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에서 버스번호를 보고 버스에 올라탔는데, 고개를 들면서 뭔가 차를 잘못 탄 것 같다는 당혹감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의 버스와 전혀 다르게 좌석도 몇 개 없이 텅 비어있고, 뒷문 쪽으로는 밟고 내려야할 계단이 없이 평평했기 때문이다.
“아저씨 이 버스 일반인이 타도되는 00번 노선버스가 맞나요?”
“물론 맞지요. 정규 노선과 똑같이 가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알고 보니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서 새로 만들었다는 장애인을 위한 버스였다. 발판이 얕고 뒷문은 휠체어를 탄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아예 계단 자체를 없애 평평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배려와 봉사에 힘쓰는 선진국이 되어가고 있구나하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선진국일수록 소외된 소수계층의 복지에 많은 힘을 기울여서,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고 하니 말이다.
국정넷포터의 끼(?)가 우연찮게 처음 탑승해보는 장애인을 위한 버스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어찌 그냥 참아낼 수 있겠는가?
“아저씨 이 버스 모르고 그냥 탔지만,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버스인데 저같이 해당이 안 되는 사람이 타도되는 건가요?”
“물론 이지요.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우선이지만 일반인도 타실 수 있어요.”
“이 버스 굉장히 넓은 것 같고 특이하네요?”
“장애인의 휠체어를 손쉽게 실을 수 있도록 특수구조로 만드느라, 일반 버스보다 배 이상으로 거금이 들어간 버스에요. 대당 억이 훨씬 넘지요.”
“버스 운행 간격은요? 자주 자주 있나요?”
“이 노선에만 총 4대의 장애인 차량이 있는데, 평균 30분 간격으로 운행해요.”
“그래요? 그럼 휠체어를 탄 장애인 분들이 매우 좋아하시겠네요. 장애인 분들이 만족해하시는 표정을 볼 때 보람을 느끼시지요?”
“운행한지 한 달쯤 되었는데, 아직 단 한번도 휠체어 타신 장애인분을 태운 적이 없어서….”
좋은 생각으로 비싼 돈을 들여 훌륭한 차를 운행하고 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단 한 대의 휠체어도 실어보지 못했다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장애인 버스가 생겨서 장애인들이 예전보다 훨씬 버스를 타기가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장애인들이 길을 나서기엔 아직도 비장애인보다 많은 어려움의 벽이 있고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혹자는 “장애인들이 잘 이용도 하지 않을 장애인을 위한 버스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쳐 들이는 거야?”라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애인이 소수라고 해서 외면할 수는 없다. 유독 장애가 심했던 헬렌 켈러나 현존하는 ‘오체불만족’의 주인공인 일본인 오토 다케가 전 세계 수억 수천의 역사에 용기와 감동, 그리고 희망을 남겨준 것을 떠올려 보라. 그들은 너무나 많은 장애를 가진 소수인에 속했지만, 장애가 없는 다수의 사람들이 해낼 수 없는 세계사의 큰 기적을 남기지 않았는가!
이왕에 만든 장애인을 위한 버스와 시설에 대한 홍보가 좀더 적극적으로 알려 졌으면 좋겠고, 장애인을 위한 버스 차량에 그려진 ‘장애인을 위한 차라는 표시’도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장애인을 위한 버스 차량에 분명히 그려진 ‘장애인을 위한 차라는 표시를 보면서 이 차는 장애인이 최우선 고객이라는 사실을 누구든 염두에 둘 수 있도록 말이다.
국정넷포터 전흥진
[email protected] --
베스트에서 본 글 중
아니 서울시에 장애인이 얼마나 된다고 30분에 한대씩 운행을
합니까. 이렇게 비싼 고가의 버스를 다 시민의 혈세로 샀겠죠
--
장애인분들이 왜 안보이시는 줄 압니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TV에서 장애인 분들이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며 지하철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못 보셨단 말입니까?
어쩌다 가끔씩 장애인의 날이 가까워 질때쯤이면 여느때처럼
공중파방송들은 장애인 특집이라며 이런저런 내용의 방송들을 내보냅니다.
그때뿐이죠... 매일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정한 시기에 아주 조금 편성해서..
한번이라도 그런 프로그램을 보신적 있으신지요?
'나는 장애인이 아니라서 그런거 볼 필요 없수-' 라고 말하신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입니다. 언제든 불의의 사고로 인해서 당신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십니까?'
장애인 프로그램을 보면 가끔 장애인 체험을 하는데
주로 많이 하는 것이
시각장애인 체험, 휠체어같은 보조기구를 이용해서 도착지점까지 이동하는 체험 등..
보조기구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을 보면
작은 문턱 하나, 작은 계단 하나에도 우리는 1분이면 내려올 거리를 그 분들은 30분씩 걸리며 내려옵니다.
그뿐인줄 아십니까?
택시조차도 장애인이 승차하려 하면 꺼려합니다.
바쁘다. 귀찮다. 탈 수 있으면 타봐라.
그나마 인간적이신 택시 기사님을 만나게 되면
타고내리는 것까지 귀찮더라도 꼼꼼이 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이렇게 해주시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이지만..
그러시는 분들이 많지않다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비장애인인 우리가 가지는 작은 관심 하나에 장애인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단지 아직까지 장애인이 아닐 뿐이다. 정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같습니다.
화창한 여름날 갑자기 짜증이 밀려오는 이유는 뭘까요..
오유분들께서는 올바른 시각을 가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