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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32813
    작성자 : 라면봉지
    추천 : 73
    조회수 : 16842
    IP : 110.11.***.53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1/24 15:02:29
    원글작성시간 : 2012/01/24 01:50:40
    http://todayhumor.com/?humorbest_432813 모바일
    집안 돌아가는 꼴이... 명절날 누나랑 울었네요...

     나름 열심히 살겠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현재 달 지출이 200이 넘는건 무슨 일인지... 오늘 누나랑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달 지출을 구체적으로 끄집어 내어보니 한숨밖에 안나오네요. 그동안 누나가 거의 부담을 해 오던 터라 제가 알 수가 없었네요.

    부모님 생명 상해 보험에 나 누나 상해 보험... 방세 자동차세랑 기름값 누나 방세 다 합치니 달 지출이 200이 넘는 상황에서 누나는 일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하는데 당장 소득 보기 힘든 일임... 그런데 저도 외국에서 일하려고 (워홀 세컨 비자 다 받아두고 비행기값과 영어 학원비 모으고 있었음) 지금 공사현장에서 철야까지 뛰어가며 학비 모으고 있는데 누나가 이제부터 저보고 부담을 하라네요. 자기는 지금 하는거 당장 소득 발생이 안되지만 너무 하고 싶다 하고...

    누나가 10년 가까이 집안 살림 이끌어 온 상황이고 몇번인가 너무 힘들어서 우는 것도 지켜본 입장에서 뭐라고 못하지만(다 큰 처녀 발바닥에 밤톨만한 군살 박힌거 보면 말이 안나옵니다...) 저도 해외에 나가서 취직하고 자리 잡을 때까지는 소득 발생원이 마땅치 않아서 이도저도 안되고... 막말로 해외가는거 접고 지금 공사장에 눌러 붙는다면 지금 제나이 31에 더이상 미래의 비전을 찾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아니 공사장에 눌러 붙어도 지금 소득 상황에 저 지출 도저히 감당이 안되네요...

    보험을 줄이자니 이전에 큰 사고 몇번 터진 것 때문에 불안해서 안되겠다 하고, 자기 개인연금보험은 내가 유일하게 저축하고 있는 저금에다 이미 담보대출 받은 상황이라 해지해봤자 돈도 안된다고 하고... 차랑 누나 방 정리하고 집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니 도저히 부모님하고는 못살겠다고 하고, (저도 사실 부모님하고 같이 지내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결국 가정 형편 때문에 같이 지내다 최근 지방 숙식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집안 자체에 좀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누나가 일 그만둔 상황이니 제가 감당해야 하는데 막말로 제가 매일 밤 11시까지 코피 쏟아가며 일해도 저 200 지출에 생활비까지 감당이 안되네요. 그렇다고 누나보고 10년 동안 집안 때문에 고생하다가 이제 정말 하고 싶은 일 시작했는데 그만두라고 할 수도 없고...

    부모님 같은 경우는 IMF때 집안 다 말아먹고 이후로는 거의 일을 안하시니... 공공근로라도 나가심이 어떠냐고 말씀드려봐도 난 절대 일 못한다 난 일하면 죽는다 이런식이니 이야기가 안통하네요. 

    사실 전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부터 집 망하기 전에 난 나가서 살테니 각자 알아서 사시기만 하라고 말씀드렸지만 가게 말아먹은 뒤로 일도 안하시고 누나들은 저보고 집나가면 안된다고 그렇게 말하더니 결국 자기들이 먼저 집 나가버림.... 큰누나랑은 아예 의절해 버리고... 전 고시원 나갔다가 방세 충당이 안되어서 이 갈면서 부모님하고 같이 살았습니다.

