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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7368
    작성자 : 성성2
    추천 : 19
    조회수 : 3610
    IP : 218.39.***.131
    댓글 : 49개
    등록시간 : 2015/06/06 15:05:39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7368 모바일
    암내나는 친구 이야기
    옵션
    • 창작글
    나의 절친 중 한 명은 생긴 것도 멀쩡하고 건전한 정신을 가진, 성실한 납세자이자  바람직한 한국의 30대 직장인 인데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심각할 정도의 암내였다.
    그나마 두꺼운 옷과 파카 등으로 중무장한 겨울철에는 암내가 그나마 덜 풍겼으나, 추운 겨울을 지난 뒤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할 때 즈음이면
    친구의 암내 시즌도 함께 시작되었다. 그의 암내는 너무 강렬한 나머지 절친한 친구인 나를 포함한 친구들조차 도 거리를 두고 있게 만들 정도였다.
    아마 문명시대 이전에 태어났다면 강렬한 페로몬 향을 뿌리는 수컷으로 인기가 많았을 것이지만, 애석하게도 21세기를 사는 친구는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후각을 마비 시키는 암내 덕분인지 여자를 사귀어도 관계가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다.
    그럼 그 친구의 암내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1. 고등학교 시절
    강렬한 암내의 잠재력을 지닌 채 태어난 녀석은 2차 성징 기와 함께 암내 발동이 시작되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 항상 "야.. 창문 열어, 누가 교실에서 똥 쌌냐. 냄새가 왜 이래..."  아니면 "야 3반 너희들 발 좀 닦고 다녀라 무슨 교실에 발냄새가 이렇게 심해" 하시곤 했다.
    특히 고2 스승의 날 담임 선생님 수업인 날 우리는 모두 교실을 비우고 녀석에게 홀로 만세하고 서있으라고 했다. 둘 만의 향긋한 시간을 보낸 담임선생님은 그 뒤 특유의 샤프함을 잃어버리고 가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우리들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2. 대학 시절
    녀석 암내 인생의 전성기였다. 나야 어린 시절부터 친구의 암내에 익숙해졌지만, 그 녀석을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 너" 인 사람들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녀석은 소개팅을 나가면 암내를 덜 풍기기 위해 팔짱을 끼고 있으면, 여자들이 건방지다고 싫어했었다. 그리고 팔짱을 푸는 순간 녀석의 겨드랑이에 숨어있던 강렬한 향을 지닌 용이 봉인해제 되는 순간 소개팅 여성의 표정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해 결국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일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과 체육대회 때 농구시합에 나가 골 밑에서 외롭게 두 팔을 벌리기만 했는데 녀석의 과는 상대 팀들에게 대승을 하고 우승까지 했다는 전설도 있다. 특히 MT를 갔을 때 게임 같을 걸 하면 최후의 벌칙이 녀석의 품에 안겨서 1분간 있기였을 정도라고 했다.
     
    3. 연애와 결혼
    물론 암내가 심하게 난다고 해도 워낙 매력이 있던 놈이라 여자친구를 사귀긴 했다. 하지만 암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그리 오래 사귄
    여성은 많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기 전 친구는 암내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예전보다는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암내 향기는
    남아 있었다. 물론 강렬한 암내 향을 그리워하고 은은한 암내향을 만끽했던 변태 같은 친구놈도 하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녀석이 갑자기 우리에게 결혼 할 여자를 소개하겠다고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 친구들은 그녀가 매우 궁금했다. 우리 생각에는 그녀도 녀석과 비슷한 겨드랑이 구조로 되어 있어 강렬한 암내를 풍기는 동족일 것이라는 것과
    녀석이 돈이든 학벌이든 무엇이 되든지 그녀에게 사기를 쳤을 거라 판단하고 그녀를 만나면 녀석의 진실을 밝히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약속장소에서 다른 친구들과 먼저 만나 한잔 하고 있었다. 곧 우리에게 인사하러 올 그녀가 과연 어떤 여성일까 기대도 됐다.
    드디어 녀석과 그녀가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일단 외모는 멀쩡했으며, 우리 곁에서 인사를 해도 특유의 향은 풍기지 않았다. (동족은 아니었다.)
    그녀에 대한 소개를 받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 (학창시절 이야기, 녀석에 대한 이야기 등) 했다. (친구 놈이 사기치지는 않았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저 그런데 **이하고 있을 때 강렬한 페로몬 향 나지 않으세요?" (녀석에게 눈에 뭐가 씐 듯하게 홀딱 반해 있는 그녀를 보며, 그녀는 암내 성애자라고
    판단했다.)
    그녀는 말했다. "아.. **씨한테 들었는데 **씨가 심각한 암내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고생도 많이 하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도 친구분들 덕분에 잘 이겨내서 오히려 암내를 자신의 장점으로 활용하게 되었다고.....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심각한 비염이 있어서 그렇게 **씨 냄새가 고약하지도 않더라고요."
    물론 녀석의 말로는 그녀도 심각한 비염 때문에 수술도 몇 번 하고, 한약도 먹어봤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왜 그녀가 녀석과
    결혼까지 결심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녀의 비염이 완치되었다면 녀석과 결혼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녀석의 겨드랑이에 데오드란트를 뿌려주는 그녀의 모습과 그녀가 코를 흘릴 때 다정하게 휴지를 건네주는 녀석의 모습을 상상하며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천생연분인 둘의 앞날을 우리는 격하게 축하해줬다.
    그리고 술에 취했는 지, 건배할 때 계속 들던 녀석의 팔뚝 아래의 그윽한 향에 취했는 지 어떻게 집에 들어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날 암내와 술에 동시에 깬 뒤,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녀석와 그녀가 행복하길 기도했다.
     
     
    출처 이 글을 읽으시기 전 한쪽 겨드랑이를 들고 향을 맡은 뒤 읽으면 감동이 두 배가 됩니다.
    혀로 핥지는 마세요...
    성성2의 꼬릿말입니다
    주말 아들과 함께 스타벅스에서 은은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여유 좋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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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6 15:07:44  114.205.***.10  헌싹  16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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