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보름도 안된 풋풋한 연인사이인 남친이 제가 사는 도시로 내려 왔습니다. 주말이므로.
식당과 시내의 술집 등을 전전하며 추운 겨울 데이트를 했쬬.
남친은 혼자 매번 동네사우나에서 잠을 자야했습니다.
전 집에 가야했으므로 . 마니 미안했죠.
그런데
그날따라
부모님이 가까운 지역으로 1박2일 친구분들과 여행을 !!!!!!!!!! 그날 딱 맞춰서 !!!!!!!!!
전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다가 술마시다가 말했어요.
" 오늘 빨리 들어가야하지? "
" 괜찮아여.. 오늘 부모님들도 여행가셔서 내일오세여.. "
항상 남자친구의 잠자리가 걱정이었는데 그때부터 분위기가 난 고뇌모드
남친은 들뜬모드.. - _ -
우리집에 데려가야하나. 나때문에 멀리까지 온 사람인데. 그게 예의일까?
근데 뭘 믿고 집까지 데리고 가지?
그리고 집도 안치웠는데.. 보여주기 싫은데.....그리고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되진 않을까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
"저.. 저희집 오실래요? 제 방 빌려드릴게요.. 편하게 주무세요 "
"하하... 그러다 부모님오시면?? "
" ㅋㅋㅋ 좋은 추억 하나 생기는거죠 "
"큰 추억이겠다 "
"아님 그냥.. 저도 좀 집정리도 안되서 그러니까.. 사우나에서 주무실래요?"
"그래.. 좀만 고생좀 하고 좀만 불편하게 자면 되지 뭐 하하하 "
순진한(?) 저흰 이런저런 고민하다가 지하철까지 놓쳐버리고 멀리서 택시타고 저희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어색하게 제방에 들어섰습니당.
연인으로 만난건 한 3번정도 됐는데..
집이라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것도 정리안된 내 방 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샤워하고 제 방에서 자라고 했습니다.
전 아빠엄마방으로 갔어용............
갔을까요?
어둠속에서 나란히 누워서 어색하게 둘이 숨만쉬고 잤습니다..
한이불 덮고 잤는데
남자친구는 잔뜩 얼어가지고 팔 움츠리고 모으고 자더라구요..............불쌍함..............
저는 28세고 남친은 32세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전이라면 반전임
전 긴장되서 잠도 안오고 설레면서 기분좋은 밤 보냈어여 ^^* 옆에서 가끔씩 얼굴 쳐다보고...
그러다 아침이 밝아오고 부스스한 머리를 한채 눈떴음
"신기하다... 눈 떴는데 네가 내 옆에 있다니.. "
" 아.. 우리 뭐한거죠? 하하.. "
이런 대화를 하면서 하핳호호 히히헤헤 서로의 민낯을 보면서 부끄부끄 대화를 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행복의 도가니탕........ *^^* 영원할줄만 알았던......
근데 갑자기 힘차게 벨소리울림!!!!!!!!!!!!!!!! 누군가 온것임!!!!!!!!!!!!!!!!!!!
일요일 8시정도에!!!!!!!!!!!!!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함!!!!!!! 설마설마 설마
잡상인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화면을 보니 아빠가 분 명 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멘
탈
붕
괴 ㅠㅠㅠㅠㅠㅠㅠㅠ
분명히 점심먹고 온댔는데 !!!!!!!!!!!!!!
응?!!!!!!!!!!!!!!!!!
아하하하하하 (참고로 아빠가 엄하셔서 말도 먼저 못붙이는 집안 분위기)
아빠는 계속 벨을 누르고 열쇠로 열어보고 난리고
방에 가보니 남자친구가 부스스한 머리로 잠옷입고 서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놔
저는 평정심을 되찾고 해결방법을 찾아나섰습니다.
방법은 딱 하나. 우선 숨기는 방법뿐 !!
제방에 붙방이장이 있었는데
안열어본지 2년은 되어서 안쓰는 옷 가방 등 넣어놓는데 거미장이 쳐졌는지 머가 사는지도 모르는데
깜깜한 그곳으로 남친을 신속히 밀어넣었습니다.
한쪽 발 넣자마자 문 닫아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넣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들어가라고 ㅋㅋㅋㅋㅋ
등뒤로 들리는 그의 외마디 외침 ..
" 내 신발은 !!!!! "
아차.. 그의 운동화도 재빨리 던져넣어줌 !
그리고 그의 가방과 베개를 숨긴 후 ......고개를 푸욱 숙인채 문 열어드림.....
이미 벨을 4~5번을 누른 후라 하도 문을 늦게 여니 아버지가 저를 이상하게 보시면서
"자고있었니? ......... 왜 그러니? ......... "
" 아....... 아 뇨................네..... "
다들 놀고계신데 아버지만 약속이 생기셔서 일찍 오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다시 나가신다고.
저는 그 와중에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태연하게 주방에 가서 일상적인것처럼 행동함......
녹차끓이고.......
하아..................... ㅠ ㅠ
그리고 방에 와서 어둠속의 남친에게 한줄기빛 아이폰을 공급해줌 ㅠㅠ ㅋㅋ
"좀만 기다려요 ㅠㅠ.. 미안해요.. 곧 나가신대요.. " 하고 속삭이고 문닫음 ㅋㅋ
아버지 준비시간 길어지자 저희는 초조해졌죠
남친에게 몰래 음식도 공급해주고ㅋㅋ 귤같은거 ㅋㅋ 넘 미안하더라구요
아버지가 갑자기 노크하심 똑똑똑!!!!!!!!!!!!!!!!!!!!!!!!!!!!
네!!!!!! 전 전광석화와 같이 달려나감 ...
아버지가 방문을 여시고 한마디 하시고 나가심.
"왜 불을 쓰고 가스밸브를 안내리니.. 조심하거라.... "
전 어느떄보다 밝은 목소리로 "네, 다녀오세요!!! 를 외치며 배웅나감.
그리고 그 이후 상황은 잘 아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붙박이 장에서 완전 긴장상태로 나온 남친과 저는 웃겨 죽음 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긴장되서 진심으로 웃음은 안나오고 ㅠㅠㅠㅠㅠㅠ
빨리 이 곳을 떠나고싶어하는 남친....... 옷을 이미 갈아입고 있어 ㅠㅠ
정말 큰 추억 만들었네요. 붙박이장..안에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고 그랬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보름만난 사람한테 10년간 살아온 집을 보여준 게 제 모든걸 보여준 것 같은 느낌이었고
그 분도 집으로 데려가는 걸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감동받았다고 그러더군요.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ㅋ -_-;
이런게 흔한 일인가?? 나쁘게 생각하진 않겠죠? 친구외에 남자친구 데려오는거 첨인데 ...
고민이라면 고민이지만
재밌는 경험이어서 여기에 올려여! 고게에서 재밌는 글 저도 마니 읽어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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