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반대자 커밍아웃하라" vs. "최고위원직 사퇴하라"
앞서 야권연대 책임론 놓고도 서로 이견 보이며 설전벌이기도

【서울=뉴시스】추인영 박대로 기자 =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진성준 의원이 9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며 정면 충돌, 내분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해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어있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석기를 옹호할 의도로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여야 의원들은 빨리 커밍아웃해야 한다.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수권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번 이석기 사건에 보다 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486운동권 출신인 진성준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최고위원을 겨냥,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천박한 인식과 철학을 보여 주는 한심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자신의 투표 내역을 밝히라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십자가 밟기'다. 권은희 수사과장의 청문회 답변도 들어 보지 못한 모양"이라며 조 최고위원을 비난했다.

진 의원은 "더욱 심각한 것은 조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의 정략적 정치공세를 앞장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종북몰이 정치공세에 부화뇌동하는 것을 넘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당 소속 동료 국회의원의 등에 비수를 꽂는 노골적인 해당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조 최고위원은 수십년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해 온 민주당의 역사와 정체성을 부정함으로써 당 지도부의 자격을 상실했다. 당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최고위원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두 의원은 지난 6일에도 이석기 의원의 국회 입성을 놓고 제기된 야권연대 책임론과 관련해 이견을 드러내며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조 최고위원이 "이석기 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지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총선 당시 야권연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자 진 의원은 "당은 이명박정권 심판과 정권교체의 국민적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민주진보세력과 함께 힘을 모아 선거에 임했던 것이며 후보단일화와 야권연대 역시 국민의 요구에 기초한 것이었다"며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