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남친은 동갑내기 스무살 입니다.
솔직하게 전 연애경험이 거의 없는 편이라 남자의 심리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행동하는게 연애를 잘 하는 것인지도 도통 모르겠습니다. 남친도 제가 첫 연애는 아니지만 사실상 서로 첫사랑이긴 합니다. 싸울 때 빼면 둘다 정말 열정적이었어요.
약 130일 정도 사귀다가 헤어졌습니다.
약간 과장해서 한문장으로 이 연애를 요약하자면 헌신하다가 헌신짝 된 케이스로 요약할 수 있어요... 뭐 그렇다고 제가 뭐 엄청나게 뭘 퍼줬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제가 을인 연애를 했어요. 제가 항상, 늘 져줬어요. 제가 져주지 않으면 헤어지게 될 거라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으니까요. 상대가 잘못했어도 제가 미안하다 했고, 제가 잘못하면 빌었고. 행복하지 않은 시간들 이었어요
헤어짐은 아주 정확한 통보이별이었고 마치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데이트하자고 어디어디역으로 나오라고 해서 나갔고, 평소처럼 데이트를 했는데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갑자기 왜 그러냐고 했더니 이제 저한테 좀 마음이 식었다고 딴 여자도 만나보고 싶다고 자긴 꽤 오래 고민했다고. (다만 그 당시에 새 여자가 있었던건 확실하게 아닙니다. 자세한건 밑에서 설명) 그 날은 너무 충격적 이여서 그냥 말없이 보내줬는데 다음날부터 미친듯이 힘들어져서 울고불고 붙잡았습니다. 난 너랑 헤어지기 싫다, 아직 너가 너무 좋다, 제발 한번만 다시 생각해달라, 등등등...
근데 단호하더군요ㅋㅋㅋㅋㅋ 싫대요ㅋㅋㅋ 자긴 미련없다고 제발 딴 남자 만나래요. 그래서 헤어진지 일주일만에 저도 포기하고 연락을 완전히 끊어냈습니다.
연락처는 못 지웠지만 꿋꿋하게 연락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위장이 모든 음식을 거부해서 숟가락만 입에 들어가도 헛구역질이 나와서 밥도 못먹고... 물이랑 초콜릿만 먹으며 살았던 것 같네요. 하루종일 침대에 시체처럼 누워있기만 하고. 친구 만나서 술로 잊어보려고 했는데 이게 위가 망가졌는지 한 잔만 먹어도 속이 너무 쓰려서 못 먹겠더군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난 후, 걘 새 연애를 시작했어요. (환승은 아닙니다. 저랑 헤어지고나서 새 알바를 구했는데 거기서 만난 여자) 저랑 사귈 땐 카톡 디데이도 안올렸고, 연애하는 티를 한번도 사진으로 낸 적이 없었어요. 배사는 늘 쓸쓸한 풍경사진이었구요. " 꼭 연애한다고 카톡에 사진 올려야돼? 강요하지마 " 이러던 애가 디데이에 하트뿅뿅 프사 배사 여친 사진ㅋㅋ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오더군요ㅋㅋㅋㅋㅋ 짜증나서 그대로 차단하고 프로필 비공개까지 눌러버렸습니다 ㅋㅋ 페북같은 경우는 헤어지고 며칠있다가 상대가 친구를 끊어버려서 페친은 아니였지만 카톡차단하고 나서 곧바로 페북도 차단했습니다. 페메도 차단하고 인스타까지 차단했어요. 이후로 단 한번도 염탐하지 않았어요. (욕먹을지도 모르지만 그 여자가 저보다 외모가 별로이고 나이도 많길래... 호기심이 뚝 떨어지기도 했고..) 전화, 문자 다 차단했습니다.
뭐 아예 눈에서 멀어져버리니 마음정리도 훨씬 수월하더군요. 이후로 쌩쌩해져서 동기들이랑 여기저기 잘 놀러다니고 운동하면서 살도 빼고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냈습니다.
차단박은 약 3주 후에 통화기록을 눌렀더니 왠 낯익은 번호가 수신거절을 당했더군요ㅋㅋㅋㅋ 걔가 전화를 했는데 제가 번호차단을 해놓아서 자동거절을 당한겁니다. 혹시나해서 스팸문자함에 들어가봤더니 문자도 보내놨더군요. 할 말이 있으니깐 차단 좀 풀어달라고... 근데 당시에 전 사귄지 막 일주일 된 새 남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자 전화 가볍게 읽씹했는데 다음날부터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오길래 약간 무서워지기까지 해서 그냥 포기하고 문자차단을 풀었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한사코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이건 이래서 미안하고 저건 저래서 미안하고... 어쩌고저쩌고... 너가 새 남친이 생긴 것 안다.. 난 며칠 전에 헤어졌다.. 뭐 이런 얘기도 하구요.
