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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9498
    작성자 : 성성2
    추천 : 28
    조회수 : 3293
    IP : 115.94.***.142
    댓글 : 86개
    등록시간 : 2015/08/05 11:28:3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9498 모바일
    괴력의 와이프 이야기
    옵션
    • 창작글
    와이프는 중학교 때 '테니스가 배우고 싶어요' 라는 말과 동작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애들과 어울려 축구시합하는 모습을 본 테니스부 
    코치님은 너는 한국의 '마르티나 힝기스'가 될 수 있다며 와이프에게 테니스의 길을 걷게 하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단호하게 '너의 실력은 힝기스가 될 수 있겠지만, 외모는 절대 알프스 소녀 힝기스가 될 수 없어! 괴력의 이천 쌀가마 소녀면 몰라도...'
    라고 말했다가 엄마를 닮아 건강한 아들의 건강한 황금색 변이 들어있는 하기스 기저귀로 맞을뻔 했다. 

    내가 연애할 때부터 지금까지 등, 뒤통수, 엉덩이 등을 맞으며 파악한 것은 라켓을 쥐어잡던 악력에 나오는 파워와 도저히 때릴 수 없는 각도에서도
    때릴 수 있는 유연한 손목 스냅, 그리고 멀리 있어도 달려와 가격하는 순발력이 있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남자답게 힘에는 힘으로 와이프에게 
    대적했지만, 불가항력은 이럴 때 쓰는 단어라는 것을 몸으로 배운 이후로 와이프에게 감히 반항하지 않는다. 
    그리고 요즘은 와이프에게 두 가지 부탁만 한다. 1. 때린 데 또 때리기 없기 2. 풀 스윙 금지 
    그나마 아들이 태어난 이후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그런지 때리는 나를 횟수는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얼마 전 전기 코드를 
    가지고 노는 아들에게 손목 스냅으로 엉덩이를 톡톡 쳤을 뿐인데 휘청거리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풀스윙으로 몇 대 맞으면 아들은 '저 앞으로 매는 아빠한테만 맞을래요!' 그러겠지.

    그리고 나는 왼손잡이 와이프를 랜디 존슨이라 부르곤 한다. 랜디 존슨을 잘 모르던 와이프는 내게 물었다.

    "랜디 존슨이 누구야?"

    "응. 미국 메이쟈리그의 전설적인 투수야. 너처럼 키도 크고 왼손잡이지."

    "칭찬이야?"

    "그럼 칭찬이지! 공 던지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칭찬이야."

    "그런데 비교하려면 꼭 남자로 해야 해? 남자 말고 여자는 없어?"
    잠시 와이프와 비교할 만한 여자를 생각해봤다. 딱히 떠오르는 선수가 없었다. 

    "없어. 그냥 랜디 존슨 해."

    잠시 후 랜디 존슨을 핸드폰으로 검색한 와이프는 내게 달려와 목을 졸랐다. 순간 와이프와 비교할 만한 여자 운동선수가 떠올랐다.

    론다 로우지....

    와이프는 주로 집에서 나와 둘이 있을 때 인크레더블한 괴력을 선보이는 데 아주 가끔 의도하지 않게, 많은 사람이 있는 외부에서도 선보이기도 했다.
    얼마 전, 집에서 가까운 모 쇼핑몰에서 구매자를 대상으로 원판을 돌려 경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영수증을 각각 한 장씩 나눠 들은 우리는 최소 3등 상품인 '부직포 가방이라도 하나 받아보자' 라는 마음으로 긴 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우리의 
    차례가 왔다. 내가 먼저 1등 경품인 상품권이 나오길 전 우주에 간절히 기원하며 힘차게 돌렸건만, 결과는 '꽝' 이었다. 
    뒤에서 와이프와 아들이 비웃고 있었다. 

    "오빠, 그리고 삼삼아 잘 봐! 내가 엄마의 힘을 보여줄 게."

    한 손에 아들을 안고 있는 와이프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원판을 힘차게 돌렸다. '최소 부직포 가방!' 을 마음속으로 외친 랜디 존슨, 아니 와이프의 
    투구 동작은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이었다. 

    그리고 와이프의 손에서 떨어진 원판은 지지대에서 빠져나와 허공에서 몇 번 회전한 뒤 바닥에서 데구루루 구르고 있었다.

    "아.. 저것이 한 손에 아이를 안은 랜디 존슨 아니 엄마의 힘이구나..."

