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채팅으로 알게되어 일주일가량 연락을 하던 연상의 여인과
번개를 했습니다.
그날 저녁 아니... 저녁이라기 보단 자정이 넘었으니 새벽이었죠.
근처 호프집에서 누님의 친구분 2명을 포함하여 4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셨죠. 저를 제외한 다른 3명은 모두 여자;
게다가 전 그날 처음 만났고, 워낙 과묵한 성격이었다 보니.
누님들의 대화를 듣기만 했지, 낄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여자분들 치곤 입이 험하고 털털하달까?
아무튼 3명의 숙녀분들의 기세에 위압되어 담배만 뻑뻑피며
티비만 주시했죠.
그러던 중 누님들의 최고 언니인 한 분이 나가시니(게다가 최고 입담을 가지신)
시끌벅적하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저는 간신히 대화에 낄 수 있었죠.
4시가 되고 나와 누님들은 호프집에서 나와 피씨방에서 카트를 했습니다.
솔직히 전 실망을 좀햇죠.
겨우 이렇게 술만 마시고 말도 못하는 병신인 것을 알리려 그 먼곳에서
일부러 이렇게 들린건가?
아침이 다가왔습니다.
원래 만나기로 한 누님이 학교 시간이 되었다고 말해서
우린 피씨방을 나왔습니다.
피씨방 내부의 창문에 거의 코팅을 해놔서 그런지
벌써 날이 이렇게 샌줄 몰랐죠.
꼭 비가 올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그곳은 도시와 마을을 중간 단계였기 때문에 곳곳에 논과 밭이 보였고 산이 보였습니다.
세상 구석구석에 안개를 만드는 도롱뇽이 숨어있는지 마을은 안개로 가득 차이었죠.
"집까지 들어가야 되지? 내가 데려다 줄게"
누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다, 일부러 이렇게 와서 해준 것도 없는데 내가 미안하잖아"
결국 누나와 헤어지게 되었고,
누나의 친구. 그러니까 오늘 처음알게 된 그 누나라도
집까비 바래다 줄 심정으로 말했지만
뜻밖에도 그 누나는 버스가 개통될 시간까지 같이 있어주게 다고 했습니다.
그 시간까지 아직 한시간이나 남았기에 마냥 기다리는 것 대신
나와 누나는 그냥 이곳저곳 걸었습니다.
조금 묘했습니다. 원래 만나러 온 누나가 아니라 그 누나의 친구와
이렇게 걷고 있다니...
원래 과묵한 나였어도 그 누나가 워낙 활발해서인지...
우리 둘 사이엔 끊임없이 대화가 오갔고, 조금 외딴 곳까지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시멘트로 포장된 작은 길에 위쪽엔 기차레일을 올려놓은 기다란 다리가 보였죠.
주위의 끊임없이 순서대로 나열된 수많은 비닐하우스를 보았고
이 주위에 인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음란한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냥 웃어넘겼죠.
그러던 중 괴상하게 생긴 앙상한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죽은 나무가 그냥 땅에 박혀있는 것처럼 뾰족뾰족한 날카로워 보이는 가지들에
까마귀가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기분나빠보이는 나무였습니다.
"꼭 귀신 붙은 나무같다."
나는 탐험정신에 가까이 가보자고 했고 누나도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어제 비가와서 그런지 바닥이 축축하고 질었죠.
더군다나 전 구두를 신고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진흙바닥을 피했습니다.
나무는 조금더 높은 곳에 위치했고, 원래 있었던 곳보다 조금더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가까히 갈수 있었죠. 그 누나도 이 곳 토박이지만, 이곳은 처음이였답니다.
내 덕택에 오늘 이상한 곳도 와본다고...
아무튼 오르막길을 다 올라갔을 때. 기다란 죽은 풀들 사이로 넓은 공터같은 곳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머 여기에... 이런게 있었나"
연못이었습니다. 거대한 연못이 죽은 나무 옆에 자리잡고 있었죠.
더러워 보이는 연못은 꽤 깊은지 바닥은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곳에 물고기가 있을까?"
"아마 있겠지. 여기 누가 앉아서 낚시한 흔적이 있잖아"
누나가 가르킨 것을 바라보자 진짜 누가 앉아서 풀이 눌린 흔적이 있었습니다.
주위가 워낙 고요했고, 짙은 안개가 전방 100미터 앞도 보지 못하게 막아놨습니다.
"왠지 으스스하지 않아?"
누나가 나에게 겁을 주려는지, 표정을 찡그리며 물었습니다.
"별로"
혼자 살면서, 키워왔던 담력만 해도 3년 째인 내가 이까짓게 무서울쏘냐!
"참 특이한 애다. 얼굴은 어려보이는데, 전혀 딴판인 사람같기도 하고."
내가 원래... 좀 그래...
특이했기에 싫증나면 버리고 간 여자들이 많았지.
입꼬리 한쪽이 올라갔습니다.
마침 까마귀 한마리가 기분 나쁜 소리로 울어댔습니다.
"어울릴 곳에 어울리는 새구만"
안개가 시야를 막아주는 아침... 저는 까마귀 소리의 진원지를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정말 인적이 드문 곳이었습니다.
이 시간때에 사람은 커녕 개미새끼 한마리... 아 저기 개미집 있군.
아무튼 사람이 정말 얼씬도 안할 것 같은 장소에 전 아까 전부터
계속해서 떠오르는 음란한 생각...
저는 살며시 그 누나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베스트가면 다음 편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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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의 지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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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오지 않아 쥐구멍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겠습니다. 19년을 기다렸지만,
새벽은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19년 동안, 깨달았습니다.
쥐구멍안에선 새벽을 볼 수 없노라고... 간신히 쥐구멍에서 머리를 내밀었지만...
밖은 저에게 새벽의 찬란함을 주지 않습니다.
절망했던 난 다시 생각했습니다. 새벽이 오기 기다리는 것 보단...
해가 뜨는 동쪽으로 달려가자고...
적어도 그러면 기다리기만 했던, 나란 바보보단 더 빨리 새벽을 볼 수 있노라고...
저의 사진입니다. 어머니가 태몽으로 버섯을 꾸셨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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