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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문(開) 15번째 제네레이션 '최초의 거래'가 업데이트된 이후, 수많은 유저들이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지금껏 감질나게 아주 작은 몇몇 단서들로 추측할 수만 있었던 밀레시안의 근본적인 설정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드러났고, C3의 후반부부터 심증은 갔지만 물증은 없는 수준이었던 모리안 여신과 밀레시안의 적대 플래그가 대폭발했습니다. 그녀를 위해, 그리고 에린을 위해 지금껏 싸워온 밀레시안을 모리안은 왜 적대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보다 더 원점으로 돌아가, 밀레시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들이 등장한 지금, 비록 '멀지 않아 또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다시 한번 키보드를 손에 쥘 마음이 들었습니다. 고로 이번 글에서는 소울스트림이 무엇인지, 그리고 밀레시안이 무엇이며 밀레시안을 둘러싼 관계들에 대해 이전보다 더 심층적인 이야기를 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2. 소울스트림(門) '최초의 거래' 제네레이션(편의상 이후 G15로 표기합니다) 중간 중간에 볼 수 있는 짤막한 동영상에서, 우리는 소울스트림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누가 만든 것인지에 대해 단편적이나마 추측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동영상 속의 '꼬마'와 '친구'는 어느 날 하늘 높이 거대한 구멍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그것이 다른 세계로 연결된 통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둘은 약간의 다툼 끝에 그 구멍을 막을 거대한 문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소울스트림(Soul Stream)이라 부르는 거대한 제단과 같은 장소입니다. 처음 마비노기를 시작하면 플레이어의 캐릭터, 즉 밀레시안이 처음 등장하는 곳입니다. 문이 완성된 후 '친구'는 그것을 닫아 다른 세계에서 무언가가 에린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아가씨'는 그것을 반대합니다. 결국 문을 닫아두기로 약속한 둘이었지만 다음 장면에서는 서로 약속을 어겼다며 싸우는 장면으로, 누구의 잘못이었건간에 결국 '문은 열렸다'라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의 제작자였던 둘은 결국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깊은 배신감에 휩싸여 서로를 등지고, 적으로 마주 서게 됩니다. 그것이 모리안, 그리고 키홀입니다. 이 스샷은 마비노기 게임어바웃의 '순례자'님의 스샷을 사용했습니다(문제시 삭제합니다). 이 짤막한 몇번의 영상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의외로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또 몇가지 의미심장한 암시가 있기도 하지요. 새로운 영상이 나올 때마다, 꼬마는 소녀로, 소녀는 아가씨로, 아가씨는 여인으로 변해갑니다. 하지만 친구는 왠지 마지막까지 친구입니다. 결국 이렇게 보면 변한 것은 여인, 즉 모리안입니다만 아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변해가는 것 같아서 두렵다'라고. 결국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입니다. 1) 영상에서 표현된 것과는 달리, 양쪽 모두가 변해가고 있었다. 2) '약해진 세상을 강하게 만들려는 것이다'라는 대사로 미루어보아, '친구'의 변화는 외향보다는 내면적인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 친구는 구멍 너머에서 넘어올 지도 모르는 '무시무시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숨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것이 무엇인지는 지금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대부분이 '밀레시안'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グラップラー刃牙(Grappler Baki),板垣恵介® 저에게도 그것이 밀레시안일 거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는 농담이고, 확실히 현재까지 소울 스트림을 넘어 에린으로 온 것은 밀레시안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퀘스트 제목에 의하면 그는 '소울스트림의 실 브레이커'입니다. 그 말인즉 소울스트림을 통해 다른 세계에서 에린으로 넘어온 첫번째 존재라는 이야기가 되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가 처음 에린으로 온 것이 대체 언제인지를 계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이 '셰익스피어의 일지'입니다. 3. 에린의 과거(史) 일지를 보면 파르홀론에 대해 언급된 것은 일지의 24페이지입니다. 상식적으로 일지를 에린에 온 순간부터 적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어느 정도 에린에 적응된 이후부터 적었다고 보아야겠지요. 거기다 한페이지가 몇년의 텀을 두고 적어졌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셰익스피어는 적어도 파르홀론 족이 멸망하기 이전부터 에린에 있었습니다. 