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초에 사이다 썰을 하나 풀어놓고, 뒤에 있는 소소한 사이다도 공부랑 숙제만 다 끝나면 쓸겠다고 호언장담 한 후에 장장 8개월간 쓰지를 못한 공대 여돼징어입니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이제라도 짧게 써볼게용 :D
개강했지만, 공부할 의지는 여전히 없으므로 음슴체.
교수님은 조장을 5명을 뽑고, 나머지 조원들을 알아서 조절해서 넣어주심.
우리조의 조장은 금발 생머리를 찰랑거리는, 강단있어보이는 여학생이였음.
또 다른 조원 한 명은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미국 해군 잠수함에서 일을 하시다가 오신 아저씨이셨음.
나는 기뻤음. 매우.
강단있어보이는 조장님과, 사회생활 경험이 많은 아저씨라니!!!!!!
이건 분명히 그 누구도 내빼거나, 미루거나 하지 않을 거야!!!!!!! 오예!!!!!
이것은 마치 공포영화에서 조연이 '나가도 괜찮을 거야!!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어!!!!' 라고 꼴값 떨다가 제일 먼저 죽는 것과 같은 생각이었음.
우리는 15분 짜리 발표와, 15장짜리 레포트를 준비해야했는데, 주제는 물론 조장님의 주제였음.
하지만, 우리가 처음 모인 그날 조장님의 첫마디는
"아 ㅎㅎ 나 사실 내 주제 해결법 잘 몰라 ㅎㅎ. 우리 다 같이 다시 해결법 찾아야 해 ㅎㅎ 미안 ㅎㅎ"
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눼??? 뭐라거여?????ㅎㅎ?????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 잘못들었나?????
별 수 없이 우리는 나눠서 해결방법을 찾고, 레포트도 구글닥에 모아서 썼음.
(구글닥 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넘나 편함.
그냥 인터넷으로 다 같이 한 워드페이지에 작성한다고 생각하면 됨.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그냥 로그인해서 워드처럼 쓰면 됨.
다른 사람들이 쓰는 것도 보이고 해서 가끔 그냥 보고 있으면 너무 신기함.)
1차로 rough draft를 교수님께 제출해야 하기 전날, 나는 거의 새벽 3시까지 힘겹게 자료조사와 말도 안 되는 설명 따위를 썼음.
아저씨도 대충 끝내신 것 같았고.
하지만......조장의 부분은 아무것도 써진 부분이 없었음.
조장이 자기가 프린트해서 내겠다고 했기 때문에 나는 더 이상 할게 없어서 '설마... 워드에 쓰고 아침에 붙여넣기 하겠지...' 하면서 잠.
다음날 수업이 되었는데, 조장이 오지를 않음.
나 - 아저씨, 혹시 오늘 조장 봤어요?
아저씨 - ㄴㄴ. 오겠지 뭐. 돈 워리.
하지만 워리 해야했음.
조장은 수업시작 후 10분이 되어도 오지를 않음.
아저씨도 그제야 워리하는 표정을 지으심.
우리는 서로의 번호도 없었음.
조장과 아저씨가
"아 우리 구글닥 쓰니까 서로 거기서 연락하면 돼^^"
이래서 그렇구나 했음.
ㅋㅋ.....조장이 오지 않을 때 구글닥에 어떻게 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 멘붕이 왔었음...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조장은 오지를 않음.
아저씨와 나는 교수님께 가서 사정함.
겨스님 ㅜㅜㅜ 자비를 ㅠㅠㅠㅠㅠ
다행히 교수님이 이해해주심. 교수님께서 직접 조장한테 이메일 보내서 연락하겠다고 하셨음.
그리고 우리보고 서로 번호교환 꼭 하라고 당부하심.
다음모임에서 조장에게 물어보니, 자기 갑자기 룸메이트가 응급실에 가야 해서 따라가느라 못 왔다고 함.
교수님께는 따로 이메일 보내고, 페이퍼도 냈다고 했음.
그렇구나... 뭐 그런가보다. 어쩔 수 없지 뭐. ㅎㅎ. 일단 냈으니 안심함.
그리고 우리의 rough draft를 읽어보는데, 아저씨가 맡은 부분이 좀 이상함.
설명이 매우 많고, 거의 다섯페이지에 문단도 엄청 많은데 자료가 4개밖에 없었음.
나는 레포트를 쓸 때 거의 자료로 꽉꽉 채움. 영어로 설명하는게 너무 어려워서 팩폭을 시전함..ㅋ....ㅋ..
그래서 나와는 너무나 다른 아저씨의 스타일에 걱정이 되어서 아저씨한테 물음.
나 - 혹시, 자료가 더 있나요?
아저씨 - ㄴㄴ, 이 해결방법은 거의 가능성 제로임, 괜찮은 자료 없음.
나 - (당황하며) 그럼...어떡해요...??해결방법 다른 거 알아봐야겠네요 ㅠㅠ
아저씨 - ㄴㄴ, 내가 설명을 잘 해놔서 괜찮음. 결국 설득하는 페이퍼니까 걱정 ㄴㄴ. 나 이런거 많이 해봄.
