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이 하나도 없어도 댓글이 하나도 없어도ㅜㅜ 그냥 2화 갑니다ㅜㅜㅜㅋㅋㅋㅋ------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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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고는 남녀공학이었지만 학습분위기를 위해서인지 남학생 여학생이 각반을 쓰게끔 되어있는 구조였다.
1,3,5반 등 홀수반은 여학생로, 2,4,6 등 짝수반은 남학생들로 격층 형식으로 되어있었다. 여학생만 쓰는 교실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남학생들도 쉬는시간에 들릴수있기때문에, 그런지 교실은 범죄 발생시 현장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대도 불구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큼지막한 TV와, 워터쿨러를 이용한 칠판, 천장에 달려있는 최신식 에어컨 등이 이 학교의 학생들의 생활수준을 말해주는듯 싶었다.
이유영. 동료 형사들의 말에 의하면 죽은 피해자는 올해 18살로 소위 말하는 명문대 입학코스를 밟고있는 인텔리라고했다. 현장 이유영학생의 책상에는 자필로 추정되는 유서 한장이 있었고 사인은 약물에 의한 중독사.
여느 여고생과 마찬가지로 군것질을 좋아했고, 친구들과 수다떨기를 좋아했으며, 그 또래 여자애들처럼 문학도 좋아했다는 학생의 죽음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김팀장이 타살이라고는 했지만 그 어떠한 물증과 심증도 꺼내지 않아 우선은 믿지 않기로 했다. 교탁에 있는 학생부의 피해자 학생 사진을 보았는대 갑자기 울컥 마음이 울렁였다.
다시 교무실로 내려가 담임교사와의 면회를 시작했다. 어수선한 교무실의 한켠에 앉아 대화하기에는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 불안해보여 양호실로 이동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교사의 얼굴에는 왜 하필 자신의 학생에게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원망하는 기색이 스쳐보였다.
"우선 선생님 학생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정민희라고 밝힌 담임교사는 자신이 끓여온 커피를 응시하며 고개를 힘겹게 끄덕였다.
"다시 생각하시는게 힘드실거라 생각하지만 다시 한번 어제 선생님 수업시간에 일어난일을 말해주십시오"
첫만남때부터 지금까지 눈을 내리깐 채 민주를 대하던 선생이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었다.
오늘같은 날이 아니라면 매일 방긋 웃고다닐것같은 인상의 그녀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것 같은 표정을 짓고있었다.
"아까 김차영씨라는 분한테 다 말씀드렸는대요"
지방청에서 이미 증언을 확보해 간 것 같았다. 형사일을 하다가 이럴때면 가슴이 아파온다. 피해자의 지인에게 목격담을 말해게하는일, 그것도 같은 말을 다시 하게 만드는 일 말이다. 범죄도 범죄지만 사람들을 상대하는일도 많이 때문에 언제나 형사계 사람들은 저자세로 많은 증언을 이끌어내려 노력한다.
"그 분은 저랑 소속이 다르셔서 그런대 정말 죄송하지만 한번만 더 말씀해 주십시오. 최대한 자세하게 말입니다."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그녀앞에 두고 그제야 커피를 한모금 했다. 적당히 식어버린 커피를 한모금에 다 마신 후 조용히 말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어제 오후 4시가 넘어서쯤이었요, 수업 초반이었으니까. 8교시 영어시간이었어요. 우리학교는 정각에 수업시작해 50분이 끝나고 10분쉬고 다시 정각에 수업을 시작하는 시스템이라 기억을해요."
피해자는 교실에서 즉사했다는 말이 된다. 범인의 어렴풋한 형체가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의 모습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남학생인지 여학생인지, 지금 내 앞에서 말하는 이 선생일지도 모른다.
"정선생님 본인 반의 수업이었죠?"
"네."
"2반의 학생은 총 몇명입니까?"
"딱 30명이예요."
30명이라. 타살일 경우 그 이상의 범인의 수도 생각해야 된다. 여린 여고생을 죽일만한 동기는 여학생일 경우는 성적에 의한, 혹은 이성문제에 의한 질투. 남학생일 경우 새파란 치정에 의한 객기가 아니었을까.
