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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7869
    작성자 : 성성2
    추천 : 27
    조회수 : 3627
    IP : 115.94.***.142
    댓글 : 54개
    등록시간 : 2015/06/18 20:06:0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7869 모바일
    김대리 발목 잡는 이야기
    옵션
    • 창작글
    회사에서 가장 아끼는 후배인 김대리는 좋게 말하면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정직만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의 귀감이 되는 청년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넌씨눈이다. 회사에서 능글함과 칼퇴를 맡고 있는 나와 다르게 김대리는 신뢰와 야근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동안 넌씨눈 김대리 와 있었던 
    일화를 몇 가지 이야기 하려 한다. 

    1.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했을 때부터 야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첫 사수가 내게 가르친 "야근은 일 못 하는 놈들이나 하는 것이다."라는 가르침에 
    충실하게 따르기 위해 일 잘하는 직원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야근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오늘 할 일을 오늘 다 끝내면 내일은 할 일이 없다."는 나의 회사 생활신조다. 하지만 김대리는 "오늘 할 일을 오늘 다 끝내지 못하면 내일 할 일을 못 한다." 라는 고용주 측면에서 봤을 때 아주 바람직한 
    마음가짐로 일을 한다. 얼마 전 회사에서 이상한 사기꾼 같은 놈이 와서 애사심 관련 직원 교육을 했는데 교육을 마칠 때 즈음 책상에 놓고 항상 가슴에 새겨 둘 회사생활에 대한 좌우명을 쓰라고 했다. 나는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이제는 갈 데 없다. 여기서 끝장 보자." 라고 썼지만, 김대리는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그리고 손에는 항상 일이 있게 하소서." 라고 썼다. 그것도 진지하게 궁서체로. 
    오늘 외근 나간 김대리 책상의 그 문장을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살려야 한다."로 바꿔놨다. 내일 보면 아주 기뻐하겠지.

    2. 식당에서
    얼마 전 회사 앞 퓨전 한정식 식당이 생겼다. 밤에는 요망스럽게 비싼 가격에 팔지만, 낮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런치 정식이 있다 해서 
    김대리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갔다. 나는 그 식당이 처음인데, 김대리는 전에 다른 직원들과 몇 번 왔었다고 했다.
    주문을 받으러 온 식당 직원분이 김대리를 알아보며, "또 오셨네요. 그런데 오늘은 외국인 손님하고 오셨네요."라고 했다.
    두리번거리며 외국인이 어딨지 라고 생각하다 "아 나구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김대리는 "우리 회사 과장님이십니다. 어엿한 한국인이시고요."
    그것도 주변 사람들이 다 들을 정도로 크게 말했다. 사람들의 표정은 '외국인 맞네.. 맞어.. 그런데 태국이여? 중국이여?" 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대체 저희 과장님이 어디가 외국인처럼 생겼다고 다들 그러십니까."라며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속으로 나는 '너만 몰라 이 새퀴야... 그리고 그만 좀 해. 네가 더 사악한 놈이야." 
    아무래도 이 녀석, 나한테 쌓인 감정이 많았던 것 같다. 

    3. 썸타는 여직원
    사내 타부서 여직원이 김대리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정황을 파악한 나는 그녀에게 우물 안 오징어로 살지 말고 넓은 세상의 더 좋은 수컷을
    만나라고 권유했지만, 그녀는 김대리가 이상형이라는 실언을 내게 했다. 그녀는 김대리와 가장 가까운 내게 자신이 김대리를 흠모한다는 것과
    회사 동료가 아닌 건전한 이성 교제를 위한 사랑의 큐피트가 되어 달라고 했다. 디아블로에서 악사와 수도사를 키우는 나로서는 그날만큼은
    내가 몹들을 쏴 죽이는 악마사냥꾼이 아닌 둘의 사랑을 연결하는 천사사랑꾼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대리와 외근을 함께 나가며 운전하는 김대리에게 살짝 이야기를 했다. "김대리 ***씨 어떻게 생각해? 나는 ***씨 볼 때마다 참, 사람이 괜찮은
    것 같더라고, 일도 일이지만, 여자로서도 괜찮을 거 같은데 김대리 너는 어때?"라고 물었다. 순간 김대리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녀석은 차를 한쪽에 세우더니 "과장님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입니다. 사랑스러운 형수님과 귀여운 삼삼이가 과장님 하나 보며 살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옵니까." 라며 화를 냈다. 녀석에게 점점 나는 순결한 처녀 직원을 희롱하는 더러운 유부남, 다섯 부인을 둔 욕심쟁이
    사랑꾼이자 욕정 넘치는 노인네인 임모탄 같은 놈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결국 "아이 씨foot 넌 진짜 눈치가 없냐. ***씨가 너한테 호감 있데, 그래서 나한테 자기에 대해 좋게 말해 달라고 부탁한 거야. 그리고 나는
    담배는 펴도 바람은 안펴. 그리고 와이프한테 맞아 죽기 싫어서라도 안펴."
    김대리는 그럼 왜 직접 말하지 않고 왜 나를 통해 그런 말을 전달하냐며 오히려 그녀를 탓했다. 그리고 외근을 다녀 온 뒤 잠시 그녀와 회의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김대리를 깨끗히 포기하고 지금은 열심히 외부의 인재들과의 소개팅을 다니고 있다.
    역시 어른 말을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그녀였다. 

    4. 신용카드와 단둘의 오붓한 술자리 
    얼마 전 김대리는 노후를 준비해야겠다며 가지고 있던 신용카드를 모두 가위로 잘랐다. (아직 결혼도 안 한, 아니 하지 못한 놈이...) 녀석의 모습을 보며
    신라 시대 유흥을 끊기 위해 말의 목을 베었던 김유신 장군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며칠 전 김대리가 갑자기 단둘이 술을 먹자고 했다. 주량이 신생아 젖병만큼인 녀석이 웬일로 내게 술을 다 먹자고 하나 싶었다.
    초반에는 역시 김대리 답게 업무 이야기였다. 속으로 이 자식은 아마 자 위로 가는 행동을 할 때도 회사 엑셀파일 보고 할 놈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신생아 젖병 이상의 소주가 들어가자 갑자기 내게 "과장님 제가 부탁이 있는데 앞으로 사석에서는 형님이라 불러도 기분 나쁘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하는 것이다. 이 자식이 '급전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이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형님이라 부르든지 형이라 부르든지
    편한 대로 부르라고 하자. 녀석은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의 이상형과 얼마 전 그 여직원과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형님 제가 여자 외모를 따지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딱 하나 따지는 게 발목이거든요. 저는 발목이 예쁜 여자가 너무 좋아요. 그런데 ***씨 발목이
    제가 생각한 이쁜 발목이 아니더라고요. 아.. 발목만 예뻤어도.." 
    속으로 "뭐야 이 새퀴.. 이거 그냥 평범한 변태, 발목 페티쉬 잖아...흠.. 그리고 녀석 앞에서 발목 양말을 신으면 안 되겠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음 날 나는 발목 성애자인 가장 아끼는 후배 김대리를 위해 여배우들의 발목 부위를 캡처한 사진 파일을 메일로 보내주며, 외로울 때마다 내 발목
    쳐다 보며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이거 보고 힘내라고 했다. 전날 과음으로 차가운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김대리는 뜨거운 가슴을 손으로 치며 내가 왜 저 인간에게 저런 이야기를 했지 하는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출처 옆에서 발목양말 신은 나의 발목을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김대리
    성성2의 꼬릿말입니다
    하... 이거 뭐라고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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