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30823212205309 그렇다면 청년 경제에 대해서는 어떨까? 냉정하게 판단하면 지금 새누리당이 준비하는 청년 정책은 없다고 보아도 좋을 듯싶다. 시간제 알바와 창업이 중요한 두 축인데, 이게 지금 숨 넘어가기 직전인 한국 청년들에게 별 도움이 될 리가 없다는 것은 너무 명확하지 않은가? 창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창업은 청년정책이지 복지정책이 될 수 없고, 일종의 엘리트 프로그램이지 전 국민을, 전 청년을 대상으로 한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사장만으로 구성된 국민경제, 그런 게 존재할 리가 없지 않은가? < 국부론 > 에서 애덤 스미스는 핀 공장에서 벌어진 분업을 통한 기적적인 능률 향상을 자본주의의 성공 이유로 보았다. 시간제 알바나 사장들만으로 구성된 경제, 애덤 스미스가 생각했던 자본주의의 역동성과는 아주 거리가 먼 개념이다.
출산율은 1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노인 솔로와 청년 솔로가 통계적으로 공존하고 있지만, 청년 솔로, 즉 본격적인 저소득 청년의 솔로 현상은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미래 전망이다. 일본식으로 표현하면 '기생형 싱글(parasite single)' 즉 진작 독립했어야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부모에게서 도저히 독립할 수 없는 청년 솔로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이런 독립하지 못한 솔로까지 포함하면 청년 솔로는 이미 30%를 넘어서고 있을 것이라는 게 내 추정이고, 정부가 전셋값 상승을 핑계로 국민경제를 토건 쪽으로 급반전시키는 동안에 그 반대편에서 솔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승환을 톱으로 하는 박근혜 경제가 5년간 펼쳐지면 더 이상 돌아나오기 어려운 솔로 현상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 것이다. 지금 대학생들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3분의 1 정도가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일상적으로 '가정', 전문용어로는 '핵가족'이라고 불리는 생활단위를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시경제학이 기본 단위로 삼고 있는 '가구'는 한국에서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다. 3분의 1 정도의 이런 가정과 홀로 사는 3분의 2 정도로 한국 경제의 주체가 재구성될 것이라는 것, 그게 지난 6개월 동안 박근혜 경제가 가졌던 몇 가지 시도와 흐름들을 보면서 내린 나의 장기적 전망이다.
물론 솔로 현상은 경제적으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화현상과 경제현상, 이 모든 것들이 결합해서 출산하지 않는 3분의 2의 국민을 만들어내게 된다.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생각되는 스웨덴도 솔로 현상은 벌어진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혼자 살고, 또 절반 이상이 혼외 출산을 하는 곳이 스웨덴이다. 한국형 솔로와 스웨덴형 솔로의 차이점은, 최저 생계비 이상의 삶을 사는가 아닌가, 즉 빈곤형 솔로인가 아닌가, 그런 것이다. 우리의 청년들은 빼도 박도 못하게 절반 이상이 빈곤형 솔로가 될 것이다.
■ 풀뿌리 경제 살려야 '청년 소외' 막는다
국민들에게 빚을 내게 해서 집을 팔자, 이건 일본도 했고, 미국도 했다. 그러나 지금 서승환의 한국 국토부만큼 이 정도로 세게 하지는 않았다. 일본도 망했고, 미국도 망했다.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근저에 깔린 두 현상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 사라고 권유했던 것, 그리고 바로 솔로 현상이다. 도시 근교에 지어놓은 단독주택을 채워줄 아기 키우는 부모가 더 이상 없다는 것! 아빠는 출근하고, 엄마는 집에서 아이 키우고, 이 1970~80년대 풍요의 시대의 주거 양식이 솔로 경제에서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솔로 현상이 심화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 바로 도심으로의 회귀다. 아기를 키울 것도 아닌데 저 먼 곳에서 출퇴근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자식을 위해서 전세라도, 월세라도 구해야 한다는 그 절박감이 지금의 20대에게는 없다. 그러나 박근혜의 경제 엘리트들은 미국과 일본도 다 겪은 이 현실적인 변화를 지금 인지하지 못하고, 설령 인지했다고 하더라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싶다. 전세 사는 사람이 집만 산다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다, 이 토건 시대의 경제 이론은 청년의 3분의 2가 솔로로 살아가게 될 우리의 미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불황 10년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내핍형 솔로의 구매력은 제약되고, 더욱 주변부화한다. 기껏해야 시멘트 '공구리' 박스일 뿐인 아파트에 새누리당과 경제관료들이 목을 매는 이 나라의 미래는 10년짜리 장기 불황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누가 진정한 경제 엘리트 역할을 할 것인가? 그게 우리가 던져야 할 다음 질문이다. 불황은 이미 피해가기 어려울 정도로 확실해 보이고, 앞으로 10년의 흑역사가 지난 이후, 우리를 구원할 다음 단계의 경제 지도자들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풀뿌리 경제에서 강력한 전환점이 나오지 않는 이상, 한국 경제는 더 '지질'해질 것이고, 지방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고, 시민들은 더욱 주변부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