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에 앞서서.....
DSLR구입을 고려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카메라 사용법을 익히고
각 모드에 관해 이해하고 설정값과 그 원리에 대해 어느정도는 공부할 각오로 사는 것이겠죠.
대충 자동에 놓고 찍으려고 DSLR을 사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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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입문이면 일단 보급기에 표준줌으로 시작하는게 좋지~ 입문용으로 큰돈 들일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어제 일화로 인해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어제 친구와 함께 남양주영화촬영소에 출사를 나갔습니다.
저는 7D mark2(크롭에선 나름 고급기) + 50mm f1.8과 18-135mm f3.5-5.6(둘다 저렴한 렌즈) + 스트로보
친구는 600D(보급기) + 50mm f1.8과 18-50mm f3.5-5.6과 17-55mm f2.8(3번째거가 비싼렌즈) + 스트로보를 들고 나갔습니다.
저는 고수는 아니지만 카메라 사용법과 각 기능별 원리를 알고있는 정도이고
친구는 그냥 반셔터 이후에 초록불과 함께 소리나면 촛점이 맞은거니 찍는다 라고 알고 있는 정도
1. 바디 관련해서....
캐논 1자릿수 바디와 3자릿수 바디라도 같은 센서크기면 사실 결과물은 똑같죠.
그래서 초보면 입문용으로 보급기를 추천하는게 보편화되어있는데
친구가 한참 사진을 찍더니 카메라 안의 숫자에 관심이 생겼는지 물어보길래
f값, 셔터스피드, iso를 설명해주고 그것들이 어찌 조합되면 어떤 사진이 나오게 되는지 간략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값을 변경해가며 촬영하면서 어떻게 찍히는지 실제로 보여주려고 했는데
600D에서 M모드와 AV모드 TV모드를 사용하려니 7D Mark2를 사용할 때에 비해서
한번 더 버튼에 손이 가고 와중에 엄지손가락이 뷰파인더를 보고 있는 눈 까지 올라와서 후면 버튼을 눌러야 할 지경이라
결국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고 설정값을 바꾸고 찍었습니다.
조리개나 셔터스피드 iso 이외의 다른설정값을 바꿔찍기 위해서는 아예 카메라 후면 LCD의 메뉴를 보고 눌러야 할 지경
다이얼 하나 돌려서 F값 설정하는 것과 후면 버튼을 하나 누른채로 다이얼을 돌려서 설정하는
단순한 차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해보면 상당한 조작감 차이가 있습니다.
친구가 본인이 찍은 사진이 너무 밝다고 느꼈는지 좀 어둡게 찍고 싶어하길래 설명해주고 해보라 했더니
꼬물꼬물 한참 걸렸는데 제 카메라 주고 다이얼 두개의 기능 설명해주고 해보라 했더니 쉽게 척~
같은 센서크기일때 보급기와 중급기는 결과물이 똑같고, 조작 편의성의 차이일 뿐이죠.
하지만 카메라를 처음 다루는 초보에게는 중급기가 더 조작이 쉽고 좋은 카메라임이 분명합니다.
조작이 어렵고 복잡하면 AV나 TV나 M모드를 쓰지 않게되고
카메라는 재미없는 물건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는 DSLR을 산 의미가 없어지죠.
초보라도 경제적 능력이 되면 중급기나 고급기로 사는게 좋습니다.
2. 렌즈 관련해서....
친구는 아직 초보라 파지법도 익숙하지 않고 그냥 잡히는대로 잡고 찍는 스타일입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면 A모드나 P모드에 놓고 찍으라고 했는데
흔들린 사진도 거의 없고 나름 잘 찍는겁니다.
혹시 해서 사진 정보를 보니 날이 많이 흐리고 실내 사진도 있었는데 셔터값이 100 이하로 떨어진게 몇개 없더군요.
만약 저처럼 F3.5-5.6같은 렌즈로 A모드나 P모드에 놓고 찍었다면....
렌즈가 어두워서 카메라가 자동으로 셔터속도를 늦추며 흔들린 사진이 왕창 나왔을겁니다.
오른손으로 안흔들리게 잡고 왼손으로 바디와 렌즈를 받치고 팔꿈치 붙이고 숨참고 찍으라고
백날 얘기해도 버릇이 안되면 그냥 찍게 됩니다. 초보는 더더욱 그렇죠.
색감이 이상하거나 어둡게 나오거나 노이즈가 좀 있거나 하면
보정으로 어찌 해보겠지만 흔들린 사진은 보정으로 어찌 안되죠.
초보라도 경제적 능력이 되면 번들보다 17-55 f2.8같은 비싼(밝은) 렌즈로 가는게 좋습니다.
결국....
초보라도 돈있음 비싼거 쓰세요. 비싼게 좋은겁니다. 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초보분들이 카메라 구입에 대해 많이 질문하시는데 사실 고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이 글을 잘 읽으셨다면 누구나 아는 방법! 돈에 맞춰 사면 됩니다.
누가 카메라 추천 글 올렸는데 돈에 맞춰서 사세요 라고 답글을 달면 굉장히 성의 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게 정답인겁니다.
친구도 이제 이것 저것 조작해가며 찍기 시작했는데 제 카메라 한번 조작해보더니
눈빛이 반짝이는게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친구 경제상황에 현금으로 편안하게 당장 들고올 수 있는 정도는
70D정도길래 70D정도 사면 괜찮다고 슬쩍 말해줬는데 곧 70D를 들고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나 더 해서 그럼 보급기는 안좋은가??? 돈을 모아서 무리해서 중급기 이상으로 가야하나?
아니죠. 위에 장황하게 써있다시피 조작을 한번 더 하거나....
버튼 눌러서 한번에 조작해야 할 걸 퀵메뉴에 들어가서 하거나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뿐 결과물은 같습니다. 취미는 경제적 능력에 맞춰서 해야겠죠.
글 처음에 써있는 내용을 잊으신 분이 있을지도 몰라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DSLR사는 분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어느정도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쓴 글 입니다.
이거 읽고 입문용으로 초비싼거 샀다가 장농에 넣으면 낭패....
어제 저와 함께한 친구 사진입니다. 잘 보면 보여요 ㅎㅎ
+추가
어제 알게된건데
보급기와 중급기와 고급기의 스팟측광시 영역이 다르더군요.
스팟측광모드에서 600D의 측광 영역이 7dm2보다 넓은 느낌이라 집에와서 인터넷 뒤져보니
고급기로 갈 수록 스팟측광 영역이 작아진다고.....그런 차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추가2(답글 10개까지 보고 추가합니다)
답글을 보니 뭔가 제 필력이 좋지 않아서 전달이 잘못된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글을 쓰며 의도한 바가....무언가 완전히 잘못 전달 된 것 같아요.
저는 직장생활도 오래 하고 결혼하고 아이들도 있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왠만큼 안정된만큼 취미에 쓸 자금도 시간도 어느정도는 여유있는 상황인데
처음 DSLR 살때 여기저기 물어봤더니(용도에 빠른 셔속이 필요한게 뻔한데도 불구하고) 99% 보급기를 추천 받았습니다.
만약 그때 보급기를 샀다면....이미 팔고 다시 샀겠죠.
개인적으로도 돈아깝고 와이파이님한테 엄청 잔소리 들을 짓이죠.
경제능력에 맞춰서 입문하는거지 보급기가 입문기가 아니라는게 글의 요지입니다.
비싼게 편한건 당연한거구요
막 면허딴 우리 회사 부장님한테 초보니까 싼거...경차 사세요. 이러면 이상하잖아요?
최소 중형급 이상으로 추천하는게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