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제 와서 구차하게 변명따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 난 '아버지'니까.
조금 비겁하면 인생이 편하다고들 하더군요.
그 말이 '아버지'가 된 이후 좀 더 가까이 느껴지는 요즘이었습니다.

저는 오유를 10년 가까이 드나들었습니다.
물론 태반이 눈팅으로 보낸 세월이었고
불과 몇년 전에 회원 가입을 하고 간혹 댓글을 달던 
흔해 빠진 유부남입니다.

아시죠?
31살의 유부남 직장인은 사회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듯 하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이 비루한 몸뚱이 하나 먹고 살자고,
내가 살아야 가족이 사는거니까 어떻게든 직장에서 버텨보려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단 한가지 위안은 '오늘의 유머'였죠.
저에게 있어 오유는 흔해빠진 인터넷 유머싸이트가 아니었습니다.
때론 정치적으로 대립할 때도 있고
때론 눈물 쏙 빼는 일도 있고
때론 서로 가진것을 나누며
때론 웃음을 나누며..
그 일상 자체가 하나의 세상이었고
쉬어갈 수 있는 '가을날의 벤치' 였습니다.

와중에 서버가 다운되니 이거 참 답답하더군요.
언제고 우리의 바보 운영자가 후원할 수 있는 길을 제공만 한다면
기꺼이 내 돈 5만원 정도는 아무런 대가 없이 줄 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member_view.php?table=bestofbest&no=43436&page=1&keyfield=&keyword=&mn=68651&tn=4&nk=가루비누

추천수 올라가는거 보니 기쁘더군요.
뭐랄까...
오유의 수많은 유저들이 한마음으로 뭉치고 있다?
혹은(외람 된 표현입니다만)
나를 중심으로 오유가 뭉치고 있다?
나름 자부심도 느껴지고 
녹슬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더 기분 좋은건.
프록시를 이용한 추천 테러가 없었다는겁니다.
그분들도 이 좋은 일에 나쁜방법으로 동참하고 싶지 않았던것이죠.
참 따뜻한 오유입니다.

전 오늘
여러분께 100원씩을 걷어서 
우리 '바보'에게 전달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합니다^^*
아...
폰카라서 화질이 구리군요^^*

그리고 제가 부부싸움을 할 것이라 기대 하시는분들!
지금 제가 사용한 통장은 
아내 몰래 투잡 해서 버는 돈이 들어있는 통장이라
부부싸움 따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