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부산을 여행 중인 여징어입니다.
하도 걸어다녀서 발바닥이 닳아 없어질 것 같으니 음슴체를 쓰겠습니다.
부산 유명 빵집 중 한 곳에 방문했을 때의 일임.
여기는 크림 슈가 유명하다고해서 사러감.
매장에는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중년 파티셰가
슈 속에 크림을 끊임없이 넣고 있었는데
뭔가 장인 포스가 났음.
빵을 사서 야외 테라스에 앉음.
주변 화단쪽으로
꼬리가 몽뚱한 치즈냥 한마리가 살금살금 다가왔음.
말을 걸었더니 화단 풀섶에 숨어서 나를 빤히 보길래 빵을 좀 나눠쥼.
얼마뒤 매장 문앞에서 슈 장인이 나를 째려보기 시작했음.
손님들 있는 매장에 길고양이가 꼬이는 걸 싫어하는 눈치였음ㅠㅠ
영업장에서 민폐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
빵주기를 멈추고 냥이에게 얼른먹고가라고 싸인을 보냈음.
허나 빵에 정신팔린 냥이는 갈생각이 없었고
설상가상 슈장인은 내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기 시작했음
"거 고양이 있으요?"
"네??... 네ㅠㅠㅠ"
말을 걸면서 슈장인은 계속 냥이쪽으로 오고있었음
냥이는 여전히 요지부동이고
소심한 나는 슈장인이 고양이를 쫓아낼까 멘붕이 오기 시작했음ㅠㅠ
화단앞까지 쫓아온 슈장인은 나에게 다시 물었음
"어딨으요?"
"네??ㅜㅜ 여기...아니 근데금방갈거같은ㄷ.."
휙~~
툭..
순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슈장인은 뭔가를 화단으로 던지고
다시 매장으로 들어갔음
뭔가 봤더니
슈장인이 만들고있던 소중한 슈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첨에 돌인줄알고 놀랐음ㅠㅠ
고양이 머리 2배만한 슈를
고양이 먹으라고 화단쪽으로 던졌음..ㅋㅋㅋㅋㅋ
심지어 많이무라 소리도 안하고
고양이 얼굴도 제대로 안보고
바로 다시 들어가서 슈만드셨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냥이도 첨에 놀라서 살짝 도망갔다가
이내 다시와서 슈를 찹찹 하고 먹음 ㅋㅋㅋㅋㅋ
심지어 너무 커서 다 못먹고 자리뜸ㅋㅋㅋㅋㅋ
웃긴건
슈장인이 슈 던질 때 슈가 잘 안보여서
테라스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다들 슈장인이 고양이 쫓아낸줄 아는 표정이었음ㅋㅋㅋㅋㅋㅋ
모두가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얼굴로 나를 쳐다봤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건 나와 슈장인과 치즈냥이만 아는 훈훈한 이야기가 됐음
돌이켜보면 처음에 고양이 있냐고 물어본것도 뭔가 반가운듯한 말투였던듯함ㅋㅋㅋㅋ
귀여우심ㅋㅋㅋㅋㅋ
....... 이게 끝인데
끝을 어떻게 맺을지 모르겠음
이 브랜드 매장 중에서도 되게 바쁜 지점 중 하나인 곳이라고 알고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도 챙겨주고 정많고 훈훈한모습이 의외였음
부산사람들이 다 이렇게 정이많은가봐여... 좋닿ㅎㅎ 뭐 그런말을 하고싶었습니닷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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