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解憂所)의 사전적인 의미는 절집에 딸린 화장실이다.
그러나 해우소라는 말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근심(憂)을 해결(解)해주는 곳(所)' 이다.
뱃속 생리적인 현상이 갑자기 찾아오는 상황만큼 근심스러운 상황도 없는데
그런 심각한 근심이 해결될수 있는 장소가 화장실이기 때문에
해우소는 화장실에 붙여진 해학이 돋보이는 작명이라고들 말한다.
즉, 이 설명은 해우소의 근심(憂)을 뱃속 근심으로 한정해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꿈보다 해몽인지는 모르겠으나 해우소는 또다른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니까 근심을 뱃속 근심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근심으로 보고 해우소를 해석해 보자.
우리의 정서 상태는 무의식적으로 뱃속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속이 편하면 속상태와는 별개로 다른일에도 보통때보다는 좀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관대한 마음상태가 된다.
반면, 속이 불편하면 속상태와는 별개로 다른일에도 보통때보다는 좀더 비관적이고 부정적이고 예민한 마음상태가 된다.
적어도 본인한테는 그러한데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즉, 속이 쓰리거나 불편하면 그렇지 않은 보통때 보다 자신의 주요 정서로 근심이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물론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근심이 발생되는 가능한 요인들 중에 하나가 불편한 뱃속일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근심스러운 마음이 사실은 자신의 불편한 뱃속상태에서의 무의식적인 영향에 의한 것이라면
그런 근심은 화장실을 한번 감으로써 어느정도 해결될수도 있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화장실은 (뱃속 근심이 아닌 일반적인)근심을 해결할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의 해우소(解憂所)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