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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과 진지엔 집을 짓고, 들과 숲엔 말을 풀고,
武臣所犁何時娜(무신소리하시나)
무장들이 밭을 갈고 있으니, 언제나 아름답도다.
菊定寃欲下嫩袋(국정원욕하눈대)
국화는 원한을 품기로 정하면 연약한 꽃자루는 떨어뜨리려 하거늘
泥內街外蘭理野(니내가외난리야)
진흙에 들어가도, 길 밖으로 나와도, 난초는 뭇 들판을 다스릴 모습이더라.
國政遠索希悍殆(국정원색희한태)
나라의 정치는 멀고, 희망을 찾는 건 사납고 위험하지만,
沒?多處默言裸(몰바다처묵언나)
여러 곳에서 말없이 벌거벗는다 해도 두렵지 않아라.
阿,?面?內?罹 (아니면니내두리)
아, 그대는 그대 내면을 마주하여 무엇을 꾸짖고 무엇을 근심하는가.
願萊?攄閒桶續(원래부터한통속)
원컨대, 거친 잡초며 질경이 다 펼쳐놓고 한가로이 바구니를 이어볼까나.
[시대 배경] 기원전 516년 집권했던 박나라 군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농업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수백 년간 계속된 전쟁에 익숙했던 각 지역 군벌은 저마다 무력을 유지하려 했다. 군벌의 후예가 건립한 전나라와 노나라가 일시적으로 집권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엔 모든 군벌이 창과 방패를 내려놓았고, 이후 수립된 문민정 이후 집권자들은 군벌을 교화하여 다스리려 했다. 한때 박나라 후예들이 ‘박나라 부활’을 외쳤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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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쓴 뒤, 전자우편을 고이 접어 새누리당에 보냈다. 975호에서 예고한 대로 ‘새누리를 디스해라’ 공모전에 출품했다. 새누리당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9월5일 발표된 수상작 명단에 없었다. 이 작품이 ‘국정원개색희야’에 대한 새누리당의 논평을 또 약 올렸다는 괘씸죄 때문은 결코 아니었으리라 믿는다. 뭔가 부족했겠지. 다만 수상작을 공개하지 않아, 어떤 작품이 상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수상자 가운데 월간 <나·들>의 고정 필자인 소설가 손아람(33)씨가 있었다. 아람씨의 작품은 패러디 트위터 계정이었다. 그는 트위터에 ‘새누리의 목소리가 들려’(@saenuridiss)라는 계정을 만들어, 새누리당 관계자를 사칭했다.
아람씨는 아무에게나 말을 걸며 “새누리당을 욕해달라. 대신 국정원 사건 관련 비판은 안 받겠다”고 했다. 시시껄렁한 농담을 이어가다, 누군가 국정원이나 국정조사를 물어오면 “본 행사 취지와 맞지 않다”고 했다.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통합진보당 계정이 정색하고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 왜 외면하며 국정조사를 반쪽으로 만드시죠?”라고 하자, 아람씨는 “나머지 반쪽은 그쪽에서 만드시면 되겠네요”라고 했다.
새누리당이 이 계정을 발견하고 ‘사칭’을 이유로 계정 정지를 신청했다. 아람씨는 트위터 본사와 새누리당에 사정을 설명하고 계정을 되살려 장난을 이어갔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라고 쓴 글을 재전송할 땐, “당연한 거 아닌가요? 부자들은 도와줘야 우리 당에 투표하지만, 가난한 이들은 가만 놔둬도 우리 당에 투표하기 때문”이란 의미심장한 글을 썼다.
어느날 아람씨는 새누리당의 전화를 받았다. 한번 만나자고 했단다. 아람씨는 한번 만날 게 아니라 상을 달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알았다며 장려상(상금 10만원) 명단에 아람씨 이름을 올리고 시상식에 오라고 했다. 아람씨는 “귀찮다”며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했다. 아람씨는 “수상 자체를 거부하려 했는데 그건 못했네요”라고 했다.
그렇지. 나도 최우수상을 받아서 사양하는 게 최고의 ‘디스’일 거라 생각은 했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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