어쩌면 시조인 반 족이 아직 에린의 지배자일 때부터 에린에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지요. 그런 식으로 만약 셰익스피어의 출현 시기에 대한 가설을 세우다 보면, 물론 비약에 가깝지만 한가지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다른 많은 종족들 모두가 소울스트림을 통해 이 에린으로 건너온 것이 아닌가 하는 가능성입니다. 이 생각을 하는 순간 머리에서 불꽃이 탁 하고 튀는 것을 느꼈습니다.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지듯 파르홀론 족과 밀레시안의 공통점이 비교되더군요. 그것들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놀라울 정도로 딱딱 맞아떨어지지요? 칼리번의 힘에 비하면 신에 가까운 힘을 얻은 것은 밀레시안 중 단 한명이 아니냐 라고 반박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파르홀론 족이라고 해서 칼리번의 힘을 개나 소나 다 쓰진 않았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그것을 다룰 자격이 있는 소수의 인원에 한정되어 있었겠지요. 그렇다면 큰 무리 없이 밀레시안과 파르홀론 족의 행보가 겹쳐지게 됩니다. 즉 필자의 가설은 이렇습니다. 소울스트림이 개방된 이후,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에린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자의이던 타의이던간에 그들은 스스로 번성하여 기존의 에린의 주인들을 위협하는 위치로까지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그들 전체 혹은 일부가 신에 필적할만한 힘을 손에 넣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있을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비극입니다. 솔직히 투안이 불쌍하긴 했지. 씁쓸하다 셰익스피어가 파르홀론 족보다 먼저 에린에 왔던, 혹은 조금 더 늦게 에린에 왔던 그것은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그는 모리안 여신에 의해 이 세계로 오게 된(혹은 그렇게 믿고 있는) 밀레시안이었고, 모리안 여신이 적대하던 파르홀론 족을 도우려는 마음을 가질 이유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처음 이 에린에 와서, 당연히 우리들을 적이라고 생각하고, 또 우리가 적이라고 생각했던 포워르에 대해 연민이나 동정을 느낀 일이 있습니까? 셰익스피어에게 있어 파르홀론 족 역시 그런 존재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역병이 올 것을 예언하고 그들을 구해주었지만 셰익스피어에게 돌아온 것은 아이를 납치해갔다는 오명 뿐이었습니다. 자신들과 적대하는 여신 모리안의 하수인. 그것이 파르홀론 족의 눈에 비친 셰익스피어의 이미지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가 파르홀론 족의 아이들을 역병으로부터 구해낸 것은 왜였을까요. 어쩌면, 아무리 적대하는 종족이라고 해도 죄 없는 어린 아이들까지 희생시키는 것은 눈뜨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또 어쩌면, 자신과 마찬가지로 소울스트림을 넘어 에린에 온 동료와 같은 종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저의 가설은 후자를 지지하고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4. 투아하 데 다난과 밀레시안의 관계(人) 그렇다면 이번에는 가설이 아닌 사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이미 아주 예전에 쓴 글이 되었습니다만, '마비노기의 세계' 그 첫번째 글은 바로 투아하 데 다난과 밀레시안의 관계에 대해 썼던 글입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투아하 데 다난이 밀레시안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은 역시나 가설에 가까웠습니다. 많은 설정들이 그런 것을 슬며시 내비치고 있었을 뿐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는 아니었지요. 하지만 이번 메인스트림, 아니 정확히는 카브 항구가 공개된 시점부터 그런 수면 밑의 차별은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밑의 대사를 하는 어거스틴의 스샷이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스샷이 없다... '주제를 모르는 건방진 밀레시안'이라는 어거스틴의 대사는 비단 거만하게 구는 유저 한명이 아니라 밀레시안이라는 종족 자체를 보는 시선을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 좋게만 생겼던 오스틴 씨도 자신의 부탁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밀레시안에게 이렇다 할 변명을 하지 못한채, 자신이 귀찮은 일을 그저 떠넘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투아하 데 다난이 가지고 있는 밀레시안들에 대한 시선이 보여지는 순간입니다. '여신의 부름을 받고 이 세계에 온 엄청난 힘을 가진 호구' 대충 이정도지요. 일전에도 한번 소재로 썼던 거지만 G12에서도 그랬습니다. 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왕정사회에서 궁정 정원사 따위는, 설령 그 조부가 군인 출신이라 해봤자 평민입니다. 에일레흐 왕정의 지원(즉, 허가)을 받아 네반의 성물을 모으고 있던 밀레시안에게 '그래도 할아버지의 유품인데 그냥 드릴 수는 없네요' 따위의 말을 할 만한 입장이 아니지요. 