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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호에서
벽 한켠
검은 선글라스를 쓴 사내의 사진을 등에 지고
나는 국수를 먹는다
아무런 말도 없이 국수에 채워지는 내 입은
조그만 국수집의 허름한 곳간같은 위로 연결되어 있다
채우고 채워지는 둘 사이에서 나는
저 왕궁의 음탕에 대해
바래진 옛시인의 비겁한 자조에 대해 생각한다.
뭍으로 올라온 낡은 군함의 포대와
선글라스 넘어 사내의 눈빛은
여전히 삽교호의 공룡처럼 살아있는데 나의 분노는
잔디밭에서 들리는 한소절 유행가에 귀를 잃고
뛰어노는 아이들 웃음소리에 눈을 잃고
허기진 국수에 입을 잃어
하루에 지친 땀방울에 젖어든다.
국수 위로 떨어지는 땀방울 위로
박제의 박제가 거듭된 세월이 지나간다.
논 가운데서 피를 뽑던 아비의 굳은 살과
삼키면 삼킬수록 점점 더 살이 오르는 분노와
단 한번의 반항도 없는 아비의 옹졸한 삶과
국수가락처럼 길게 이어져 내려온 가난,,,,, 가난
이런 음탕에 길들여진 배고픔과 가난이 녹아든 땀방울은
아라리처럼 흐르고 흘러
아비의 길위에서도
나의 길위에서도
왕궁과 시인이 되고
굳은 살이 되어간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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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넘의 먹고 사는게 뭔지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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