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내 컴퓨터가 운전자 뇌파 감지해 차량 제어…미국·일본 등 선진국서 개발중
자동차 핸들없이 운전자의 생각만으로 주행하는 '뇌파차' 현실화가 멀지 않아 보인다. 한국타이어가 일반에 공개한 뇌파차. 한국타이어 제공운전자가 핸들 대신 뇌파분석기를 통해 자동차 운전을 시연하는 모습. 한국타이어 제공 빠른 시일에 자동차 핸들이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 한국타이어의 '더 넥스트 드라이빙 랩' 두번째 프로젝트 '마인드 리딩 타이어(운전자 읽는 타이어,
Mind Reading Tire)'
TV광고를 통해 많은 이들이 생각만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뇌파만으로 자동차를 움직인다는 이 공상만화 같은 이야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뇌파로 움직이는 자동차, 이른바 '뇌파차'는 차량 내부의 컴퓨터가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이를 토대로 운전자의 생각대로 자동차를 조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2~3년 전부터 독일,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에 의해 선행돼 개발 중이다. 각 나라와 연구기관에 따라 불리는 이름은 각기 다르지만 구동 시스템은 거의 동일하다.
뇌파만으로 자동차를 움직인다는 공상만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마인드 리딩 타이어 온라인 가상체험 이미지. 한국타이어 제공두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기기를 제어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
Brain Computer Interface)'가 뇌파차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1973년 미국에서 처음 언급된
BCI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험적용 단계에 머물렀지만 최근 머리에 쓸 수 있는 헤드셋 형태의 뇌파측정 장치가 시장에 나오면서 상용화에 속도가 붙었다. 뇌파는
MCU(마이크로 제어 장치, 뇌파 감지기에서 전달된 신호를 물리적 신호로 변환해 모터 등에 전달하는 장치)로 전달돼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
2011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연구팀이 개발한 '브레인 드라이버'라는 소프트웨어는 뇌파를 이용한 원격조정 장치인 '뉴로 헤드셋'을 쓴 운전자에게서 생체 전류를 전달받아 이를 좌회전, 우회전, 직진 등 미리 입력된 운전에 필요한 각종 명령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같은 해 호주에서는 운전자의 뇌파에서 집중력의 강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차의 엑셀과 브레이크를 통제하는 '집중력 자동차(
attention-
powered car)'를 공개한 바 있다. 이모티브의 '
EPOC'라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차를 운전하는 것으로 헤드셋에는 뇌의 각 부위의 활동을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돼 있다. 헤드셋은 뇌의 각 부위의 뇌파 외에 눈 운동, 눈 깜박임의 간격, 머리 움직임 등을 모니터해 운전자의 주의력 저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주의력이 저하됐다고 판단될 경우 엑셀을 밟아도 가속할 수 없게 설계돼 있다.
일본 닛산이 개발 중인 자동차 역시 운전자의 뇌파와 눈 움직임을 읽고, 미리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한다. 운전자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속도와 위치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이 기술을 대중에 소개했다. 한국타이어의 뇌파차는 이모티브에서 만든 뇌파 측정 기기와 닛산의 1인승 전기차를 접목시켰다. 엔진과 제어장치인 스티어링 휠, 가속 및 제동패달이 모두 타이어 안에 있는 '인휠모터(
In-
Wheel-
Motor)'가 앞선 해외 사례의 모델들과 차별화된 핵심 장치다. 타이어 제조사다운 시도로 여겨진다.
핸들은 뇌파 인식기로 대체했고, 엔진은 바퀴와 휠 사이에 달린 48V 규격 '인휠모터'로 대체됐다. 앞바퀴에는 좌·우회전과 제동을 담당하는 24V 모터가 있다. 브레이크는 존재한다. 아직 뇌파보단 발이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뇌파차는 아직은 실험 단계다. 현재 기술로는 속도의 강약을 미세하게 조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직진이나 후진을 하면 무조건 가속이 되고, 뇌파가 없어져야 감속 또는 정지를 한다. 속도 조절은 오롯이 브레이크만으로 가능한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용차에 도입되기에는 먼 단계지만, 장애인들을 위해 생각만으로 조종 가능한 휠체어를 개발하는 등 의료·연구 분야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휠체어에서 자전거나 퀵보드, 이륜차에서 승용차로 점진적으로 기술을 상용화하다보면
BCI를 활용한 오토모티브가 실생활을 모두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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