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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33459
    작성자 : 마펙스
    추천 : 12
    조회수 : 2639
    IP : 118.131.***.68
    댓글 : 67개
    등록시간 : 2015/02/28 13:01:0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3459 모바일
    야ㅋㅋ 대학은 학번인거 몰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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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올해 28살 되는 건실한 청년입니다.
    요즘 대학 새내기들의 신음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서 글 써 봅니다.
     
     
     
     
     
    음.. 제가 07학번 입니다. 07인데 20살 새내기 되자마자 학교를 휴학하고 6년만에 다시 갔습니다.
    20살이 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솔직히 주변의 권유라던가 부모님, 누님의 설득이 아니였으면 쭉 일을 했을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학번은 07인데 학년은 1학년인.. 좀 웃긴 상황이 된거죠.
     
    6년만에 다시 학교로 가기로 마음먹기까지 오래 걸리기도 했고 오랜기간 학교와 동떨어져 있다보니 '학교생활' 이란 단어 자체가 제 뇌엔 없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정보수집을 좀 했습죠. '나이 어린 친구들 비위 맞추기' 라던가 '거부감 없이 술을 사주는 방법' 이라든가요.
     
    제일 까다롭게 여기고 많은 고심을 했던 부분이 그때 들어오는 새내기들(13학번)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2,3,4학년들이었습니다.
    학년은 1학년인데 나이도 제일 많고 학번도 제일 높은 제가 MT나 개강파티 등의 행사에 참석하면 그들이 저를 어색할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전 저보다 졸업을 빨리하는 2~4학년들보단 새내기들과 친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아니, 그 13학번 친구들이 저에게 먼저 다가와줘서 많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연합 MT라는 곳에 가게 됩니다.
     
    연합MT.. 말 그대로 전 학년이 모여 새내기 소개도 받고 인사도 하는 그런 자리죠. 전 절대 안가려고 했습니다. 위에 쓴 그 '선배님'들의 권위를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미 친해진 13학번 아이들이 조른것도 있고 저와 몰려다닌 13학번들에게 이상한 소문(나를 방패막이로 사용한다.. 등의)이 도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자처자 가게 됐습니다.
     
    분위기는 정말 좋았죠. 13학번들 중에서도 학회 견습을 하는 친구들이 삼겹살도 구워서 대령해주고, 학년대표가 술도 챙겨주고... 미친듯이 부어라 마셔라 했습니다. 연합 MT라서 많은 레크레이션들이 있었는데 포커스는 13학번이었기 때문에 전 스스로 자리를 피해주기도 했구요.
     
    그런데.... 자리를 피해주려던 제 의도와는 다르게 윗분(?)들에겐 제가 말 안듣는 새내기(?)로 보였나봅니다.
    이리저리 훈계를 하더라고요. 몰라서 그럴 수 있다고 여기고 제 상황과 나이, 학번을 말해줬습니다. 화들짝 놀라는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저도 불편하고 그들도 불편하고..ㅠㅠ 이런 상황을 제일 걱정했던 저라서 괜찮다고, 편하게 대하라고 말해주고 밖을 돌아댕기며 담배만 펴댔습니다.
     
    얼마 뒤에 레크레이션이 끝나고 정해진 소그룹대로 술을 받아서 부어라 마셔라 했죠.
    취기가 올라올대로 올라온 전 다른 사고 칠라 방에 가서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이 생기게 됩니다...
     
     
    얼마나 잤는지도 모를때쯤, 아침이라고 깨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라면 먹어라!!!!!!!!!!!' 란 소리가요. 술 해장엔 역시 라면인지라 나가서 한사발 들이키고 다시 돌아와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잠이 들락 말락 그 오묘한 경계에서 정신을 놓으려 할 즈음...... 다시 한 번
    '라면 먹어라!!!!!!!!!!' 란 소리가 들립니다. 속으로 '아 새끼들 빨리 좀 나가서 처먹지 좀..' 란 생각과 함께 다시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또....
    '라면이 너무 많이 남았다!!! 먹은 애들 또 먹어!!' 란 소리가 들립니다.. 솔직히 짜증 많이 난 상태였고 같은 방에서 자고 있던 13학번 아이들 깨워서 라면 먹으러 가라고 소리지르고 있을때 방문이 벌컥 열립니다...
     
    라면을 죽어라 외치던 그분인듯한 느낌에 입 다물고 조용히 처다봤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그분은...
     
    그분 - 야 라면 먹었냐?
    저 - 네 먹었습니다.
    그분 - 또 먹으면 안돼? 너무 많이 남았어~
    저 - (약간짜증) 죄송한데 저 라면 먹었구요, 반말은 좀 아닌거 같은데.. 생각보다 저 나이가 많아요.
    그분 - 아 그래??? 몇 학번인데?? 학교는 학번이야ㅋ
    저 - 저 학번도 좀 높은데.. 그쪽 몇학번이세요?
    그분 - 나? 09학번인데??? 너 몇 학번인데?
    저 - (ㅋ?)...전 07입니다...
    그분 - 오빠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대화를 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론 많은 2~4학년들이 저에게 인사를 해주는 경사로운(?) 일들이 벌어졌구요. 이 얘기가 널리 널리 퍼져 '어디 과에 1학년인데 07학번이 있다.' 란 소문도 돌게 됩니다.
     
     
     
    허 참.. 친구들한테 말할땐 다 빵터졌는데 글로 쓰려니까 안되네요;;; ㅠㅠ
     
    결론은 건전한 대학 생활을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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