    행사를 진행하고 있던 요원들은 그때까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와이프를 향해 꺼낸 첫 말은

    "어...어.. 어머니..이러시면..."

    와이프는 "저희 남편이 돌렸을 때부터 이상했어요.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나는 마음속으로 '힘이 있죠.. 당연히.. 원판이 벽에 박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나를 바라보는 와이프의
    애처로운 연약한 주부 코스프레 눈빛에 "네. 제가 돌렸을 때 부터 약간 이상했어요."라고 거짓말을 했다.

    와이프의 괴력으로 행사는 원판 돌리기 행사는 강제 종료 되었고, 다행히 구슬 뽑기 행사로 대체 되었다. 
    만일 그대로 그날의 행사가 종료 되었다면 뒤에 기다리셨던 분들에게 엄청 죄송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은 와이프에게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라며 3등 상품 부직포 가방을 하나 줬다. 하지만 정작 당황하고 놀란 표정은 자신들이 더 짓고 있었다. 

    "부인.. 우리 저 원판 기념품으로 달라고 할까? 어차피 부서져서 못 쓸 거 같은데. 승리의 전리품으로 벽에 걸어두자."

    분노한 랜디 존슨의 빈볼이 내 등에 날아왔다. 

    와이프는 올해 추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해마다 고향에서 추석 읍내 잔치 때 여성 팔씨름 대회가 벌어지는 데 작년에 처음 출전한 
    와이프는 1등을 할 수 있었음에도, 2등 상품이 더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고의로 2등을 했다. 
    그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그 아줌마 손목 힘 별로던데, 시장 상품권보다 쌀이 더 필요해서 그냥 져 드렸어.'
    라고 말한 게 새삼 기억이 난다. 남들이 말했다면 핑계였겠지만, 와이프에게서는 힘 있는 자의 여유에서 나오는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디어 올해 와이프는 삼삼이에게 '강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우승을 목표로 출전을 결심했다. 
    이미 집에서 충분히 강인한 아니 진노한 헐크 같은 어머니 모습을 항상 보여주고 있는데...

    "그동안 삼삼이 키운다고 육아에 전념했는데, 괜찮겠어?. 그 아줌마들은 평소 생업에서 근육을 쓰는 분들인데...."

    "애 키우는 게 더 힘들어. 그리고 삼삼이 몸무게 알지? 나는 쟤를 한 손으로 컨트롤이 가능해.'

    추석 때 서울에서 괴수가 내려가는 것을 모르고 여성 팔씨름 대회에 참여하실 아주머니들이 세렝게티 초원의 초식동물 임팔라같이 여겨져
    갑자기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왕에 출전하는 거 여성 팔씨름도 하고 수염 붙이고 남자 씨름 대회도 한 번 나가보면 어때? 내가 봤을 때 최소 준우승은..."

    신인 시절 제구력이 좋지 않던 랜디 존슨은 1994년부터 파워와 제구력을 갖춘 완성형 투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우리 와이프는 랜디 존슨과 비슷하게 신혼 초 힘으로만 승부를 겨루려는 전형적인 파워 피처였다. 하지만 임신을 하면서 힘 조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삼삼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피해서 나를 맞추는 제구력이 생겼다. 

    수염 없는 완성형 랜디 존슨 주부가 된 그녀가 내게 뽀로로 나팔을 던졌다.

    그리고 난 비둘기가 되었다. 푸드드득...
    출처 저는 와이프의 외모에 반해서 결혼했습니다.
    와이프는 미녀입니다.
    게다가 성격도 좋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성성2의 꼬릿말입니다
    삼삼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마당에 스프링이 휘어진 상태로 고장 난 목마가 있었다. 항상 그것을 볼 때마다 애들이 좋아하는 건데 좀 고쳐놓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제 황금 같은 유급 휴가를 맞아 아들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을 때 아이들이 고장 났던 목마를 타고 놀고 있었다.

    '드디어 고쳤나 보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삼삼이가 ''아빠' 하고 외치며 달려 나왔다. 
    내가 아이를 안고 가려는 데 선생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저 목마 보이시죠? 저거 원래 고장 났던 건데 삼삼이 어머니께서 고쳐 주셨어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저 목마 스프링이 휘어져서 그동안 애들이 못 탔는데, 삼삼이가 계속 타겠다고 고집부리니까 어머님이 그 자리에서 고치시더라고요,"

    "어떻게요?"

    선생님은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힘으로요." 

    이게 바로 모성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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