투아하 데 다난들은 밀레시안이 가진 강력한 힘을 두려워하지만, 대부분은 그 힘에 상관없이 그저 밀레시안을 여신의 따까리, 사람 좋은 호구 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들의 세계를 스스로 구할 여력이 없는 현재의 투아하 데 다난들이 밀레시안에게 가지는 열등감의 발로이기도 하지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투아하 데 다난의 밀레시안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언제 그들이 자신들을 몰아내고 에린의 주인이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신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위기의식을 가장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바로 밀레시안을 소울스트림으로부터 데려온 모리안 여신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인간도 아닌 신이, 그것도 자신이 선택해 불러온 존재를 두려워한다니 우스운 일입니다만 이제까지 꾸준히 메인스트림을 진행해 온 유저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납득이 갈 상황입니다. 밀레시안, 특히 이야기의 주인공인 플레이어는 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사실상 신과 거의 동등한 힘을 가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스스로를 밀레시안의 신으로 추대하고, 밀레시안의 세력을 모아 에린을 쓸어버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 상황입니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매우 손쉬울 것입니다. 에린의 주인은 손쉽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누아자는 다른 신들과 접촉하기에 앞서 밀레시안을 만나 그에게 신의 지위를 주겠다는 말로 포섭하려 했고, 네반은 티르 나 노이의 정화를 위해 가장 먼저 밀레시안을 없애려 했고, 키홀은 네반의 폭주를 막기 위해 적이었던 밀레시안에게까지 도움을 청했으며, 모리안은 소울스트림을 닫는 수고를 감수하면서까지 밀레시안을 멸족시키려 했습니다. 아니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들조차 두려워하는 밀레시안의 진정한 힘. 그것은 어느 정도의 능력일까요. 5. 밀레시안의 능력(騎)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밀레시안이 가진 신비한 힘, 팔라딘은 사실 여신이 내려준 힘은 아니었습니다. 팔라딘의 갑옷은 전설의 대장장이라 불리는 게브네가 만든 도면을 바탕으로 밀레시안 본인이 재료를 조달해 아이데른의 힘으로 만든 것이고, 그 갑옷에 서린 강력한 가호는 정령이 내려준 신비한 힘이고, 그 모든 과정은 믿는 자의 굳건한 신념에 깃드는 기적의 하나였지요. 모리안 여신은 에린을 지키기 위해 밀레시안이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길 바랬고 또 그것을 우리에게 요구했을 뿐, 그녀의 가호를 우리에게 내려주지는 않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다크 나이트 이미지는 저대로 나갈 것 같았는데 왜 바꿨을까 다크 나이트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여신을 위해 싸운다, 에린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라는 신념을 잃어버리고 정령의 가호로부터 멀어져 버린 밀레시안은 자신이 느낀 부(否)의 감정을 끌어올려 갑옷을 소환하고 자신의 몸에 고착하는 힘으로 삼습니다. 그것은 정령도 뭣도 아닌 인간 본연의 순수한 힘이지만, 부의 감정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언제나 혼란스럽습니다. 슬프게도 그 부의 감정은 대부분 모리안 여신에 대한 배신감, 분노, 그리고 슬픔입니다. 조금 아쉬운 일이겠지만, 엘프와 자이언트 밀레시안의 야수화는 팔라딘이나 다크 나이트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들의 힘은 이리니드, 즉 네반의 힘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신의 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힘은 아닙니다. 물론 누아자에 의해 네반이 무력화되어버린 지금에 와선 모리안이 엘프와 자이언트의 야수화의 힘을 거둘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신으로부터 받은 힘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 팔라딘, 다크 나이트, 그리고 야수화라는 힘은 한 인간으로 보자면 무척이나 강대한 힘이지만, 신의 힘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다크 나이트의 갑옷 조각은 끊임없이 사념파를 보내 밀레시안을 유혹하며 마치 모리안 여신에게 복수할 힘을 주겠다는 듯한 말을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무리죠. 루에리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듯 화가 난 신(키홀)의 손짓 한방에 갑옷이 박살나고 그 힘을 잃어버릴 뿐이었습니다. 렉의 주범 반신화 완전 묘사. 구린 컴퓨터라면 끄는 게 상책 또한 네반, 모리안, 키홀의 힘을 가져 신에 필적할만한 힘을 얻게 된것도 위협일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그저 다른 신들과 비슷한 선상에 서게 된 정도에 불과합니다. 신들이 그토록 서로 대립해 왔으면서 지금껏 이렇다할 결과를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만 봐도 자명합니다. 