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얼마전에 담관암 3기 진단 받으시고 수술날만 기다리시며 충대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처음엔 간암일 가능성도 있다기에 하늘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는데, 그나마 간암은 아니고 담관암이라 하더군요.(뭐, 사실 이쪽도 만만찮게 암담한 놈이긴 합니다...)
덕분에 안그래도 온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갑자기 뜬금 없이 충대병원이 국가지정병원이라며 메르스 환자가 격리되어 있단 소식이 들려오지 뭡니까...
일단은 격리병동은 별개로 떨어져 있다곤 하지만 솔직히 속이 바싹바싹 말라가는 느낌입니다.
그런 와중에 오늘 메르스 문제로 아버지와 한바탕 해버렸습니다.
다른 친척분들이 이번 주말에 문병 온다는걸 제가 아무래도 걱정되니 한주 정돈 미루게 하는게 낫지 않겠냐 하자, 아버진 어차피 격리 다 되어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거 가지고 뭔 생난리냐 하시더군요.
그렇게 오늘 황달이 잘 안빠지셔서 복수를 빼내기위해 옆구리에 두번째 관을 꼽는 시술까지 하신 암 환자를 상대로 제발 좀 내 말 좀 들으라고 거의 윽박을 질러야 했습니다.
결국 싸울 체력조차 없으신 아버지께서 네 맘대로 하라고 하셔서, 다른 친척분들에게 연락해서 한주정도 미루도록 연락 드리는걸로 마무리 지었습니다만....
미치겠습니다.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하는 환자 상대로 지금 뭐하는건지...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두기엔 상황이 최악을 향해가고 있으니.....
정말 실시간으로 돌아버릴것 같은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