계속 문자하다가 카톡차단도 풀어달라 페북차단도 풀어달라 이러길래 둘다 풀어줬더니 카톡으로 넘어가자고 하길래 문자에서 톡으로 넘어가서 그렇게 밤 10시반 부터 새벽 6시 반까지 상대의 일방적인 거듭된 사과와 온갖 추억팔이로 얼룩진 대화를 하다 잠들었네요. 지금은 개강했지만 저 때만해도 방학이라 다음날 일어날 걱정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러고는 다음날 오후에 또 톡이 왔지만 제가 밀어내서 이후로는 연락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틀인가후에 (새)남친이 새벽에 술을 먹고 필름이 끊겨서 연락이 갑자기 끊겼습니다. 전화해보니 계속 통화중이래요. 다음날 아침에 자취방에 찾아갔더니 뻗어서 자고있더군요. 깨워서 어제 왜 연락이 끊겼으며 대체 누구랑 3시간동안 통화를 했냐고 추궁을 했더니 자기도 기억이 안난다고 폰을 확인해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확인해봤더니 여사친ㅋㅋㅋㅋ... 그날 일단 한번만 참자하고 다시는 이런 일 만들지 말라하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며칠후에는 그 여사친이랑 폰케이스를 세트로 맞추려다가 저한테 들켰어요ㅋㅋㅋㅋ.. 진짜 어이가 없어서ㅠ 화내니깐 자긴 바람필 사람 아닌데 왜 의심하냐고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저도 황당해서 그냥 ㅇㅇ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전화와서 바람아닌데 왜 화내냐 자기한테 사과해라 억울하다 이러길래 전화 끊었습니다.
무튼 디데이를 내렸더니 바로 걔가 눈치를 채서 연락이 왔습니다 헤어졌냐고. 그래서 저도 상대가 바람을 펴서 헤어졌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술이나 마시자고 하길래 알았다고하고 그날 만났어요. 두달 반만에 얼굴 봤는데 이상하게 마치 어제 본 사람 같아서 신기하다 싶었어요. 뭐 그렇게 술을 먹으면서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훅 들어오더라구요 다시 사귀자고. 자긴 정말 많이 변했다고. 예전과는 다를거라고.
그렇게 다시 사귀기로 했어요.
지금 다시 사귄지 보름 째 입니다.
근데 이 남자... 달라진게 없어요. 여전히 제가 원하는 걸 맞출 생각을 안해요. 제가 이번에 다시 사귀면서 요구한건
1. 전여친이랑 페북 친구 끊기. (전 전남친이랑 페친 끊었습니다.)
2. 전여친 인스타 팔로우 끊기. (전여친은 얘 인스타를 끊었는데 얘는 안 끊어서)
3. 말투 좀 바꾸기
1번과 2번은 본인도 끊어야지 끊어야지~ 말하는데 확인해보면 그대로네요ㅋㅋㅋㅋㅋ 되려 제앞에서 전여친의 새남친 욕을 합니다ㅋㅋㅋ 자기를 버리고 갔는데 새남자가 자기보다 못났다고ㅋㅋㅋ 황당해서 말도 안나와요~ 1번,2번을 이미 이틀전에 제가 요구를 해서 또 말하면 싸울까봐 지금 말도 못하고 속으로 열불만 내고 있어요. 분명히 이틀전에 알겠다고 지금 끊겠다고 했는데 휴ㅠ
말투는 본인 딴에는 바꾼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아직 제 성에는 안차고...
어떻게 이 문제들을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사귈때 제가 이러이러한 걸 고쳐라 라고 진지하게 말하면 곱게 끝난 적이 없었어요. 항상 싸움으로 끝나거든요
만약에 1,2번으로 싸운다고 가정하고 예전의 싸움패턴을 예를들자면
- OO아, 내가 저번에 말했던거. 전여자친구 페친 끊고 인스타도 끊기로 했잖아. 왜 안 끊어?
- 뭐? 또 그 얘기야? 넌 그걸 맨날 확인하고 있어? 이미 헤어진지가 언젠데 그 여자 인스타는 왜 확인해? 내가 끊겠다고 했잖아 !!!
이런 패턴이었어서 첨엔 제가 좋게 말했는데도 끝은 늘 더러웠어요.
또 예전처럼 싸워야하나, 하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짜증이 납니다. 그냥 헤어지는게 맞는건지... 이런식으로 행동할거면 들러붙는 여자도 많은데(연애중에는 철벽 잘 치긴 합니다) 그냥 딴 여자랑 사귈 것이지 왜 굳이 나한테 다시 돌아와서 일을 이 모양으로 만드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가는게 아무것도 없네요. 헤어져야하나 계속 고민만 되네요.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