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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과 cc인데요. 저희 둘끼리의 고민은 아니예요......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를 저희 과는 아니지만 제 동기인 a와 저희 과 선배 b가 좋아하고 있어요. 마음정리했다고 말은 했지만 저랑 아주 친한, 제 동기지만 나이 2살 더 많은 형도 걔를 좋아하고 있고요. 물론 저도 좋아하구요. 이게 좀 복잡하고 소설 같아요.... 사실 저도 사귄 지 하루 된 아이 뺏어온 거거든요.... 사귀게 된 경위가 좀 희한해요..... 서로 좋아해서 사귄 건 맞는데.......
정리하자면 저희 둘이 잘 어울렸어요. 저희 둘끼리 장난도 잘 맞고 노는 것도 잘 놀고, 여자애가 먼저 영화도 보러 가자고 하고, 저도 가자면 맨날 가고, 하루에 진짜 거의 쉴 새 없이 카톡을 하고 서로서로 놀다가, 내가 애를 좋아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백을 준비했어요.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기 뭐해서, 마침 생일이기도 해서 저한테 갖고 싶다 말했던 인형 사서 준비하고 편지 쓰고 다 준비했는데, 인형이 하루 늦게 왔어요. 추석이라고 배달 상품이 밀려서 예정일보다 하루 늦게 왔대요.
근데 그 하루 사이에 그 아이한테 카톡이 왔어요. 남자친구 생겼다고, a가 고백했대요. 열심히 학교 앞 술집에서 알바하고 있다가 진심 하늘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답장하려는데 손가락이 떨려서 바쁘다고 거짓말 치고 계속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야 될지, 내일이면 고백할 거였는데, 내가 고백했으면 받아줬을까 하는 생각, 이런 저런 생각에 일하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알바 끝나고, 새벽 2시인데 카톡이 왔어요. 자기 힘들다고, 평소 친한 선배한테 남자친구 생겼다고 말했는데 그 선배가 자기도 좋아했다고 앞으로 못 볼 것 같다고 했대요. 이 사람이 b고 제 고민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에요.
너무 힘들어하길래, 진짜 가슴 찢어지는 거 찾으면서 선배 신경쓰지 말고 a랑 잘 사귀라고 했어요. 그런데 궁금해서, 도대체 12시에 어떻게 고백을 했는지, 나는 인형을 준비했는데 a는 뭘 선물했는지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선물도 안 사줬고 카톡으로 고백했대요. 혹시 자기가 남자로 보이냐면서.
열 받아서 혼자 새우깡이랑 소주 두 병 사와서는 학교 운동장 계단 구석에서, 혼자 술 마셨어요. 울면서. 너무 화가 나서 저도 그냥 말해버렸어요. 좋아한다고. 새벽 세 시까지 이야기했는데 걔도 절 좋아했대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a보다 제가 더 좋대요. 자기는 제가 자기를 친한 친구로밖에 생각 안 한다고 생각했대요. c이야기를 아예 안 했는데, 사실 저랑 c형 때문에 제 여자친구도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c형도 제 여자친구 좋아했는데 마음정리했다고 말했대요. 저한테 그렇게 말했어요. 둘이 너무 잘 어울리니까 그냥 자기가 정리한다고. 근데 아직도 좋아한대요. 정말 착한 형이에요. 여자친구도 이런 저런 고민 많았을 거예요. 그러다 갑자기 마음이 흔들렸을 거예요. 이런 이야기 하기 싫어서 일부러 피하고 있지만...
여하튼 위 이야기의 결론으로는, 결국 여자친구가 a한테 미안하다 말하고 저한테 저를 더 좋아준다고 말해줬어요. 그래서 사귀게 됐어요. 근데 문제는 b형이에요.
b형은 아직 제 여자친구가 a한테 미안하다 말하고 저하게 사귀게 된 거 몰라요. 여자친구는 다시 그 형이랑 친하게 지내지고 싶은데, 어색해지기 싫은데 하면서 미안해하고 있고.... 사실 저도 그 형이랑 안 친한 건 아니라서 그 일이 있고 나서 몇 번 만났어요. 그래도 괜찮아 보이길래 내심 안심하고 있었죠. 오늘만 해도 그 형이 제 여자친구 부르길래 마음 정리하려고 한가보다 했어요. 전... 아빠 생신이라 집에 내려온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만난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다른 선배도 같이 온다길래 완전히 마음 정리했나보다 하고 안심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 형이 남자친구랑 잘 지내냐고 물어봤대요. 여자친구는 잘 지낸다고 했고, 거기까지는 괜찮았대요. 그런데 이야기 들어보니까 오기로 한 선배는 안 오고 둘이서만 만났대요. dvd방 가서 인셉션 보고 헤어졌대요. b형이 가자는데 거절하기 뭐했대요. 자기가 확실히 하면 되는데 그렇게 못하겠다고 미안하대요.
여하튼, 점심 먹고 돌아다니다가 인셉션 보고 이제 헤어지려고 했대요. 그 아이가 학숙에 살아서 학숙으로 돌아가려고 버스에 타려고 기다렸대요. b형이 같이 기다려주다가, 버스 오는 거 보고 타려하는데 말했대요. 이거 타면 끝이라고..... 솔직히 말하면 제 여자친구는 b형을 남자친구로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근데 미안해서 못 탔대요. 너무 힘들어할까봐. 이렇게 착한 앤데도 a한테 미안하다 말하고 저한테 와준 용기를 생각하면 정말 고마워요. 서로 좋아하는 거 의심 안 해요. 여하튼,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또 버스 기다리고 있다가 b형이 타는 버스 와서 먼저 타고 갔대요. 여자친구가 b형 가자마자 전화해서 말해줬어요.
b형이 문제예요. 제가 생각해도 착한 형이에요. 큰 공모전에서 상도 받아서 능력도 있고, 열심히 하시고, 착하고, 스타일도 좋고, 얼굴도 못생긴 편 아니에요. 굳이 말하자면 호감형인데.......
전 마냥 행복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요. 제가 그냥 b형한테, 저랑 사귀니까 힘들게하지 말아주라 말한다고 했는데 싫대요.
도무지 어떻게 해야되는지 모르겠어요.
알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진짜 마냥 행복하고 싶은데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힘들어요.....
따지고 보면 저도 뺏어온 처지라....... 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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