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ㅋㅋㅋㅋ
오유에는 글을 처음 써보는데 오랜만에 엄마랑 사진 꺼내보면서 이야기하다가 생각난 어린시절 경험을 써보아요.
남친 없으니까 음슴체로...ㅎ...
요즘 어릴때 받는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주는 썰들이 많음.
그거 보면서 부모님께, 특히 엄마께 무한한 감사함을 느낌.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사건을 써보기로 함.
아장아장 걷던 시절에 나는 호기심이 무진장 큰 아기였다고 함.
위에서 엄마와 함께 보던 사진도 우유병을 물고선 서랍을 뒤져서 장지갑을 손에 쥔 사진일 정도로
집안의 모든 것이 궁금하고, 직접 만져야만 성에 풀리는 그런 대단한 호기심이었다고 함.
아무튼 그런 내가 하루는 엄마 손을 잡고 동네 자그마한 슈퍼에 나들이를 갔다고 함.
엄마는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느라 미처 나를 챙기지 못하셨다고 그랬는데
집에 와보니 애가 손에 마이구미(하리보같은 포도젤리. 요즘도 나오는지는 모르겠음)를 들고 있는 거.
사준 적도 없는 마이구미를 들고선 당당하게 내꺼라고 주장하는 나를 보고 엄마가 아주 호되게 혼을 내셨다고 했음.
자꾸 내꺼라는 말밖에 안하는 내 엉덩이를 마구 때리면서 호되게 혼을 내셨는데
그 장면이 기억에 선명함. 누군가에게 엉덩이를 맞고, 나는 울고, 내 손에는 작은 봉지가 있었던 기억이 있음.
나는 죽어도 내꺼라고 하면서 손에 든 마이구미를 놓지 않았다고 함.
(이게 거짓말이 아니란 걸 느낀게 아주 낮은 시선에서 신기한 것들로 가득한
곳을 지나다니고 그중에서 뭔가를 움켜쥔 기억이 있음. 아마 그게 그 슈퍼와 마이구미가 아닐까 싶음.)
엄마는 이대로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어린 내 손을 붙잡고 다시 슈퍼에 갔다고 하셨음.
그리고 아주머니께 내가 한 짓(ㅋㅋㅋㅋㅋㅋㅋ)을 말씀드렸는데 아주머니가 '아유 언제 가져갔니~' 하면서
애기가 모르고 한 짓이니까 봐주겠다고 그냥 가져가라고 하셨다함. 우리 엄마는 절대 안된다며
마이구미를 돌려드리고 내게 사과까지 시키셨댔음.
대신 엉엉 우는 내게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그에 걸맞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으셨는지
정당하게 물건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심.
마이구미를 집어들고 뒤에 써져있는 가격을 보여주고 읽어준 다음에 아주머니께 돈을 드리는 모습을 보여주심.
설령 내가 아무것도 못 알아들을지라도 여러번 강조하셨다고 함. 그 후에 내 손에 마이구미를 들려주시면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꼭 안아주셨다고 함.
나는 그날 남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오면 안된다는 교육을 받은 것임.
어... 이게 현명한 훈육법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명절에 언니 오빠들 방에서 물건을 스틸하는 짓은 절대 안 했음.
문이 잠겨있으면 절대 안 들어갔고, 언니오빠들 허락으로 들어가서 놀게 되더라도 뭘 만질 때는 꼭꼭 물어봤음. 그게 마음이 편했음.
애가 가져가면 얼마나 가져간다고 하면서 애들 감싸주기만 하는 부모님은 그러시지 않았으면 좋겠음.
그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애들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서 자신이 잘못한 걸 모르고 자랄 수 있으니까요. ㅠㅠ
... 앨범으로 시작해서 추석스틸 이야기로 끝났네요 ㅠㅠㅠ ㅋㅋㅋㅋ
오유 여러분! 올해 추석은 즐거움으로만 가득 채워서 보내셨음 좋겠습니다!