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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1448
    작성자 : 알래스카수협
    추천 : 12
    조회수 : 1763
    IP : 39.7.***.57
    댓글 : 32개
    등록시간 : 2015/10/19 14:44:51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1448 모바일
    살면서 만나본 식탐 대마왕들
    유부중년아재에요.
    맛난 음식 좋아해서 음식도 잘만들어요. 
    (부엌살림도 제가 합니다ㅎ)
    하지만 식탐은 없는 편이에요. 
    오히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즐기는 편이죠. 
    하여간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강력했던 식탐왕 두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대학선배
    한학번 윗 선배인데 일년 휴학을 해서 2학년때부터 함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는 싫은 사람하고는 잘 안어울리는 편인데
    3학년 과목중 조별 과제로 그 선배와 한조가 되었어요. (무려 한학기짜리 과제)
    그 선배와 동기 두명 이롷게 넷은 종종 모여서 과제를 준비했고 함께 점심을 먹는 일이 많았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학교앞 식당들이 싸고 맛있기로 유명해서 점심은 보통 학교앞 식당에서 사먹었죠. 서로 입맛이 달라 메뉴가 다양한 식당을 주로 갔습니다. 

    저희 넷은 주로 주문하는 메뉴가 있었는데 
    분식과 매운걸 좋아하는 저는 주로 비냉곱
    그리고 다른 두 친구는 한명은 찌개 한명은 제육이나 오징어볶음을 시켜 같이 먹고
    그 선배는 늘 육개장이나 설렁탕 소머리국밥 같은걸 시켰죠.

    메뉴를 시킬때 동기들이 그 선배에게 늘 묻습니다. 
    형 오늘은 김치찌게 하나하고 제육이랑 오징어볶음 시켜서 같이 먹어요. (저는 늘 비냉을 먹으니까)
    그러면 그 선배는 '아니야. 나는 그냥 육개장이나 간단히 먹을게. 원래 반찬 잘 안먹어' 
    이럽니다. 
    그리고는 식사가 나오면 자기는 공기밥을 육계장이나 설렁탕에 말아서 먹는데
    '찌게가 좀 짜보이네. 맛좀 봐볼게' 
    '오징어 볶음 일인분이 많이도 나오네. 니들 둘이 먹으면 남기겠다.'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이 시킨 찌개나 제육볶음을 반이상 먹습니다.  
    동기들은 먹는거 가지고 치사하게 굴기싫어 그냥 부글부글하면서 냅두죠. 

    저야 비냉이니 그냥 제것만 열심히 먹으면 되는데
    여기서 압권이 나옵니다. 
    저는 비냉으로 매워진 입을 달래기 위해 삶은 달걀을 마지막으로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먹으려고 양념 안묻히게 조심조시 냉면그릇 한구석에 두면 어느샌가 젓가락으로 콕 찝에 먹으면서 '냉면에 계란 안먹네' 이지랄입니다. 
    처음 그럴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그거 마지막에 먹으려고 남겨둔 거에요' 했는데
    다음날 또 그럽니다. 
    '그거 남겨두는거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맞아 깜박했다. 나는 또 안먹는거인줄 알고' 이 ㅈㄹ이었죠. 
    동기가 그랬으면 아구창 날아갔겠지만 선배니 쌍욕도 못하겠고
     그냥 저랑 제 동기들은 본인이 먹고 싶은게 있으면 나머지는 다 까맣게 잊는 정신병같은거라고 정의했습니다.  
    그 인간이 집어먹은 삶은 달걀만 한판은 될겁니다. 지금은 어디서 뭐먹고 사는지 궁금하네요. 

    2. 현재 함께 일하는 회사 후배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사상의학에 의하먄 태양에 속하는 체질. 
    뭘하고 있어도 눈에 띄는 부류로
    일할때도 먹을때도 놀때도 잘때도 항상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 친구도 먹성이 좋고 식탐이 있는데  
    고기집으로 회식을 가면 꼭 여자사원들이 몰려앉는 테이블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여자들이랑 어울리는걸 좋아하나?' 했지만
    사실은 여자들은 많이 안먹으니 고기를 많이 먹으려고 그러는거였습니다. 

    저희 회사는 사내식당 메뉴가 선택형입니다. 
    군대 짬밥처럼 주반찬과 밑빈찬들 국으로 구성된 백반
    그리고 분식, 덮밥, 양식 등 골고루 나오는 특식
    두가지 메뉴중 원하는 쪽을 배식받아와서 먹습니다.   
    저는 주로 줄이 짧은쪽으로 갑니다. (배식 받아와 한 태이블로 모이는데 먹는 속도가 느려서 일찍 먹기 시작해야 하거든요)

    그 후배는 메뉴를 고를때 항상 안절부절해합니다. 
    둘다 먹고싶거든요. 
    결국 한가지를 고르는데 문제는 다른사람 식판으로 그친구의 침묻힌 숟가락이 쑥쑥 들어오는겁니다.  
    젓가락으로나 살포시 집어가면 모른척 하겠지만
    자기는 짜장면을 배식받아와놓고는 
    남들 식판에 받아온 제육볶음이나 불고기 같은 반찬에 침묻힌 숟가락으로 절반을 푹 퍼가면서 
    '맛좀 볼게요' 이럽니다.  

     중국집에 밥을 먹으러 가도 이 ㅈㄹ인데
    저는 짬뽕을 먹고 있는데 
    '오징어 안드시네' 이러면서 짜장이 잔뜩 묻은 숟가락을 제 짬뽕그릇에 담궈서 해물을 퍼갑니다.
    먹는거 가지고 뭐라하기 싫어서 냅두는데
    짬뽕에 침묻힌 짜장기름 둥둥 떠다니니까 밥맛이 확 떨어지죠.   
    여러가지 파는 식당에라도 가게되면 자기가 사람들 메뉴를 정해주고 자기가 다 먹습니다. 
    사회에서 두들겨 팰수도 없고 참내. 

    삼국지에 나오는 좋은 말 가운데 이런말이 있습니다. 
    소인과 군자의 차이는 탐의 차이인데

     음식 여자(색) 돈 명예 사람

     소인이 탐을 내는 순서이고
    반대 순서는 군자가 탐을 내는 순서라고 합니다. 

    먹을거에 욕심 부리는게 제일 못난거에요. 
     
    출처 나으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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