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education/newsview?newsid=20130830202017256
'뉴라이트 한국사 교과서' 어떤 내용?
국사편찬위원회의 최종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의 '한국사 고교 교과서'는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등 뉴라이트와 보수 진영이 옹호하는 인물들의 '공'은 부각해서 서술하고 '과'는 적게 쓰려 노력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30일 확보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검정심사 최종본'을 보면,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당시 소장)이 일으킨 5·16 군사쿠데타를 "쿠데타"라고 일컬으면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서술했다.
교과서엔 "5.16 군사 정변은 헌정을 중단시킨 쿠데타였다. 하지만 반공과 함께 자유 우방과의 유대를 강조하였다. 대통령 윤보선은 쿠데타를 인정하였다. 육사 생도도 지지 시위를 하였다. 미국은 곧바로 정권을 인정하였다"라고 기술돼 있다.
보수 세력이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당시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지도자, 국민적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교학사는 이 전 대통령의 육성이 나간 1942년 6월 '미국의 소리' 방송을 인용한 뒤 "이승만은 당시에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지도자였다. 그는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방송을 함으로써 국민들과 더욱 친밀하게 되었고, 광복 후 국민적 영웅이 될 수 있었다"고 썼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다른 고교 한국사 교과서와는 달리 유일하게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을 소제목으로 뽑아 한 쪽에 걸쳐 자세히 서술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이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 특위)를 탄압한 사실에 대해선 지면을 아꼈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경찰은 치안 유지와 공산 세력의 저지의 공을 주장하며 반발하였다. 1949년 6월 경찰은 반민 특위의 사무실을 습격하여 특별 경찰을 무장 해제시키기도 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공산 세력의 소탕에 경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경찰의 행동을 묵인하였다. 결국, 반민 특위는 1949년 8월말 해산되었다"고 썼다. 이는 리베르스쿨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민족정기를 바로잡기 위한 친일파 처벌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끝났다"고 하는 등 반민 특위 탄압의 민족사적 의미를 평가한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서술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당시 소장) 등 신군부가 시민을 향해 발포한 사실 등이 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의 참혹함 등은 빼고 건조하고 짧게 다뤘다. 교과서는 "진압군이 투입되면서 대규모 시위로 번지게 되었다(5·18 민주화 운동). 충돌은 유혈화되었고 시위대의 일부가 무장을 하고 도청을 점거하였다. 5월27일 계엄사령부는 계엄군을 광주에 진입시켜 광주를 장악하였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가 많이 발생하였다. (중략) 5·18 민주화 운동은 당장은 민주화 목표를 이루지 못하였지만 세계적으로 군부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의 선례가 되었다"고 썼다.
다른 교과서들이 계엄군이 시민을 폭행하는 사진이나 숨진 아빠의 영정사진을 안은 아이 사진 등을 실은 것과는 달리 이 교과서에는 관련 사진이 등장하지 않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5년 내란죄 등으로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받은 사실도 이 교과서에서는 누락됐다.
다른 교과서들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들에 대해서는 국정 과제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는 반면, 교학사는 적극적으로 장단점을 평가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는 참여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권위주의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법치의 규범을 약화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국회에서 탄핵을 받기도 하였다. 노무현 정부가 밀어 붙인 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은 위헌 판결을 받았다. 대북 유화책이 두드러져서 안보에는 소홀하다는 비판도 받았다"고만 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보다 확실히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경제를 선진화시킨다는 목표를 가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 위기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은 2012년 20-50 클럽에 세계 7번째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했다.
이번 교과서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을 다룬 부분은 이명희 한국현대사학회 2대 회장(공주대 교수)이 집필했다. 박홍근 의원은 "학생들이 편향적 시각으로 저술된 교학사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고도 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