"유서가 발견된건 아시죠? 주변 증언에 의하면 이유영 학생의 필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과수로 유서와 시신을 보냈으니 내일중으로 필체감정과 사인이 밝혀질겁니다."
"그렇군요."
언제부터였는지 그녀의 뺨에는 굵은 눈물이 흐르고있었다. 못본척 다시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께서는 자살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유가 없잖아요."
"최근에 원한을 살만한 사건이 있었습니까? 이성문제라든지 아니면 평소에 사이가 안좋았던 친구와의 마찰이라든지."
"우리학교는 남학생 여학생의 접촉은 등하교 때도 관리할 만큼 철저해요. 성격도 착해서 유영이를 미워하는 친구는 없는 걸로 알고있어요."
담임도 부정할만큼 이번 사건은 자살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아무리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이라 할지라도 하루아침만에 나쁜마음을 먹고 본인의 목숨을 버릴만한 이유가 있었을까. 생활기록부에서도 피해자 학생의 모습은 흔히 말하는 인기좋은 모범생의 모습이었다.
"5월 말이었지만 더운 날씨에 여자애들은 생수병이나 녹차병, 또는 텀블러 같은곳에다가 물이나 녹차를 넣어서 수업시간에 마셔요, 어제도 그랬죠. 유영이는 검은색 플라스틱 텀블러를 쓰고있었어요."
그녀 뒤의 창문에는 어느새 비가 그치고 해가 비치고 있었다.
"교재를 펼치고 긴 영어 문장을 지원이에게 소리내 읽어보라고 시켰을때 였어요. 갑자기 유영이가 머리를 쿵하고 책상에 받는거예요, 그때 소름이 쫙 끼쳤죠. 유영이가 책상에 엎드리기는 커녕 수업시간에는 조는 모습조차 볼 수 없었으니까 말이예요. 뭔가가 잘못 됐다고 느꼈죠."
"텀블러 안의 내용물을 마신 직후였습니까?"
"그건 모르겠어요, 저도 지원이가 읽는 내용의 발음이 맞는지 틀린지 확인하느라 책을 보고있어서, 소리만 들었죠."
"내일은 정상수업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3반 학생들의 조언이 필요하니 미리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네..."
그때 아침에 마주쳤던 체육복입은 학생의 모습이 떠올렸다.
"아참, 아침에 학교에 등교했던 학생을 보았는대요, 이름은 정확히 못보았지만 명찰이 노란색이었습니다. 무릎아래로 내려오는 치마에 실테 검은색 안경을 쓰던대... 누군지 아십니까?"
"노란색이면 2학년이겠네요, 누군지도 저도 잘모르겠네요."
하긴 남녀 포함 24반이 넘는 학급 학생들의 얼굴을 기억하는것이 쉬울리는 없다.
"그때 피해학생의 상태는 어땠습니까?"
"눈동자는 멈춰있었고 입에는 약간 거품이 흘러나왔어요, 코에 귀를 들이댔지만 숨소리가 들리지않아 바로 119에 신고했어요."
여선생치고는 차분한 대응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 교실이나 복도에 CCTV가 있습니까?"
"아뇨, 교장선생님 지시로 1층 현관과 교문에만 카메라가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때였다. 양호실 약품의 수납공간으로 보이는 캐비닛위의 괘종시계가 4시를 알리며 종을 울렸다.
24시간 전에 바로 위층 학생이 죽었다. 자살이라고해도 타살이라해도 그것은 비극이었고 진실을 밝혀내야한다. 정선생도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 말없이 괘종시계만 바라보았다.
"피해학생과 가장 가깝게 지내던 학생들을 알고싶은대요."
다음날 아침, 맑게 갠 하늘아래 민주의 차가 다시 교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어제과는 달리 여러 학생들이 학교로 향하고 있었고 선생의 말처럼 주변의 선도교사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학생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학생들은 어제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관심이 없는지 삼삼오오 히히덕대며 걷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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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끝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