밀레시안이 얻은 신의 힘은 위협이기는 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습니다.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는 골드 드래곤의 감응자라는 입장도 사실 신의 입장에선 별 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신의 입장 뿐만이 아니라 현재까지 별 신통찮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이라고 쓰고 잊혀진이라고 읽는) 아드니엘인만큼 앞으로도 신과 밀레시안의 대립에서 크게 부각될 것이라 보긴 힘듭니다. 신들이 밀레시안, 특히 플레이어를 두려워하게 된 것은 팔라딘이나 다크 나이트도, 반신화도 아닌 바로 브류나크의 존재입니다. 밀레시안이 브류나크를 소유하고, 또 그 힘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스파크라는 기술을 알고 있는 이상 그는 언제라도 신을 죽이려 들 수 있고, 또 그것이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키홀님 대패닉 G11에서 제너는 밀레시안에 비교해 볼 때 너무나 미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지만 브류나크와 스파크를 사용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손쉽게 키홀을 제거했습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에 키홀이 당황한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충격적인 일임은 사실이었죠. 똑같은 일을 지금 밀레시안이 한다면 훨씬 손쉽게 가능할 것입니다. 신들이 밀레시안을 견제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6. 달라지는 판도(變) 두려워한다는 건 대충 납득이 가게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이상합니다. 애초부터 밀레시안은 투아하 데 다난이나 모리안 여신에 대해 적대적인 행동을 보인 일이 별로 없습니다. 모리안 여신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다크 나이트가 되기도 했지만, 이미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모리안이 보기엔 그저 귀여운 반항 정도의 수준이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가 된 이후에도 투아하 데 다난들에게 딱히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지요. 결국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리고 종국에는 죽여 가죽까지 벗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모리안 여신이지 밀레시안이 아닙니다. 아니 대체 이유가 뭘까요? 모리안 스스로가 에린을 지키기 위해 밀레시안을 불러왔고, 또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여 순순히 에린을 지켜주고, 그 강대한 세력으로도 조용히 살아가고 있던 밀레시안을, 단지 '그럴 가능성이 있다'라는 이유만으로 멸족시킨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아직 포워르들의 위협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 ........아니었군요. 위협은 옅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마족이 공공연하게 인간의 마을 어귀에서 교역을 하고 있다는 건, 이제까지의 상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포워르라는 종족이 연합체계이며, 그 연합이 분열되어 일부 종족이 중립관계로 돌아섰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포워르의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밀레시안과 투아하 데 다난의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는 공생관계는 밀레시안의 필요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필요성이란 포워르와 싸워 에린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포워르와의 관계가 개선, 혹은 포워르의 세력 약화로 투아하 데 다난들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지게 된다면 밀레시안의 존재 가치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에린에 발을 내딛은 이상, 밀레시안들에겐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결국 그들에게 남는 것은 에린의 패권을 걸고 반목하는 일 뿐입니다. 바로 지금까지 투아하 데 다난과 포워르가 했던 것을 그대로, 이번엔 투아하 데 다난과 밀레시안이. 역사를 되풀이할 뿐이지요. 결국 모리안이 밀레시안의 멸족을 원하는 것은 딱히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투아하 데 다난이라는 종족을 에린의 주인으로서 지키고 싶은 것입니다. 