나 - 아아... 넴..ㅎ....
왠지 불안해서 조장에게 한번 더 물어보려했지만, 조장은 자기부분 쓰느라 정신이 없어서 말도 제대로 걸지 못함....ㅋ....
그렇게 2번째 만남은 끝이 났음.....ㅎ..ㅎ.ㅎ.....
여러분 고구마 좀 드셨나여?? 많이 드셨으면 안되는뎅.ㅎㅎ.. 사이다가 조금밖에 없거든여..ㅎㅎ
하지만 사이다 지금 드리겠습니다!
조별로 교수님과 면담을 하는 날이었음.
교수님 오피스에 도착하니 아저씨는 이미 도착해서 의자끝에 걸쳐앉아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 상태로 교수님과 이야기를 하고 계셨음.
(오오.. 역시 미국......후리해..)
그리고 미팅시간인 1시가 되었음.
조장은 어디에?? ㅎㅎ.....아직 오지 않았음 ^^
교수님이 한숨을 쉬시면서 연락해보라고 했음.
5분이 지나도 답장이 없음.
다시 보냄.
나 - 조장아.. 우리 지금 오피스에서 기다리고 있어. 빨리 와주기를 바래......
조장 - 오 이런! 나 까먹고 다른과목 교수님 오피스에 잠깐 왔어. 10분 내로 갈게!!
교수님한테 전하니, 한숨을 푹 쉬시며 일단 조장 빼놓고 이야기하자고 하심.
교수님께서 우리 페이퍼의 이런저런 문제점과 고칠 방법을 이야기를 해주시며, 나의 팩폭에 관해서도 이야기 해주심.
마치 commercial guy 같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ut wait!!! There is more!!!!! (잠깐!! 여기서 끝이 아니다!!!)
Buuuttt waitttt!!!! There is more!!!! (잠까아아안!!!!!!! 끝인줄 아셨죠?!?!?!?!)
이러면서 계속 증거만 보여준다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설명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조언을 많이 해주심.
그리고 대망의 아저씨의 부분이 왔음.
교수님 - 매우 설득력이 있고, 좋음
아저씨 - (흐뭇)
교수님 - 하지만 증거가 없음.
아저씨 - 아, 그 방안에 관련된 정확한 증거가 많지는 않음. 내가 찾은 그것들이 다임.
교수님 - 으음…. 곤란하군. 증거를 더 찾아서 넣든지, 다른 방안을 찾아서 다시 쓰던지 해야 함.
아저씨 - ????? 하지만 이것은 설득하는 페이퍼니까 설득이 되었다면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함.
교수님 - (얼탱이 터진다는 듯) 이건 내가 채점함. 이렇게 증거가 없으면 나는 설득 당하지 않음.
아저씨 - ..................?????
교수님 - 사회경험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너무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음.
이곳은 학교임. 열린 마음을 가지고 와서, 배우려고 더 노력해야 함. 이런 식으로 '안되면 화려하게 쓰면 되겠지'는 통하지 않음.
아저씨 - .....알겠음......
이런 대화가 끝난 후, 뭔가 좀 분위기가 조용~한 와중에 조장이 '암쏘쏘리!!!' 이러면서 뛰어들어옴.
조장이 앉고 조장부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나서 마무리가 되어갈 때쯤
교수님 - 조장아. 너는 조장이야.
조장 - (당당한 말투로) I know.
교수님 - 다시 한 번 말할게. 너가 이 그룹의 리더야.
조장 - .........??? I know.
교수님 - 너가 조장이니까 너의 주제를 더 잘 알고, 이끌고, 이상한 부분은 고치라고 말도 해줘야지. 너의 주제잖아. 물론 사정이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감 없게 프로젝트를 한다면 너에게 점수를 줄 수가 없음.
조장 - ........네...........
이렇게 교수님과의 미팅은 끝이 남.
............뭐랄까..........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사이다를 주셨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착잡했음.
하지만!!!!
조장 - 내가 그 동안 너무 늦어서 미안해. 마무리랑 프레젠테이션 준비하면서는 절대 이런 일 없을 거임
아저씨 - 나도 내 부분 자료조사 더 해보고, 최대한 빨리 고쳐보겠음.
나 - 나도 설명 더 붙이고, 다른 부분 자료도 찾아보겠음.
이런 순정만화같이 훈훈한 대화로 마무리하며 끝이 남.
그리고 나머지 프레젠테이션과, 페이퍼는 정말, 매우 순조롭게 끝났음.
따단!!!!!
아아..... 정말 길어졌네여 ㅜㅜㅜ 죄송해요 ㅜㅜㅜㅜㅜ
근데 진짜 또 쓰고나니까 별로 안통쾌하네여....
나 혼자 통쾌해서 그런가... 글이 막 두서없이 ㅜㅜㅜㅜㅜ
마무리는 아직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네요....ㅠㅠㅠ
오타나 잘못된 단어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것을 쓰느라 3시간이 걸렸다.
미쳤다.
지금 교과서를 읽어야하는데.
3시간동안 나는 미루기를 시전하였다.
도랏멘.
새벽1시반이다.
교과서는 포기해야겠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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