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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9991
    작성자 : 뀨잉?
    추천 : 7
    조회수 : 8772
    IP : 122.34.***.23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08/20 23:32:26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9991 모바일
    [노잼/반말주의]전역하고 물류창고 3달 일해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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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친도 없고 돈도 없고 직업도 없고 하여튼 다 없어서 음슴체를 씀

    때는 바야흐로 2014년 12월 늦은나이로 해군 2함대에서 23개월간의 국방의 의무를 마친채

    사회로 나온 나는 그간의 삽질과 깡깡이질로 군기빠진 전투병기가 되어있었음.

    복학하려면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알바자리를 찾던 도중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않는

    알바자리가 있기에 냉동물류창고에 지원하게됨.

    택배상하차나 물류창고 썰등을 많이 읽어보긴 했엇는데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못할게 뭐가 있겟나 하는

    군바리 정신으로 3개월 노예각서에 사인부터 했음.

    내가 일하는 곳은 보세창고였는데 이게뭐냐면 해외에서 수입된 냉동/냉장 고기들을 컨테이너째로 부산항이나 각종항구에서

    받아서 냉동실에 보관해놨다가 도매상들에게 트럭단위로 넘기는 중간역할하는 창고였음.

    창고가 집근처에 있어서 작업반장이랑 통화하고 버스타고 3정거장가서 다시 논길같은데로 20분정도 올라가서 

    레미콘 공장같은 큰 건물로 들어갓음

    택배 상하차랑 다르게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데라서 아침에 벌벌떨면서 갔던 기억이남.

    거기서 작업반장한테 얼굴도장 찍고 작업화 작업복 이런거 없이 그냥 면장갑에 반코팅장갑(빨간색칠해진거) 한장씩

    받아서 겹쳐 끼고 우즈벡에서 온 요디르랑 바로 작업시작함.

    지게차가 냉동박스를 테트리트처럼 빽빽하게 쌓아진 빠레트를 싣고 데크앞에 갔다 놓으면 바코드찍는사람이 와서 박스마다

    바코드 하나씩 다찍어서 수량/중량 확인함.

    그리고나서 트럭들이 데크에 뒷문열고 똥고 갖다가 대놓으면 트럭안에 들어가서 빠레트에 차곡차곡 쌓인 박스들을

    안에다 집어넣는 작업을 함.

    큰트럭들은 상관이 없는데 작은 트럭들은 거의 몸을 접어서 일을 해야하기 대문에 허리가 빠개짐

    첫날이라 뭔지 모르고 어리버리하게 있으니깐 요디르가 이거, 넣어. 그냥 이소리듣고 따라하는데

    나는 낑낑대고 들어서 한개 갖다 놓을때 요디르는 3~4개씩 던지면 박스들이 알아서 차곡차곡 꽂힘

    박스 하나당 가벼운건 20kg에서 무거운건 50kg 까지 나가는데 미국산 고기들이 졸라게 무거움

    냉동보관됫던 박스들이라 졸라 딱딱하고 미끄러워서 잡다가 떨어뜨리면 발등아작남.

    또 트럭기사들이 쌓아 달라고 요구하는데 막 6야마 7야마 야마가 아직도 뭔뜻인지 모르겟음

    하여튼 4야마로 쌓아달라고 하면 한층에 직사각형 박스 4개를 서로 맞물리게 쌓아서 2층에는 다시 반대로 

    쌓아서 안쓰러지게 하는 방법임. 줠라힘듬.. 순간적으로 위치 파악해서 한번에 던지듯이 갓다 놔야지

    아니면 팔꿈치랑 허리가 박살나는 것처럼 아픔 ㅠㅠ

    처음에 한 3시간정도 햇나 하고 허리피고 시계한번 봣는데 30분지났길레 진지하게 죽을 것 같앗음. 군대삽질은 

    비교가 안됨. 역시 사회란 무서운 곳이였음.

    그래서 언제 튈까하고 눈치보고있엇는데 요디르가 눈치까더니 누룽지 사탕하나 주면서 특유의 우즈벡 어조로

    와이프 있냐고 물어보더라. 자기는 딸 3개에 아들 2개있다고.. 그 말에 식충이 아들내미 이 나이 먹도록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 생각나면서 등록금이라도 벌어야겟다는 생각으로 독하게 맘먹고 오전을 버팀.

