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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9730
    작성자 : 에메넬
    추천 : 0
    조회수 : 2942
    IP : 112.144.***.3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8/12 16:01:50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9730 모바일
    오늘의 단어 -개판오분전?
    옵션
    • 창작글
    i2758725760.jpg
    [이말년 씨리즈 中]


    우리는 살면서 '개판'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개'하면 당장 떠오르는게 위의 짤같은 개(犬)인 만큼, 요즘들어 개판을 犬판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가만히 어원을 생각해보자면 왜인지 개가 犬인 것은 절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찾아보면서 어떤 역사칼럼니스트는 '계불의식'의 '계불'이 '개뿔도 모른다'의 '개뿔'로, '계불의식의 장'이 '개판'으로 변형되었다고도 하는데, 이는 나에게 있어 만족스런 답은 아니였다.
    한번 사전을 찾아보자.


    사전에 나와있는 '개판'은,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 1. 어떤 일이나 상태가 몹시 무질서하거나 또는 사람의 행동이 버릇없고 난폭한 것을 이르는 속된 말.

    우리가 평소 알던 그 뜻이다.
    그렇다면 어원은 어떨까.
    사전에 등재되있는 것은, '개판'의 어원이 '개' + '판' 이라고 한다.
    각각 어떤 '개'와 어떤 '판'이 합쳐졌을까.

    우선, '판' 부터 찾아보자.

    • 1. 일이 벌어지고 있는 자리 또는 그런 장면.
    • 2. 책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 3. 한국 성씨 중 하나.
    • 1. (일부 명사에 붙어) 책이나 상품에 쓰이는 종이의 일정한 길이와 규격이라는 뜻을 더한다.
    • 2. (일부 명사에 붙어) 책, 신문 따위를 인쇄하여 펴낸 것이라는 뜻을 더한다.

    '판하다'가 뭔지 몰라서 찾아보니,
    1. 끝없이 판판하고 너르다. 2. 시원하고 깨끗하다. 3. 아주 환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개판'과는 의미가 영 딴판이므로 이건 아닐테다.

    나머지 다섯 중에서 골라보려면, 명사 1번 뿐이 후보가 없다.
    책과는 아마도 관련이 없겠지.
    여기까진 우리의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럼, 문제의 '개'로 넘어가보자.

    • 1. 강이나 내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
    • 2.  (학명: canis familiaris 갯과 포유류의 가축.
    • 3. 윷놀이에서 일컫는 말로서 윷가락의 두 짝은 엎어지고 두 짝은 잦혀진 경우.
    • 1. 물건을 하나 하나 세는 단위.
    • 1-1 (일부 명사에 붙어)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더한다.
    • 1-2 (일부 명사에 붙어) '헛된', '쓸데없는'의 뜻을 더한다.
    • 1-3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에 붙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한다.
    •  개고생개망신개판
    • 1 (몇몇 동사에 붙어) '사람' 또는 '간단한 도구'의 뜻을 더하고 명사를 만든다.

    이 중에선 접두사의 '개' 정도가 그나마 '개판'이랑 비슷하다.
    게다가, 친절히 '개판'의 '개'가 접두사 1-3의 '개'라고 링크까지 걸어놓았다.
    나눠서 봐도 어느정도 '개판'과 뜻이 통하는 면이 있다.


    일단, '개판'의 어원은 알아냈다.
    그럼, 왜 '개판'이라고 하지 않고 '개판오분전'이라고 하는 것일까.
    이미 상황이 개판인데 말이다.
    문제는, '개판오분전'의 '개판'은 위의 '개판'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판오분전'은 다섯 글자 모두 한자인 한자문구다.
    이 중, '오분전'의 해석은 거의 모든 사람이 五分前(5분 전)이라고 해석하는데 동의한다.
    또한, '판'도 板(널판지 판)자 라는 것에 동의한다.
    板은 장판(시장 할 때 그 장)등으로 위에 나온 '판'과 같은 쓰임새로 사용된 예제가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개'가 무슨 한자냐는 것이다.
    후보가 될만한 한자는 두 개가 존재한다.

    1. 開
    스펀지나 기사등에서 소개됬던 일화를 다시 소개해보자.

    6 25 전쟁당시 많은 피난민들이 낙동강아래로 피난하여 
    한국의 모든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모여있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지금의 부산 국제시장이 피난민들의 집결소가 된 것이지요.
    당시 피난온 사람들을 위해 밥을 배급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밥을 준비하고 다되어 가는 밥솥 뚜껑을 열기 5분전에

    "개판오분전"이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그러면 배고파 굶주린 피난민들은 밥을 배급받아 먹기위해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개판오분전이란 밥솥뚜껑을 열기 5분전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확실히 피난민은 부산으로 몰렸을테고, 밥을 배급했던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일화는 뭔가가 어색하다.
    일단, 왜 하필 '개판'이라 외쳤나?
    이 일화에 따르면, 지성수준이 낮을 수 밖에 없는 대중에게 밥을 나눠준다며 '開板'한다고 외쳤다는 것이다.
    한자를 알아들어도 '밥을 나눠주는 것을 시작할 때가 5분 남았다'는 것을 알기 까지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개판'이라 하면 몇 명이나 알아듣겠나.
    나라면 그냥 "5분 남았습니다!"하고 외치겠다.

    게다가, 5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먼저 밥을 배급받기 위해 몰려드는 피난민들을 상대로 5분간 성공적으로 밥을 지을 수 있을까.
    수준있는 경비가 있다면 모를까, 전쟁이 나서 굶고 있는 와중에 질서가 지켜질리가 없다.
    사실 경비가 있었다면, 그렇게 개판이 되지도 않았을거다.


    2. 改
    씨름에는 '改板'(고칠 개, 널판지 판)이란 용어가 있다.
    대한씨름협회에 따르면, 이는 '씨름한 결과가 누가 이기고 누가 짐이 없이 같이 넘어진 것'을 의미한다.
    '개판' 판정이 나게 되면, '우리 쪽이 이긴거다. 내가 똑똑히 봤다.'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진짜 개판이 된다는 것.
    이 때 '改板'은 재경기를 의미하고, 질서가 바로잡히고 나서야 경기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므로, 개판인 상황은 改板할 때가 아니라 改板하기 5분 쯔음 전이기 때문에, 改板五分前이라고 쓰게 됬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를 더 신뢰한다.
    나무위키에선 전자는 민간어원, 후자를 진어원이라 적어놨지만, 난 그와 별개로 신뢰성이 후자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전자의 일화에 모순이 보이는 것 등의 여러 요소로 인해 전자의 신뢰성이 너무도 떨어지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어찌되었건, 유력한건 위의 두가지 설이다.
    사실, 개가 開인지 改인지는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건, '이미 개판인데 왜 개판 오 분 전이라 하는거지?' 하는 궁금증과, 개(犬)판이라고 알고 있던 몇몇 사람들의 잘못된 지식을 고쳤다는 것 정도가 되겠다.
    출처 http://ssireum.sports.or.kr/page.htm?mnu_siteid=ssireum&mnu_uid=123&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id=177667259002326&story_fbid=580203518748696
    https://namu.wiki/w/%EA%B0%9C%ED%8C%90%205%EB%B6%84%20%EC%A0%84?from=%EA%B0%9C%ED%8C%90%EC%98%A4%EB%B6%84%EC%A0%84
    에메넬의 꼬릿말입니다
    미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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