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않은 둘만의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시간이 흘러 말차복귀를 하게되었다.
복귀하는 날이 평일이라 그녀는 학원에 출석했고, 핸드폰을 집에 두고 가느라 그녀와의 인사는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전화로 해야했다.
부대에 복귀하고 시간이 지나 나에게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역날이 다가왔다.
전역신고를 마치고 소대원들과 작별인사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렇게 소대원들과 인사를 마치고 군생활 기간동안 단짝과도 같았던 부소대장과 인사를 나눴다.
"충성! 부소대장님 그동안 챙겨주시고 감사했습니다. 올해는 장기복무 합격하시길 빌겟습니다."
"그래 너도 지랄맞은 내밑에서 비위맞추고 하느라 고생했어. 가끔 생각나면 연락하던가."
"알겠습니다. 나중에 결혼식 청첩장 꼭 보내주십쇼."
"그래 임마 수고했다. 잘가라."
"충성!"
"충성."
부소대장과 얘기를 마치자 전역자들을 터미널까지 태워주는 운행하니 지휘통제실로 집합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버스에 탑승하고 동기들과 서로의 전역을 축하했다.
터미널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하면서 문득 그녀에게 아직 연락을 안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기왕 연락안한거 그녀의 학원앞으로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마침 그녀가 학원을 마치는 시간이 12시쯤 이였고, 내가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시간은 11시였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동기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지하철로 강남으로 이동했다.
그녀의 학원앞에서 서서 기다리는 동안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으러 이동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다 나를 신기하게 봤다.
잠시뒤 수업을 마치고 그녀가 학원을 나왔다.
나는 숨어있다가 집으로 향하는 그녀를 따라가 붙잡았다.
"저기요 아가씨. 얘기 좀 해요."
"아 아니 바ㅃ....어? 뭐야 어떻게 왔어?"
나를 발견하고 놀란 그녀가 놀란토끼처럼 나를 보았다.
"어떻게 오긴 너 보려고 전역하자마자 달려왔지."
"뭐야 그럼 나한테 전역신고 같은것도 해주는거야?"
"아...아니...그러기엔 지금도 충분히 시선집중인걸..."
"그래 그럼 봐줄게. 밥이나 먹으러 갈래? 고생했으니까 밥사줄게"
"오 그러면 나 비싼거 먹는다?"
"피...그러시든가."
군복입은 내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하는 그녀와 손을 잡고 점심을 먹기위해 돌아다녔다.
아침도 안먹고 나왔지만 그녀와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다.
그녀와 얘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
그렇게 30분동안 얘기만 하며 걷다가 결국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씩 사들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밥은 그냥 동네가서 먹자."
"그래 근데 너 배안고파? 아침도 안먹고 왔다며.."
"하하..그렇긴한데 이상하게 배가 안고프네."
그렇게 우리는 집에 도착할 때 까지 얘기를 했다.
얘기를 하는동안 그녀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를 보고있자니 호수보다 깊었고, 밤하늘의 별보다 아름다웠다.
그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때, 또 내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어줄 때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동네에 도착해 그녀가 이끄는 곳을 따라 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주문한 식사가 기다리는 동안에도 우리의 대화는 끊이질 않았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 중에는 피자도 있었는데, 잠시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내가 피자 터프하게 먹는거 보여줄게."
나는 피자를 보고는 장난끼가 발동해 그녀에게 말했다.
"피자를 터프하게 먹어? 어떻게?"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잠시후 피자먹는 내 모습을보고는 박수까지 치면서 웃었다.
"아니 어떻..푸흡...어떻게 그렇게 먹을 생각을 했어?"
"흐흫 그냥 전에 어디서 봤어."
"또 해봐 동영상찍어놓고 입맛없을때 보게."
"아니 그걸 왜..."
"해줘 응? 해줄거지?"
슈렉에 나오던 장화신은 고양이의 눈빛과 같은 그녀의 눈을 보고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동영상에 찍히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리고 잘나와야 한다는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그후로도 나는 3쪽의 피자를 더 먹어야했다.
그때는 그녀가 원하는 것들은 뭐든지 다 해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영원할 줄 알았다.
그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