사실 밀레시안이 신에게 대적할 수 있는 힘을 얻지만 않았어도 그것은 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애초부터 밀레시안들은 에린의 패권에는 크게 관심이 없이 그저 하루하루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데 보람을 느끼는 종족들이고,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투아하 데 다난들과 필요 이상으로 엮이려 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여신은 최초의 밀레시안이었던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 파르홀론 족의 아이들을 구했던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는 밀레시안이 에린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라는 명목으로 언제나 그들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나오입니다. 이 화면의 공포를 아는 당신은 올드 유저 언제나 감시하고, 에린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존재. G15에서도 이런 존재가 있지 않았나요? 네 있었죠. 바로 이 여자입니다. 근데 저 흐리멍텅한 눈은 엘프 눈 아니었나 지금 와서 생각해 보자면 딱히 놀랄 만한 일도 아닙니다. 소울스트림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심한 상처를 입은 셰익스피어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모리안이었지요. 소울스트림을 넘어온 최초의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또 두려운 것은 신이라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만약 그가 자신의 통제에 따를 수 있다면..... 모리안이 그런 생각을 했다면 조언자 겸 감시자의 존재는 당연히 필수적입니다. 글쎄요. 나오의 선배 격쯤 되는 존재라고 하면 어떨까요. 셰익스피어의 기억에서 알 수 있는 벨라의 역할은 밀레시안의 조력자이자 동반자였습니다. 상처입고 쓰러진 셰익스피어를 치료해주고, 아직 현재의 모습이 되기 전인 아본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술들을 가르쳐 주었지요. 또한 그녀가 여신의 감시자라는 것을 일깨워준 것은 키홀이었습니다. 사실상 동반자 기믹을 빼면 지금의 나오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동반자 기믹이 없어진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겠습니다. 1) 밀레시안의 수가 너무나 많아졌다. 2) 신의 땅이 아닌 에린에서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3) 감시자와 피감시자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아마 셋 다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셰익스피어의 경우는 모든 행동에서 명백하게 벨라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었지요. 셰익스피어가 여신과 등을 돌린 그 시점부터 벨라는 인질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상에서 보건대, 모리안과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시점에서 나오가 조력자를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캐쉬템으로 영혼을 파는 여자이긴 합니다만, 이미 G1 때부터 나오의 서포트를 받지 못하는 던젼도 있었고 하니 구현이 어렵지는 않겠지요. 유일한 위안은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신(神)급 아이템 피닉스의 깃털이 에린에선 단돈 100골드에 불과하다는 것 뿐입니다. 힘든 싸움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7. 밀레시안 셰익스피어(筆) 지금 플레이어가 밀레시안이면서도 신에 가까운 힘을 얻은 이질적인 존재인 것과 마찬가지로, 셰익스피어 역시 보통의 밀레시안과는 다른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특이한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 반쯤은 신에 가까운 플레이어보다도 더욱 더 신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그러나 그런 그의 힘으로도 결국 자신을 봉인하려 하는 신들의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밀레시안을 선택하여 자신의 희곡을 연기하게 하고, 아본의 수호자들을 쓰러뜨리도록 유도한 것은 모두 그가 그럴 만한 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밀레시안인 그에겐 지금의 양산형 용병(?) 밀레시안같은 강력한 신체적 능력은 없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G15에서 그림 리퍼와 브란이 다시 등장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본의 수호자들은 패배한 것이지 소멸한 것은 아닙니다. 하긴 신의 유배지를 지키는 간수들이 신도 아닌 밀레시안에게 소멸당한다면 굴욕도 이만저만이 아닐 테지요. 어쨌든 좋습니다. 셰익스피어의 RP만 해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그에겐 지금의 밀레시안 같은 전투능력은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다만 그보다 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지요. 어째 가운데 귀 뾰족한 게 뱀파이어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쓴 희곡 속의 일을 현실로 일어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가장무도회 신을 연기하는 것과 동시에 타라 왕성의 연회에서 초대장이 날아온 것이나, 본래는 현실의 베니스를 배경으로 무대 위에서 펼쳐져야 할 '베니스의 상인'이 현실의 벨바스트 섬을 배경으로 실제 일어나는 이야기가 된 것은 주목할만한 점입니다. 