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이 일어나고 나서 서로가 사과를 다 한 상황에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론적으로는
남자라면 그리고 불안형 일수록 상대가 웃으면서 상황이 마무리 되길 원해요
여자일수록 상대가 우울한 표정을 지은채로 상황이 마무리 되길 원해요
남자가 웃으면서 상황이 마무리 되길 원하는 이유는
남자는 기본적으로 여자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심리가 유전자적으로 있어요
그러니까 내 아내가 내 아이를 양육 할 동안 먹이(?)를 구해오고 집안에 도움이 되려는 본능이 있거든요
이런 본능이 없었다면 인류는 멸종했겠죠
남자가 재력을 과시하고 여자에게 선물을 주려는 것도 이런 맥락인거고요
그러니까 짧게 말하면 제가 두세번 오유 글쓰면서 언급했던 말인데
여자들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중요하고
남자들은 내가 여자에게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여자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상황이 종료되게 되면
"나는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한심한 남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요
그래서 웃으면서 상황이 마무리 되길 원하는거죠
불안형은 당연히 웃으면서 상황이 마무리 되야 "우리 사이는 문제 없어 괜찮아" 이런 안심을 하게 되요
반면에 여자들은 남자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상황을 마무리하길 원하는 경우가 있어요
왜냐하면 여자들은 사랑받는다는 느낌도 중요하고 내가 이 남자에게 공감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뭐가 미안한데?" 라는 대표적인 말은 "공감을 해달라"는 말이예요
따라서 남자가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우리가 싸워서 내가 지금 기분이 나쁜 것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고 미안해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반면 그냥 웃고만 있으면 "진심으로 나한테 미안해하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보통 고민을 들어 줄 때 남자들은 해결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는 경향이 있고
여자들은 내 고민 자체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건 다들 아실텐데
이거랑 짓는 표정이랑도 비슷한거예요
웃는 표정은 해결책인거고
우울한 표정은 공감해주는 과정인거죠
그리고 회피형은 기왕이면 웃는 표정이 좋긴해요
왜냐하면 상황이 이제 완전히 종료되었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그러나 표정보다 더 중요한게 있어요
...무슨 표정을 짓던 그냥 상황이 빨리 끝나길 원해요
불안형과 회피형이 싸웠을 때
회피형들은 그냥 "아 진짜 짜증나네. 됐다 내일 이야기하자" 이런 식으로 대화를 짤라요
이 사람들이 좀 말을 이쁘게 하는 습관이 있어서 "일단 내일 이야기해 ^^" 라고 카톡을 보내면 또 모르겠는데
그런 습관이 없고 말을 좀 안 이쁘게 하는 습관이 있다면 저런 식으로 말을 해요
이 때 회피형의 심리는 상대에게 지금은 화가 났으나 이걸로 뭐 보복이나 나중에 또 뭐라 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냥 내일 상큼하게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즐겁게 대화하고 싶은거예요
불안형들은 이런 식으로 대화가 끝나게 되면 표정이 보이던 안 보이던
여자가 뭔가 기분이 여전히 안 보이므로 계속해서 풀려고 해요
이렇게 찝찝하게 마무리하면 불안해서 오늘 밤에 잠 못자죠
그러니까 "웃는 표정" 상태로 이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고 하죠
그래서 뭔가 더 말을 이어가죠
그러면 회피형들은
"상대가 아직도 안 끝내고 나에게 계속 시비를 건다. 공격을 한다. 비난을 한다"
이렇게 받아들여요
그러니까 불안형은 화해의 뜻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상대가 웃으면서 좋게 마무리 되길 바라는건데
회피형은 다 필요 없고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은데 상대가 안 끝내니까
자신의 의사를 무시하는거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거고 결과적으로 시비를 거는거죠
그럼 계속해서 말을 짜르려고 해요
이 정도 상황에 이르게 되면 불안형이 심리학과 교수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논리적으로 말을 해도 상대를 설득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어쨌든
그러면 불안형은 더 말을 하게 되요 더 불안해지니까요
그럴수록 회피형은 더 화가 나게 되는거죠
그리고 여기까지 이른다면 상황이 어떻게 종료가 되든 둘 다 불만이 남아요
불안형은 서운한 감정이 여전히 남고 불안한 감정이 더욱 증폭되죠
더더욱 다음에는 확실히 말을 해야겠어 하고 다짐해요
회피형은 더더욱 다음에는 확실히 이런 언급하는 상황을 피해야겠어
서로 굳은 다짐을 하게 되죠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좀처럼 극복하기 힘든 문제예요
굳이 애착 유형을 공부 하지 않더라도
상대가 어떤 심리고 어떤 기분이고 어떤 감정인지 왜 그러는지
그러니까 "배려"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하면 되요
저는 연애 문제의 많은 부분들은 "대화"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둘 다 노력해야 되요
한쪽만 다 맞춰주기엔 감정소모가 너무 심하거든요
성격적으로 내가 못 하겠으면 뭐 다른걸로라도 보상을 해줘야 되요
그러나
한쪽이라도 노력하는게 둘 다 안하는거보다는 낫겠죠
서로 감정이 좀 격한 상황에선
아 상대는 저런 의도구나 하고 의도를 좋게 받아들여주고
내가 이렇게 해주면 좋겠지? 해서 상대가 원하는 방식대로 좀 맞춰주고
서로 분위기 좋고 사이 좋을 때
나는 이런 의도로 이렇게 하는거야 하고 좋게 설명을 해주면 되요
그냥 문득 떠올라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