    나쁜 분들 아닌건 알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형제자매들 자기들 돈으로 다 결혼시켰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데 덕분에 자식들에게 감당못할 빚만 떠넘기고 집안 풍지박살 나는데 일조한 상황에서 사촌 형제지간들 보면 삼촌이고 이모건 머리통을 박살내버리고 싶은 심정 뿐인지라 차마 달려들수는 없고 절연한지 오래입니다. 할머니 돌아가실 때에도 그인간들 보기 싫어서 임종 못지켰네요. 가게 망하고 집 경매로 넘어가서 한겨울에 진짜 덜렁 짐만 들고 쫓겨났는데 도와준거 하나도 없던거 생각하면... 아마 두번다시 상종할 일은 없을거 같습니다.

    아무튼 그동안 누나하고 저하고 개인별로 각자 한달에 200이상씩 벌어와서 그나마 힘든 와중에도 지출 감당해가며 생활했지만 이제 제가 그걸 혼자서 짊어지려니 암담하기만 합니다. 누나보고 지출 줄이자고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하여튼 집안 사람들 전부 고집만 드럽게 세고... 이성적으로 이런 저런 부분 계산해서 줄이자 해도 그러면 또 감성적으로 나가면서 울고... 어휴... 그동안 해 놓은거 없었다면 목을 비틀어서라도 이렇게 저렇게 해야한다 하겠는데 지난 10년 생각하면 차마 그럴 수가 없네요. 저 일하다가 허리 부러졌을 때도 누나 혼자서 다 감당한 적도 있고...

    미래의 수입을 위해서 해외서 일하겠다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지금와서 이 나이에 그 꿈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이 너무 고통스럽네요. 저도 imf 터지고 공사 현장 나가기 시작한게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인데... 공부하고 싶어서 나름 일본어도 개인 독학으로 공부했지만 근소한 점수 차이로 2급 따는데 실패하고 또 도전할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영어 배우려고 학비 모으다 다 날리게 생기고... 공부는 저에게 하나의 사치가 된지 오래입니다. 

    개천에서 용?? 20대 개새끼론??? 헛웃음 밖에 안나옵니다...

    이럴 때는 진짜 술담배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너무 강하지만 아버지 담배피고 술주정하는 꼴 보고 정나미가 떨어져서 아예 배우지도 않은터라 답답한 속 풀 길이 없네요. 형편이 어렵다보니 친구도 여자도 다 떠나고... 아니 제가 떠난거긴 하지만... 이제는 아예 결혼도 포기한 상태지만 가끔씩 외로워 질 때면 미칠거 같을 때가 있네요. 밖에서는 고지식하고 노랭이라고 욕먹지만 저도 좋아서 이렇게 살겠습니까. 제 소원은 거창한 것도 아닙니다. 제가 번 돈 저를 위해서 쓸 수 있었으면, 그거 하나가 정말 제게는 이룰 수 없는 소원으로 보입니다. 물가는 오르고 수입은 도통 안정되질 않고.. 핸드폰도 이제 감당이 안되서 해지해야겠네요. 요즘은 죄다 요금제가;;;


    해외에서 일하자고 같은 직종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 글 올리고 탈퇴해야 할텐데 그동안 도움 받으면서 지난 1년 생활했던거 생각하면... 진짜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답답하기만 하네요...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어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곳에다 그냥 한번 주절거려 봤습니다. 어휴... 보기 싫으셔도 그냥 힘든 인생 살아가는 놈 하소연이다 생각하고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불가의 육도 중에 인간도가 제일 고통스러운 지옥이라는거.

    사실은 제가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사람입니다. 부모 자식간의 인연이 뭔지... 산다는게 뭔지... 차라리 개나 곤충으로 태어났다면 본능대로 살다 죽었을텐데...

    종교는 약해빠진 사람들이나 믿는거라고 마음 다잡고 강하게 살아가면 그런 잡신들 믿을 일도 없다 생각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이번 위기 넘기고 나면 불경에 대해서는 한번 공부해 볼까 합니다. 제가 공감하는 부분이 워낙 많은지라...

    2년 전쯤에 무당집에서 가서 점을 보니 스님될 팔자라고 하던데 진짜 인연 다 훌훌 털어 버리고 깊은 산 속에 처박혀 버리고 싶습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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