    밥은 구내식당에서 꽁짜로 줫엇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맛있엇던것 같았음. 아침을 안먹엇엇는데

    레알 저혈당이 뭔지 체감햇엇음. 다음날부턴 살려고 일부러 30분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부터 고봉밥 두그릇씩 먹고 나감.

    그렇게 밥 후딱먹고 휴게실 같은데에서 아무렇게나 퍼질러서 잠. 점심시간 끝난 줄도 모르고 자고있으니깐

    작업반장이 소리질르는 소리에 깨서 갔더니 요디르가 혼나고있음. 아마도 나 관리안햇다고 그러는것같앗음.

    이게 기본적으로 2인 1조로 하는건 데 한 사람 페이스가 떨어지면 같이하는 사람이 엄청힘듬.

    그땐 몰랏엇는데 나중에 숙달됬을 때 처음하는 사람들 데리고 하려니깐 괜히 빡치면서 더힘들엇음.

    오후에는 미안하기도 해서 진짜 무협소설에 보면 진원진기같은거 막 근력,지구력이 아니라 생명력으로 

    속도 따라가면서 하니깐 러너스 하이가 옴. 여기서부터는 힘들다기 보다는 졸림. 힘을 막 쓰고 한겨울에 땀뻘뻘흘리는데도

    생각이 없어지고 무의식 상태로 접어듦.. 

    첫날에 그렇게 끝나고 집에와서 파스사서 등이랑 손목에 붙이고 자려니깐 인력소 사장님한테 전화와서

    일잘한다고 칭찬받아서 뿌듯햇음.

    이렇게 한 한달정도 하니깐 나름 근력도 생기고(헬스 5년째 했지만 이때 생긴 근육은 다른 근육임) 지구력도 좋아져서

    여유가 생김. 막 처음하는 사람들 가르쳐주고 사람들이 막내야 막내야 부르면서 잡일시키는 것 까지 대충 처리할정도로...

    전역하고 이틀만에 물류창고와서 등록금벌려고 일한다니깐 다들 기특해해주시면서 상당히 잘해주심.

    첨엔 일안한다고 눈치 줫었는데 하다가 도망가거나 막 요령피우면서 다른 사람들 힘들게 하는 사람들 보니깐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 입장이 이해가기도 하고 친해지니깐 나이가 40~50대이신 분들이셧는데 다들 엄청 순수해서 깜놀함.

    2달째 넘어가니깐 에이스 소리 들으면서 정신없이 박스를 날리고 있엇는데 왠 40kg도 안될 것 같은 내 또래 애가

    왔었음.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 나이가 많아서 젊은 사람은 오랜만이여서 말걸면서 친해질려고 하고있엇는데

    얘가 힘을 못씀.. 박스 2개 나르고 다리 후들후들거려서 좀 불안하다 싶엇는데 다리 풀려서 트럭이랑 데크 사이에 틈에

    발걸려서 넘어짐 ㅠㅠ  허벅지쪽이 찢어져서 바로 병원실려감...

    체중 60kg 이하이신 분들은 돈많이 준다고 해도 안하셨으면 좋겟음.. 힘든게 문제가아니라 힘들면 주의력이 떨어져서 

    다치는 걸 많이봄... 아니면 하다가 도망가거나... 나도 도망 갈 뻔 했지만...ㅋㅋ

    3달 가까이 해서 500정도 모아서 그동안 용돈 50정도 쓰고 나머지는 어머니 다 갖다 드리니깐 좋아하시는 모습보고

    엄청 뿌듯햇음.

    남들은 하루하고 후기올리고 하는데 솔직히 이틀째 까지가 레알 헬이고 그다음부터는 진짜 인간의 위대함을 느낄정도로 적응됨.

    그래도 지금와서 다시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음ㅋㅋ


    세줄요약

    1. 전역하자마자 깡으로 물류창고 3달동안 일함.
    2. 돈 버는게 쉽지가 않다.
    3. 부모님께 효도합시다.







    출처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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