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KT팬이다.
KT의 경기에 가장 관심이 많으며 다른 팀들간의 경기는 적당히 할일 없을때나 보는 정도인데...
그러나 그래도 오늘 8강전은 전통의 프로스트 경기이니만큼 많은 기대를 가지고 봤다.
후....
3경기까지 본 후 헬리오스 때문에
끊었던 담배를 2개 연속으로 피웠다.
너무 혈압이 올라서ㅡㅡ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인벤과 오유 롤게시판을 돌아보던중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기로 유명한 롤판에서도 역대급 욕을 들어먹고 있는 헬리오스를 보며
다시 한 번 찬찬히 헬리오스가 했던 크고 작은 실수들을 되짚어 보았다.
일단 전체적으로 헬리오스의 가장 큰 잘못은 '한게없다'는 점이다.
갱킹이나 운영, 두 측면 모두 계속 뒷북만 치면서 다녔고
과감히 들어가야할 때는 들어가지않고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야할때는 우물쭈물거리다가 죽고
싸움나면 하는거없이 구경하다가 제일 먼저 도망가기도 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였다.
또한 팀원과 소통이 전혀 안되는 모습이었다.
경기중 몇번씩이고 소규모 한타가 일어날 때마다 프로스트는 몇명은 도망가고 몇명은 싸우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헬리오스는 싸울때도 있었고 도망갈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게 헬리오스가 선택한 방향이 틀리면서
팬들의 울분을 많이 사게된것으로 보인다.
솔랭도 아닌데 왜이렇게 팀원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는지는 아직도 정말 이해가 안간다.
1경기
찬찬히 보면 헬리오스가 유독 잘못한 점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전체적인 프로스트의 운영, 개인기량이 오존에 많이 밀린다는 점이 드러난 첫 경기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꼽는 헬리오스의 실수는
첫 용을 먹은 후 적당한 시기에 봇 커버를 가지 않았던 점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용을 챙긴 후 문도가 피를 채운 후 봇으로 텔포를 탔지만
이미 탑은 반피이상 까여있었고 케틀이 있는 상대 봇듀오를 문도가 막는 것은 안그래도 힘들었는데
상대 정글까지 합세하면서 봇은 빠르게 밀리고 만다.
이후 오존은 봇을 민 임프와 마타가 미드로 합류하며 엄청나게 압박적인 운영을 통해 경기를 가져간다.
헬리오스는 오늘의 거의 유일한 유효타라 할수 있는 탑갱킹을 12분경에 성공시키지만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만일 헬리오스가 다른곳에 돌아다니지 않고 봇에서 문도와 함께 좀더 버텨줬더라면 어땠을까...
2경기
바짝 기합이 들어간 프로스트가(특히 스페이스,매라) 계속해서 싸움을 걸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헬리오스는 3분 30초경 핫플레이스였던 봇을 외면하고
이미 샤이가 상대 타워까지 라인을 밀어둔 탑에서 허송세월을 한다.
그동안 댄디는 봇에서 유효타를 만들어내고 헬리오스는 라인이 밀려 갱킹이 불가능했던 탑을 버린채
하릴없이 작골과 유령이나 좀 빼먹고 돌아서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바보짓이었지만 나름 라인이 밀린 탑에 엘리스의 갱킹이 들어올거라 생각하고
역갱을 치려고 했던게 아닐까 싶다.(역갱치기에는 포지셔닝도 좀 이상했지만)
그리고 갱맘이 솔킬을 따이며 경기는 조금씩 불리해지기 시작하고..
14분 경에는 탑에서 엘리스가 날린 고치를 점멸로 피하며 클템의 탄식을 듣는다.
고치를 맞는다해도 절대 죽을 각은 아니었지만 헬리오스가 얼마나 주눅이 들어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17분 경에는 봇에서 적절히 땅굴을 파며 소규모 한타를 승리하는데
갱맘이 타워다이브를 하다가 죽고 스페이스까지 짤리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아직 궁이 있었던 누누가 갱맘이 다이브하는 순간 같이 달려들어가서 궁을 적절히 썼더라면
유효타가 나오면서 클템의 말마따나 굉장히 큰 스노우볼이 굴러갔을 것 같은데
갱맘이 다이브하던 그순간 누누는 기지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갱맘은 죽고 헬리오스는 루시안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뒷북궁만 날리고 홀로 돌아간다.
갱맘이 다이브하는 순간 뒤돌아서 기지쪽으로 뛰어가는 헬리오스의 모습을 보며
쟤네는 솔랭도 아닌데 서로 대화도 안하나 하는 답답함에 가슴이 꽉 막혀왔다.
근데 잘 보면 갱맘이 다이브하고 있을 때 누누는 마나도 없었다. 그래서 들어갔어도 궁 지원도 못했을 것이다.
24분 경에는 제드가 우왕좌왕하다가 카직스에게 두드려맞고 빈사상태가 된 것을 오존이 추격하며
한타가 벌어지는데 풀발기한 임프가 뛰어들어서 제드를 죽이고 죽는다.
맞서 싸운 프로스트는 샤이가 더블킬을 하며 오존의 나머지 둘까지 딸피상태로 놓치는데
만일 헬리오스가 한타가 벌어지기 20초쯤 전 쓸데없는 궁낭비를 안했더라면
아마 쿼드라까지 뜨면서 분명 마무리가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번 가슴치게 했던 장면
3경기
6분경 갱맘이 우왕좌왕하는 척하다가 니달리를 따내고 엘리스까지 빈사상태로 만들었던 순간
헬리오스의 이블린은 다시 한 번 갱맘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며
우물쭈물거리다 갱맘은 죽고 상대 엘리스는 살려보낸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에 뒤늦게 쫓아봤던 헬리오스는 결국 포위당해서 타워에 돌진하며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9분경
이번 경기 내내 헬리오스가 보여줬던 모습을 압축적으로 나타낸 장면이라 생각한다.
상대가 미드 타워를 때리는데 달려들어 지키지도 못하고 뒤에서 구경만 하다가 타워가 깨지자 도망간다.
물론 그상태에서 미드를 지키려고했으면 그는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뒤에서 기웃거리기만 했던건데 못지킬거알면 빨리 다른곳으로 가서 이득을 만들어낼 생각을 해야하는데
지키지도 포기하지도 못하고 기웃거리기만 하다가 타워가 밀리자 그제서야 포기하고 돌아선다.
이렇게 우물쭈물거리는 모습은 계속 나온다.
24분 경에도 매라가 니달리를 끌었을 때 사실 이블린은 궁셔틀로도 못써먹을정도로 빈약했는데
궁한번쓴 후 싸우지도 도망가지도 않으면서 우물쭈물거리다가 앞비젼한 이즈에게 두드려맞고 죽는다.
17분 경에도 미드 부쉬에서 매라와 매복해있다가 역으로 급습해오는 오존에게 케틀이 죽었을때
너무 다급해서 미니맵도 못보고 바론쪽으로 도망가다가 위에서 내려오는 문도를 만나 죽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답답했다.
속터지는 경기력이었다.
팀게임이니만큼 모두의 잘못이고 모두의 책임이다.
그러나 헬리오스가 가장 사람 답답하게 만들었던 건 브론즈부터 챌린저까지 모두 동의할거라 생각한다.
결론 : 헬리오스가 큰 실수를 연달아 하거나 혼자 경기를 망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일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했기에 집중포화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