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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27269
    작성자 : 소세지섭
    추천 : 10
    조회수 : 1123
    IP : 118.130.***.34
    댓글 : 38개
    등록시간 : 2014/11/01 22:12:30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7269 모바일
    그녀는 순수하였으나 손가락만은 타락하였다.
    대학교때의 일이다.
     
    지금이야 웬만한 곳의 실내 흡연은 금지되어 있지만 내가 군대가기전 대학교 시절은 그렇지 않았다. 강의실안은 금연이었지만 복도에서는 흡연이
     
    가능했다. 지금이라면 미친놈 소리를 들어도 열두번도 더 들었을 행동이지만 그때는 그게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우리들은 쉬는 시간
     
    이면 몰려나가 담배를 피우며 복도를 몽환스러운 분위기로 만들고는 했다.
     
    다만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숨어서 몰래몰래 피우거나 자신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숨기거나 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나 고등학교때 면도날좀 씹고 치마에 옷핀좀 꼽았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행위였고 교수님들은 남학생들에게는 별 말 없었지만 여학생
     
    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 혀를 차며 실력과는 상관없이 담배피우는 여학생의 학점을 마구 깎아 자신의 속옷 사이즈에서나 보기를 원하던
     
    알파벳을 성적표에서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꽤나 늙은 것 같지만 불과 10여년 전 일이다.
     
    그 날도 나는 복도에서 창문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난 우수에 찬 모습을 연기해 보았지만 창문에 비친 나는 담배쩐내나는 홀애비
     
    유망주였다.
     
    이렇게 나를 나아준 부모님을 잠시 원망하며 담배를 피우던 중 누군가 총총총총 내 옆으로 뛰어왔다. 우리 과 후배였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후배는 그 당시에 한창 인기가 많았던 정다빈을 닮은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로 우리과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여학생들의
     
    질투의 대상이었다. 귀여운 외모에 걸맞게 그는 목소리와 행동도 귀여웠고 자신의 이름을 자기 스스로 부르는 천인공노할 짓을 서슴치 않았건만 그
     
    모습마저 외모와 어울려 누구도 지적할수 없었던 우리과 아이돌이었다.
     
    "선배! 선배! 뭐해요? 뭐해요?"
     
    후배는 마치 만화캐릭터처럼 뛰어와서 내옆에서 물었다. 좀처럼 내옆에 다가오는 여자가 없었건만. 귀여운 외모만큼이나 봉사정신이 넘치는 후배였다.
     
    나는 시크하게 담배 펴. 라고 말했고 후배는 내가 담배피우는 모습을 존경의 마음을 담아 초롱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시점에서 그랬고 남이 보기엔 '그래 원숭이가 담배를 피우니까 신기해서 쳐다보는 구나' 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그렇게 담배를 피우던 중 후배는 '아영이도 피워볼래요!!' 라고 말했다. 나는 담배는 몸에 몹시 해로운 것이며 이 담배를 피우면 나중에 나같이 생긴
     
    생물을 낳는 대 참사를 일으킬수 있다고 끔직한 경고를 했으나 소용없었다. 후배는 마치 친구가 먹던 왕사탕을 발견한 유치원생 마냥 '한입만 한입만'
     
    하며 졸랐고 귀여운 외모에 무너진 나는 결국 내가 피우던 담배 한입을 그녀에게 허하고 말았다.
     
    후배는 호기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깊게 한모금 담배를 들이피웠고 이내 콜록거리며 눈에 눈물까지 고였다. 그모습마저도 귀여웠다. 나는 후배의 고운
     
    외모가 행여 상할까 걱정되어 빨리 담배를 끄라며 그녀를 재촉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총알을 날렸다.
     
     
     
    총알을 날렸다
     
     
     
    총알을 날렸다
     
     
     
    총알을 날렸다
     
     
     
    그녀는 오른손 중지와 약지, 엄지로 담배를 잡고 검지로 자연스럽게 타들어가던 담뱃불 부분만을 가격하여 훌륭한 총알을 날렸다. 총알은 내가
     
    담배를 피우던 4층 복도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창문을 넘어 1층으로 서서히 떨어져 내렸고 사그러드는 불씨와 함께 그녀에 대한 내 마음도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이는 필시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기생 천관을 찾지 않겠다는 김유신의 마음을 배신한 김유신의 애마처럼 그녀의 손가락은
     
    귀엽고 깜찍하고자 했던 주인을 배신하고 그녀가 피던담배가 멘솔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와 나사이에 간의 정적이 흐르고 깜찍한 그년은 아니 그녀는 우리과의 아이돌에서 두얼굴의 돌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후로 그녀는 내게 몇번의 밥을 사야했고, 스스로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입을모아 아이돌이라 칭할때 나는 속으로 아이돌이
     
    아니라 돌아이라는 말을 호부호형 못하는 홍길동의 마음으로 속으로 삼켜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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