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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44120
    작성자 : 복숭아성애자
    추천 : 10
    조회수 : 824
    IP : 49.168.***.78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17/03/10 22:53:30
    http://todayhumor.com/?menbung_44120 모바일
    체육관 아줌마들 때문에 멘붕
    옵션
    • 본인삭제금지
    오유에 글은 잘 안쓰지만, 오늘 겪은 일들이 너무 멘붕이라 적어봅니다.
    저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오늘도 운동하려고 체육관에 갔습니다.
    동네가 번화가는 아니고 아파트나 주택이 대부분이라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이 다 이쪽 체육관 으로 몰려옵니다.


    탈의실이 좁아서 아무리 숨어도 문 근처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밖에 없는데요.


    오늘도 그랬습니다.

    탈의실에 들어가니 작은 꼬마애가 짐을 챙기고 있더라고요.
    그와중에 스타킹이랑 오버니삭스 벗는 저를 보고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서 쏙 나갑니다.
    꼬마애가 참 예쁘게 느껴져서 고맙다고 인사했죠.

    그러고나서 코트를 걸고 블라우스 단추를 다 푼 상태에서 벗으려니 아주머니 두분이 들어오시더라고요.

    근데 문을 안닫아줍니다.
    기다렸습니다.
    누가 더 들어오나 싶어서요.
    벗지도 못하고 단추를 다시 잠그지도 않고 뒤돌아 기다렸는데도 안닫아주더라구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문 좀 닫아달라 말했습니다.
    대답이 없더군요.
    조금 더 기다렸습니다.


    안닫아줍니다. 다시 얘기했습니다. 문 좀 닫아달라고.
    뭐라뭐라 궁시렁 거립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자기 딸이 뭐 뛰어온다나 뭐라나.

    또 기다립니다. 안들어옵니다.

    이미 열은 받을대로 받았지만 그래도 꾹 참았습니다.
    한참 뒤에서야 여자애가 쏙 들어왔다가 물건 들고 나가더라구요.
    아까 스타킹이랑 오버니삭스 벗을때 본 그 예의바른 여자애더라고요.


    제가 문 닫았습니다.



    그러다가 그 딸가진 아줌마가 세월호 이야기를 합니다.
    지겹답니다. 어차피 보상받을꺼 다 받지 않았냐고, 
    그런데도 시체 찾는다고 유가족들이 저러고 있다.
    솔직히 시체 찾을수나 있겠냐? 절대 못찾을꺼다.
    뭘 더 바라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얘기 합니다.


    여기서 2차 멘붕이 오더라고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데도 아무말 안했습니다.
    이미 옷갈아입으면서 열은 받을대로 받았지만 거기서 한마디 더하면 싸움이 날것 같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먼저 나갔으면서 사람 옷갈아입는거 뻔히 알면서 여러번을 더 들락날락 문을 활짝활짝 열고 닫고..
    반복을 하더라고요.



    참......황당해서....
    매너는 둘째치고 막말로 자기 자식이 그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았으면 그런식으로 얘기 했을까요?
    딸내미가 손이없나 발이없나 그 귀한 딸내미가 문여는것도 스스로 못할까봐 사람 옷갈아입고 있는데 문 한번 안닫아 주던 아줌마가
    그런식으로 얘기나 했을까요?


    다른 사람 슬픔에 꼭 공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기준에서 안슬프면 안그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자기 자식만 귀한 줄 아는 이런건 아닌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슬프네요. 화도 많이 나고요.

    복숭아성애자의 꼬릿말입니다
    어차피 내일도 힘들껀데 뭐하러 걱정함 ㅇㅅㅇ?
    오늘 힘든것보다 어쩌면 더 힘들껄?
    그니까 그냥 살자 ㅇㅅㅇ
    이러나 저러나 힘들어야 한다면, 걱정이라도 덜 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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