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문이 커지면서 급기야 낙타가 본의 아니게 수난을 당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삼정 더파크에서 전시 중이던 낙타도 결국 격리 조치됐다. 이 낙타는 특히 거의 한평생을 한국에서 살았다는 점에서 '한국형 낙타'로 분류할 수 있어 동물원 관계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3일 오후 삼정 더파크는 부산 유일의 낙타인 '금봉이(27)'를 격리했다. 이날 야외에 있던 금봉이는 내실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형 낙타' 금봉이은 우리나라 최고령 낙타로 꼽힐 정도로 한국에서 오래 살았다. 사람 나이로 치면 칠순을 맞은 셈이다.
앞서 더파크 측은 낙타 금봉이를 계속 실외 방사장에 전시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꾸준히 메르스 환자가 확산하면서 격리 조치를 단행했다.
이 봉재 삼정더파크 동물관리팀 과장은 "쌍봉낙타 '금봉이'는 23년 전 일본에서 들여왔다"며 "이번 메르스 감염과 관계가 없지만 낙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나빠지면서 격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인데다 좁은 공간에 둬야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세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메르스 예방법을 소개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