아니면, 반대일지도 모르지요. 셰익스피어에겐 미래를 예지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가 끈 희곡은 그의 창작일수도 있지만, 그가 본 어떤 미래의 모습을 희곡으로 각색한 것일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그가 아본에서 도망쳐 있느라 희곡을 쓰지 못하는 사이에 현실이 우리를 따라잡았다, 그리하여 희곡이어야 할 베니스의 상인은 현실에 실제 일어난 사건이 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어딘가의 커플이 집안의 반대 속에서 격렬하고 순수한 사랑을 한 끝에 죽어가겠지요. 무대 위가 아니라 현실의 에린에서 말입니다. 급변하는 투아하 데 다난과 밀레시안, 포워르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그 비극의 커플은 종족이 다를 확률이 상당히 높겠습니다. 사실에 근거해 말하자면 희곡을 현실로 만드는 것보단 자신이 본 미래를 희곡으로 쓴다는 쪽이 더욱 설정에 맞긴 합니다. 셰익스피어는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진 밀레시안이었고, 그가 쓴 희곡이 가리키는 미래는 어쩌면 밀레시안의 미래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셰익스피어가 플레이어를 아본으로 불러 자신의 희곡을 연기하게 한 것은 미래의 일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자신이 알게 된 것을 플레이어에게 알려주고, 미래를 바꾸어 줄 것을 기대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희곡을 현실로 만드는 힘은 셰익스피어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본의 강'이라고 표현된 그 잉크에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그 잉크의 힘을 빌어 밀레시안, 아니 플레이어를 소울스트림의 힘이 없어도 불사의 존재로 만들려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구요? 바로 고르반입니다. 이미 잉크에 숨겨진 힘에 대한 설정은 내비쳐지고 있었다. 그걸 고르반의 이야기 속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서명이 적힌 책을 고르반에게 가져다 주고, 고르반은 그 책의 빈 부분을 써내려가 플레이어에게 보내고, 다시 고르반에게 가져가고, 책에 사인을 해 줌으로서 고르반이 다시 그 자신에게 보내줄 자신의 서명이 적힌 책을 완성하는 무한루프의 세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무한루프라는 것은 영원히 반복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무한루프가 성립하기 위해선 플레이어의 존재는 필수 불가결이지요. 그리고 그 잉크에 희곡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한다면 설사 플레이어가 소울스트림이 봉인되고 사망한다 해도 다시 되살아날 수밖에 없습니다. 무한루프의 중심축을 담당하기 위해선 그가, 바로 플레이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희곡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 밀레시안은 영원히 사라질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아직, 확신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만 혹시나 하는 추측이 가능한 정도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8. 결론(終) 밀레시안과 모리안의 대립은 추측의 영역을 넘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셰익스피어의 말대로 미래는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는 여지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전의 글에서도 적었듯이 이 모든 내용은 제작자들이 유저들에게 알려준 설정을 기반으로 한 연구의 일환일 뿐이며, 실제의 설정이나 향후의 이야기 전개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래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 X아 그럼 또 언젠가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生生우동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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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2/02/12 11:31:33 118.33.***.18 po긍정wer
[2] 2012/02/12 14:10:44 218.101.***.7 [3] 2012/02/12 14:37:23 118.36.***.243 너네집강아지 [4] 2012/02/12 19:32:50 219.251.***.146 로사카츠라 [5] 2012/02/12 20:11:55 59.21.***.96 응익0益0 [6] 2012/02/12 20:28:11 222.234.***.58 [7] 2012/02/13 12:22:27 59.31.***.251 [8] 2012/02/13 12:40:39 124.80.***.245 수상한자 [9] 2012/02/13 15:02:28 218.101.***.175 [10] 2012/02/13 17:26:00 110.1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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