 죽여주마. 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우스의 도끼가 춤을 추고, 잔나의 연약한 바람방패와 몸이 찢겨져 나갔다.
무덤은 그 새를 놓치지않고, 그녀를 감싸며 딜을 했지만, 딜탱으로써 훌륭히 자란 다리우스를 순삭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버거웠다. 잔나의 몸에 혈액 5스택이 쌓이고, 다시 점화가 걸렸다. 잔나의 피는 150정도 밖에 남지않고, 잔나는 쓸 스킬조차 없었다.
막상 다리우스가 녹서스의 단두대를 쓰려고 했지만 그때 마나가 부족했다. 어차피 그녀는 출혈뎀으로 죽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그는 E스킬을 당장에 무덤에게 썼다. 딜을 하기위해 가까이 붙어있던 그는 무엇을 할 새도 없이 끌려가고 말았다.
이 때, 무덤의 머릿속엔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아, 죽었구나’ ‘끌려갔으니 별 스킬을 다맞겠지’ ‘미안합니다 팀원들’ ‘미안합니다 잔나’ ‘제가 똥쌌네요’ 허나 그런 와중에, 잔나가 한 채팅과 자신이 지금 쓰고 있는 스킬들이 무엇에 기초하고 있는지가 생각났다.
‘스마트캐스팅이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무덤은 끌려가자마자 바로 E를 써서 빠져나가는 묘기를 보여주었다. ‘들어는 봤소이다’ 다리우스가 당황해서 Q를 썼으나 미묘하게 닿지 않는 거리였고, 이윽고 떨어지는 연막탄에 시야마저 좁혀졌다. ‘커서가 있는 방향으로 스킬 키 만 누르면 발동이 되게하는 것이지요.’ 바로 날아오는 Q와 평타에, 다리우스의 피는 간당간당해졌다. 하지만, 이윽고 연막탄을 뚫고 날아와 다시 Q와 W, 평타로 4스택을 쌓는데 성공했다.
무덤과 다리우스의 시야가 체력바로 교차했다. 무덤은 1000이하, 다리우스는 450대.
이윽고, 다리우스의 마나가 쉔에게 뺏은 블루로 100까지 차올랐다. 이 블루는 쉔이 리쉬해주다가 뺏은 그것이었다.
다리우스의 입이 지 동생마냥 벌려지고, 그가 단두대 단축키로 손을 옮기는, 아주 잠깐의 사이였다.
‘단지 무덤성님의 기술발동 시간을 조금만 단축하면 아까 같은 일을 줄일 수 있기에 부른 것입니다’ 무덤 역시, 자신의 궁의 단축키로 손을 옮겼다. 다리우스는 누르고 클릭까지 해야했으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
“싸움 잘못 건거야.”
무덤의 공격시 대사가 울려퍼지며 환하게 웃고있던 다리우스의 얼굴에 무고한 희생자가 먹혀들어갔다. 전광판에는 피터지는 소리와 함께 다리우스의 얼굴이 뜬다고 생각했던 곳에 무덤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동시에 시원한 이모의 목소리로 “쿼드라킬!”소리가 들렸다.
무덤은 감격했다. 쉔을 따라 다리우스를 줘패면서 쌓인 미니언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며 그를 축복하는 듯 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잔나는 출혈뎀에 서서히 눈을 감으면서도 상대 억제기 타워를 찍으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조용히 사망했다.
억제기까지 밀고, 쌍둥이 타워마저 원거리 미니언의 힘과 자신의 폭딜로 뽀개며 무덤은 고작 40초에 가까운 시간안에 전부 밀고 따라온 쉔과 함께 넥서스를 부수며 부서진 넥서스 위에 섰다.
그리고 깨알같은 4찬성 1반대의 투표와 함께 넥서스는 두 번 터진다.
부서져 가는 넥서스를 뒤에 둔채 무덤은 눈물을 흘리며 전챗으로 외쳤다.
“잔나가 최고다!”
23/0/11의 무덤이 뭔 소릴 하는 건지 모르는 베인충은 다시 베인충으로 돌아가 쟤 왜저럼? 이라며 알리스타를 깠다.
“잔나가 최고다!”
오공과 피즈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봐도 무덤의 캐리다. 잔나는 0/12/31 이라는 저조한 성적이다. 그런 그가 잔나를 최고라며 후장을 빠는 모습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잔나가 최고다!”
쉔과 알리스타는 달랐다. 쉔은 갱킹을 자주 가며 무덤의 똥과 그것을 훌륭히 치우는 잔나의 모습을 보았고, 그런 그녀를 추켜세우는 무덤을 보며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알리스타는 그녀와의 장대한 혈전을 마음속에 새기며 베인충을 깠다.
“잔나가 최고다!!”
그 와중에서도 눈시울이 제일 붉어진 사람은 잔나였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무덤을 자랑스러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잔나가 최고다아아아!!”
무덤의 위로 승리, 라는 단어가 뜨며 1시간에 달하는 길었던 전장은 막을 내렸다.
설마 여기까지 읽으신 근성있는 분이 있다면, 사실 이건 말랑트위치님 같은 개그물로 그리려 했으나
작가의 분량조절 실패로 인한 장황한 소설로 늘어났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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