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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40210
    작성자 : mm
    추천 : 161
    조회수 : 42125
    IP : 122.254.***.62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2/13 00:26:29
    원글작성시간 : 2012/02/13 00:17:51
    http://todayhumor.com/?humorbest_440210 모바일
    [19]당구여신 차유람
    대한민국 대표 '선남선녀'가 만났다. '당구여신' 차유람(25·한체대)과 '배구얼짱' 김요한(27·LIG손해보험)의 만남, 이름하여 '당구 데이트'다. 

    최근 김요한이 차유람의 경기도 분당 훈련장을 찾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중국 '진웨이 유람컵대회'(15일)를 앞두고 훈련에 한창이던 차유람이 반색했다. '당구와 배구' 종목을 넘어선 크로스오버 데이트를 주선했다.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오가며 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정식으로 만난 건 처음이다. 평생 배구밖에 모른다던 '당구 왕초보' 김요한이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 위해 큐를 잡았다. 친구들과 재미삼아 한두번 당구장에 가본 게 전부다. 국가대표 차유람에게 제대로 한번 배워볼 참이다.

    ▶차유람 VS 김요한 '당구 대결' 

    차유람은 낯을 많이 가린다. 2m2의 롱다리 김요한을 1m63의 왼손잡이 차유람이 난감한 듯 올려다본다. "일단 자세를 아주 많이 낮춰야 돼요." 당구대 높이에 맞춰 허리를 한껏 낮춘 김요한이 고통스러워 한다. "신체조건이 당구와 맞지 않는다"며 툴툴거린다. 가장 기본적인 브릿지(큐걸이) 손 동작부터 정확히 잡아줘야 한다. 차유람이 김요한의 엄지를 잡더니 화들짝 놀란다. "와, 손이 진짜 뻣뻣해요. 부드럽게 휘어져야 하는데 안 휘어요." 강력한 서브, 철벽 브로킹에 단련된 손은 크고 단단하고 강했다. 

    실전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다. 기본자세를 익힌 후 바로 실전에 돌입했다. 김요한의 표정이 돌변한다. "아, 지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김요한이 자세를 잡고 1번 공을 잔뜩 노린다.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낮은 자세 좋고! 눈빛 보니 역시 선수는 선수네." 관전하던 이장수 당구 대표팀 감독이 찬사를 쏟아낸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밀어친 볼이 포켓 속으로 쏙하고 빨려들었다. '선생님' 차유람이 "당구도 배구도 '각'이 중요하잖아요. '각'을 좀 아시는 것 같아요"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자네, 배구 그만하고 당구하지 않겠나." 이 감독의 유쾌한 스카우트 제의에 웃음이 터졌다. "보통 일반인은 준비없이 바로 때려버린다. 선수라 그런지 집중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핸디캡 없는 '진검승부'라면 '국가대표' 차유람에게 일방적인 원사이드 경기다. 나인볼을 한번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 당연히 '초심자' 김요한을 배려했다. 차유람이 찬스볼을 내준 후 표적구인 7번공 앞에 훈련용 '이미지볼'을 갖다놓고 원포인트 레슨을 실시했다. "방금 이미지볼 위치 기억했죠? 아래를 강하게 치세요"하더니 이미지볼만 빼낸다. 힘찬 타구에 7번공이 맹렬히 움직이더니 마법처럼 쏙 빨려든다. "오! 내가 넣고 내가 놀랐어!" 김요한의 탄성이 터졌다. 

    ▶김요한 "1년 후에 다시 붙자!" 차유람 "얼마든지!"

    서먹했던 두 선수가 당구 한 게임만에 친구가 됐다. 차유람은 "누군가를 가르쳐보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김요한 역시 배구 외의 타종목을 배워보긴 처음이다. 국가대표 에이스답게 학습속도가 빨랐다. 김요한은 그저 예쁘장한 당구선수로 알고 있던 차유람의 털털한 매력을 재발견했다. 차유람은 차가운 이미지로 알았던 김요한의 장난기에 웃음을 터뜨렸다. 

    승부욕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프로'들답게 목표도 뚜렷하다. 2012년 김요한의 목표는 최고 연봉을 찍는 것, 차유람의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그러고보니 얼굴도 남매처럼 닮았다. 이름 앞에 따라붙는 '얼짱' 수식어에 대한 고민에도 공감했다. "대학 시절, 슬럼프를 겪을 때면 얼굴로 떴단 말이 듣기 싫어 칼로 얼굴을 긁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는 김요한의 직설 고백에 차유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19세 때 재닛리와의 경기를 통해 갑자기 알려지면서 얼굴만 보는 시선에 대해 삐뚤어졌던 것같아요." 외모에 대한 관심은 부단한 노력 끝에 실력에 대한 인정으로 바뀌었다. 두 선수 모두 "이제는 외모에 대한 관심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차유람과의 맞대결 직후 김요한은 곧바로 리턴매치를 제안했다. "1년 후에 다시 붙죠!" "얼마든지!" 차유람이 도도하게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테니스 선수' 출신 차유람은 배구 서브에 욕심을 냈다. "일반인은 네트를 넘기기도 쉽지 않다"는 김요한의 말에 승부욕이 발동했다. "배구 시구 초대해주세요. 꼭 한번 배워보고 싶어요"라며 눈을 빛낸다. 다음 번엔 차유람이 김요한에게 한수 배울 차례다. 
    전영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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