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의 과거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갑시다!
우리 대한민국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35년 동안 겪었다. 그로 인한 남북 분단은 1945년 8월15일로부터 68년이 지난 2013년 8월15일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고 있다.
일본에 의하여 우리의 군대는 해산 당했고 조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일본이 일으킨 제국주의 전쟁에서 우리는 징용으로, 징병으로, 성 노예로 끌려가 대신 죽어야 했다. 해방 이후에도 우리의 분단은 일본안보상업주의의 먹잇감이 되었고, 6.25 전쟁은 일본의 놀랄만한 경제성장의 기초가 되었다. 지속되는 식민지형 대외 의존 한국 경제의 재벌위에 존재하는 다국적자본인 일본의 존재에 대해 이론이 없다.
한국의 민주당은 지금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 천막 안 38도까지 오르는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도 국가정보원의 민주주의 파괴공작을 규탄하고 있다. 국정원의 전신은 중앙정보부다. 독립군을 토벌하던 일본의 괴뢰 만주국 장교는 군사쿠테타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었고 중앙정보부를 만들었다. 일본의 조선 독립운동가를 탄압하던 정치경찰들, 일제 정보과 고등계 형사들이 전수해서 민주시민 때려잡고 무고한 간첩을 만들던 조직이 바로 그가 만든 중앙정보부 아닌가? 일본의 식민지배의 흔적이 2013년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진정 일본과 선린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일본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일본 스스로 과거를 바르게 인식하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결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신이 있다는 것은 일본에게나 한국에게 불행한 일이다.
역사적으로 한일관계는 최근 100여년처럼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1,500년 이상의 관계는 길고 깊어서 이처럼 폭력적이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이 왕래하면서 도와주었고 우랄알타이계의 언어와 불교, 유교의 문화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100년의 역사 때문에 긴긴 1,500년의 협력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우리는 한일이 서로 협력했던 시기에 꽃을 피웠던 최고 문화시대의 증거를 가지고 있다. 세계를 향하고 있는 문은 넓어서 한·일은 경쟁의 벽도 있지만, 협력의 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존중하고 있다.
그 동안 일본은 세계최대의 원조국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불행한 역사상 최초의 원폭 피해국이라는 오명을 딛고 비핵평화주의의 원칙을 지켜왔다고 평가되고 있고 평화헌법을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아베는 왜 신 군국주의로 가려하는가? 아베 신조가 일본의 총리가 된 이후 주변국들의 불신은 더 커져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우익들의 거친 모습에 편승해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며 울릉도 입국 소동을 벌였던 신도 요시타카를 총무상에 임명, 그와 함께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을 부인하고 있는 이나다 도모미를 행정개혁상으로 임명해 버렸다.
일본이 조선 식민지화 최초로 영유권을 이전한 독도에 대해 일본이 계속해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전쟁을 일으켜 평화를 깨고 주변국 국민들의 인권을 유린한 행위를 부인하는 것이다. 일본이 온갖 비용과 돈을 들여 시도한 식민지 건설의 목적이 식민지 근대화였다는 주장을 일삼는 사람들을 순서대로 장관으로 임명한 아베의 궁극적인 목적은 군국주의 부활인가?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7일 일본 국회에서 일본군 성 노예와 관련하여 “납치와 같은 강제를 보여주는 증거가 없다”고 하여 피해 할머니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이어 4월 23일에는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며 과거 일본의 침략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지난 7월 29일에 “독일 나치정권이 바이마르 헌법을 아무도 모르게 바꿨듯이, 일본도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일본 내에서도 야당 등의 반발이 거세지자 아소 다로 부총리가 발언을 정정하기는 했지만 아베 총리는 그 어떠한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지 않고 방관하고만 있다.
이와 같은 아베 정권의 행동들은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명분하에 평화헌법을 유린하여 군대를 보유하고, 일본을 보통국가화 시켜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동시에 동북아뿐만 아닌 전 세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
점입가경으로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사실을 지금까지 직접적 피해자인 주변국에 은폐해 왔다.
일본 도쿄전력은 2011년 3월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관련해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달 22일 처음 시인했다. 이미 5월 말 원전 건물의 바다 쪽 땅속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도쿄전력은 이를 줄곧 부인해오다 마지못해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아베 총리가 7일 뒤늦게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방지하는 것에 국비를 사용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는 일의 앞뒤가 뒤바뀐 조치일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을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오랫동안 하루 300t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든 것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이미 바다로 흘러들어간 오염수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자력 사고가 지금도 진행 중임을 인정하고, 오염수 누출의 실상 및 바다 오염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국내외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그래야 정확한 대책도 수립할 수 있고, 무지로 인한 불측의 피해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일본의회 연설에서
‘글로벌 시대에서 한·일이 함께 나아가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과거를 직시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미래지향적 관계는 인식된 사실에서 교훈을 찾고 보다 나은 내일을 함께 모색한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침략의 역사를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과오로 점철된 역사일지라도 직시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아베 정권은 1998년 고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당시 오부치 총리는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바 있다. 이런 정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면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다.
글로벌 시대, 동북아시아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를 소망하는 한국과 동북아의 주변국들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정치세력이 하루라도 빨리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정책노선을 포기하고 상호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의 정책을 펼치기를 기원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전 세계가 평화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일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상호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은 주변국들과 미래를 향한 협조적 관계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아베 총리는 눈물로써 폴란드 국민들에게 과거사를 사죄한 빌리 브란트 독일 수상과 계속되는 독일 총리들의 눈물어린 사과와 반성을 모르고 있는가? 단 한 번도 과거사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눈물의 사과를 하지 않은 일본의 태도에 대해 주변국들은 실망하고 있다.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우리는 아베 총리가 지금이라도 과거사와 현재의 방사능 유출 사고에 대해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다시는 주변국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기를 촉구한다.
이를 통해 주변국들과 함께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양심과 진실에 근거한 올바른 정책을 펴는 일본으로 거듭나 글로벌 시대의 진정한 파트너의 자격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3년 8월 15일
대한민국 국회의원 이종걸, 이상민, 문병호, 민주당 최고위원 이용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