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에
작년 성탄절날 일어났던 기묘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뭐 새벽이라 별로 볼 사람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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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12월 25일
전 그당시 군인이었고, 24일부터 26일까지인, 2박3일 휴가를 나온 상태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나온 휴가라 전부터 보려고 했던 친구랑 같이 부천역 근처 술집에서 술한잔 하고있었죠.
그때, 저는 좀더 즐겁고 알찬 (제 나름대로의) 휴가를 보내려고 어마무시한 플랜을 머리속으로 짜두었어요.
그 계획이란 부천역에서 친구랑 술을 먹고 헤어진 뒤, 저는 부대에 있느라 못 보았던 영화들을 보려고 인천 cgv에 심야 영화를 예매하였습니다.
그 영화는 바로 인터스텔라. 주변 사람들한테 재밌다, 신비롭다 말만 듣고 볼 수는 없었던 그런 영화죠. 게다가 저는 그걸 아이맥스로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인터스텔라의 런닝타임은 매우 길었습니다. 거의 3시간 가량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영화를 다보고 나면 시간은 새벽 2시쯤?이 됩니다.
그럼 막차도 끊길테고... 집에 못가고... 그러나 저는 여기서 굴하지 않고 영화를 하나 더보기로 합니다. 그 다음 타임에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연이어
상영 하였던거죠. 고작 몇분 텀이 있기는 하지만요. 그 국제시장을 다보면 시간은 5시를 지나 거의 6시에 근접하게 됩니다. 그럼 첫 차를 탈 수 있어요!
이 엄청난 계획을 친구에게 설명해 보았지만 '너는 실패하게 될거야'라는 악담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굴하지 않고 이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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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1시 30분쯤... 이었을까요.
인천 cgv에 도착했어요. 아마 시간은 여유로웠던 걸로 기억해요.
하지만 저의 몸상태는 여유롭지 못했어요. 왜나하면 술을 좀 마셨었거든요.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피곤한 상태에서 술까지 들어가니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보람찬 휴가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이정도 시련은 감내해야 했습니다.
졸음을 깨기 위해서 cgv 근처 편의점에서 잠깨는 껌까지 샀습니다. 네모낳고 파란 녀석이었어요.
전쟁터에 출정하는 병사가 수류탄을 챙기듯이 저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 초반. 유체이탈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우주는 왜이리 고요한 것일까요. 전 제 혼을 이쪽 세계로 붙들어 두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 파랭이껌도 여러개 제 입속으로 투척했고요.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저는 조금씩 잠이 깨었고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길고 긴 투쟁이었지만 저는 결국 승리하였고 이 인터스텔라 라는
영화를 보고 우주와 과학의 위대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근데 여운을 느끼기도 잠시 로비에 나와서 5분 앉아있다가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러가게 됩니다. 그래도 잠이 어느정도 깬 상태라 그렇게 까지 졸리지는 않았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잠깐 존 것 같기도 하지만, 재밌게 보았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시간은 거의 5시를 넘었었어요.
그래서 저는 지하철 첫차를 타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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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까치산 이라는, 2호선과 5호선을 끼고있는 한 역의 근처에 있습니다. 인천 cgv의 위치는 인천 1호선 예술회관역.
꽤나 긴 여정이었습니다. 그때 저의 몸상태를 고려하면 말이지요. 잠과의 싸움으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저는 지하철에 탔습니다.
그리고 그 지하철에 발을 딛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